당신들의 유럽
노현지 지음 / 있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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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유럽

 

이 책은 딸네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파리와 런던 그리고 스위스의 루체른을 여행한 여행기이다이 책은 부모님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 당신들의 유럽에서 당신은 부모님을 칭하는 존대 3인칭이다..

 

여행의 여정에서 부모님을 그리다.

 

딸네 부부에게 여행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대상은 부모님이다.

부모님을 모시고저자는 프랑스의 파리에서 영국의 런던으로그리고 스위스의 루체른과 알프스 마을을 다녔다그런 여행을 준비하면서 했던 이런 마음의 준비도 적어둘만 하다.

 

시차 적응 문제도 있고매일매일 그렇게 다니면 힘에 부치긴 하실 거야여유 있게 여행하려면 오전과 오후에 각각 일정 하나씩 잡는 게 최선인데.... 휴, 그래도 유럽까지 가서 하루에 일정을 두 개만 잡으면 너무 아깝잖아너무 볼게 없다고 실망하실 수도 있고.....(32)

 

딸네 부부의 딜레마가 피부로 와 닿는다.

 

사위 투어 오픈

 

그리고 실제 여행의 모든 경로에서 그런 딸을 아내로 둔 사위의 활약이 눈물겹다.

제일 압권은 걷기를 싫어하시는 장인을 위해 조금이라도 적게 걷게 하기 위해 애쓰다가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던 중  차를 기둥에 박아 긁혀버린 사건(126)이다.

 

또 딸이니까 힘들다고 역정을 내는 아버지의 눈치를 보느라고 애쓰는 사위의 모습이 책을 다 읽고도 눈앞에 어른거린다사위로서의 나의 경험이 떠올라서일까?

 

한국 음식을 찾아다니느라여기저기 검색을 하며 쫓아다니는 모습 또한 빠질 수 없다.

 

왜 우리나라 사람은 해외여행을 가서조차 고추장을 찾는 것일까생각하던 내가 이 책을 보면서저자 부모님을 보면서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 날 점심으로 아빠는 또 한국 음식을 찾았고피커딜리 서커스 인근의 어느 한식당애서 돌솥비빔밥을 드셨다저녁으로는 또 호텔에서 전날 사둔 컵라면을 드시겠다고 했다이제야 고백하지만 사실 파리에서의 첫 점심도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 있는 한식당이었다. (115)

 

딸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는가?

 

여행하는 내내또 이 책을 쓰는 동안 수없이 부모님을 바라보다가 깨달았다내가 언제 나의 엄마와 아빠를 이렇게 열심히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자주계속 바라보는 시선에는 애정이 깃든다. (8)

 

어릴 적에는 엄마 아빠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딸이 벌써 성장해서이제는 그 자리에 부모님을 두게 되어옛날 아빠가 딸을 바라보던 시선으로 이제 아빠를 바라보게 된 것잘 드러나는 글이다.

 

이 책의 가치와 의미는?

 

책을 펼치면 맨 앞에 이런 헌사가 보인다.

 

언제

우리가 당신들을

이토록 오래다정하게

바라보았던가요?

 

부모님을 향한 애절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한 편의 시다.

저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유럽 여행그 기억이 점점 흐려지는 것이 아쉬워 더 잊기 전에 글로 적기로 했고흔한 여행 이야기에 특별함을 더하고 싶어 그림도 그려넣어 아기자기하게 책을 꾸며 펴냈다.

 

맞다요즘 해외여행 흔하다물론 코로나 이전에는 더 그랬지만이제 코로나가 물러가는 시점에서 더더욱 그럴 것이다그렇게 흔한 해외여행에 부모님과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인데 저자는 그것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의미있게 갈무리했다

 

다시이 책은?

 

여기이 순간에 함께 있어서 나는 엄마와 아빠를 그윽하게 감싸는 이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이날의 햇살과 바람그리고 엄마 아빠의 주름 사이로 번지는 웃음까지도 두고두고오래오래. (71)

 

이 글을 읽으려니 울컥하는 심정이 된다.

딸과 아빠엄마세대를 이어가는 그 시간에 그냥 스처 지나가버릴뻔한 그 순간을 그대로 포착해서 보존해 놓은 구절이다.

 

나도 부모를 보며 그런 순간이 있었는데이제 언젠가는 나의 아이들도 나를 그런 시선으로 보게 될 것이 아닌가시간은 사람들을 그렇게 스처지나가며 그런 광경놓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 문장이 책잘 갈무리된 한편의 여행기이며 부모에게 바치는 헌사가 되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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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스라엘 -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최용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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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스라엘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그간 잘못 생각한 것들이 있다.

 

이스라엘에 대하여,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생각하던 잘못,

그저 성경에 등장하는 나라라고 해서좋은 것으로 생각하던 잘못.

해서 이스라엘이란 말이 들어가면 공연히 좋은 것으로 여겼던 잘못.

 

그런 잘못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고쳐가기로 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가 하면저자의 이력이 그걸 말하고 있기에 그렇다

 

저자 최용한은전직 이스라엘 대사였다.

<2018년부터 현지 대사로 일하면서 이전에 가졌던 이스라엘에 대한 인식과 현장에서 바라본 이스라엘의 모습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음을 알고 오늘의 이스라엘에 대한 정보를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글)

 

그러니 외교전문가가 현지에서 직접 보고 들을 것들이니우리들이 가진 편견과 오해를 풀어주기에 충분한 이력을 가진 것이다.

 

그럼 저자가 제시하는 7개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시오니즘과 분쟁

디아스포라와 이민

유대 국가와 유대 정체성

작은 나라 강한 군대의 비밀

창업 정신과 후츠파

조약 없는 영혼의 동맹 미국

젊은 나라 속의 오랜 율법

 

이 책은 이스라엘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하여 친근감을 느끼며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기독교인들물론 기독교인 전체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성경이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아무래도 이스라엘을 잘 안다그래서 친숙하게그리고 익숙하게 여겨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성경상의 이야기고과거의 모습일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현재의 이스라엘과는 천지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으로 이스라엘에 관한 정보는 이제 지워버리고새옷을 입혀야 한다.

성경에도 있지 않은가새술은 새부대에라고.

 

그래서 이런 정보는 신선하다.

 

성경에 보면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율법이 있다.

안식일은 이스라엘 언어도 샤밧이라 한다.

 

그 샤밧은 현재는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을까이 책 358쪽 이하에 이스라엘에서 현재 안식일(샤밧)을 어떻게 지키고 있는가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현재의 기독교인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이다.

 

샤밧을 잘 지키기 위해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꼭 필요한 일들을 이방인에게 시키는 경우가 있다그렇게 유대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도 있다샤밧 고이.(358)

 

이스라엘이 좋다고 해도 아무 것이나 따라하지 말자.

 

또 이스라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라 해서, 무조건 추종하는 것이 있는데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불고 있는 하브루타에 관한 뜨거운 관심이다.

그전에는 유대인 엄마의 교육법이라고 해서 집집마다 유대인 교육법 책이 하나씩은 있었을 정도이니지금 하브루타에 대한 관심이 하등 이상할 게 없다.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 중 유대인이 가장 많다는 통계자료는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으니이런 것들 지적한다는 게 어찌보면 쓸데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친구나 동료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이 탈무드를 배울 때 사용하던 전통적인 방법이다. (335)

 

그러면 그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

 

책이 문제가 아니라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 들어있는 유대인이 지향하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3천년이 넘는 유대인의 삶의 역사와 유대인이 지키는 가치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브루타 교육방식에 대한 훈련만 해서는 유대인들의 성공 비결을 결코 배우지 못할 것이다. (337)

 

결론적으로 유대인의 성공비결은 하브루타 교육 방식 때문이 아니라토라의 가르침을 배우고 또한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데 있다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오해와 편견을 버린 다음에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이스라엘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런 말을 한다.

 

이스라엘 유대인의 상당수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의 틀 자체를 깨트리는 데’ 익숙한 편이라 한다. (8)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으니이건 분명 개인적인 역량이라 할 수 있겠지만어차피 이스라엘에 대하여 뭔가 알자고 이 책을 읽은 것이니,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의 틀 자체를 깨트리는 데’ 진심으로 열심을 다하면 어떨까?

 

이스라엘이 다르게 보이고따라서 이스라엘에서 배우는 것도 분명 달라지리라. 그런 배움 이 책에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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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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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조선시대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왕그들의 행적을 리더십이라는 도구로 읽어본다.

그러니 이 역시 역사책이다.

역사책이긴 하나 보는 시각이 다른그래서 역사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이 책은 조선 시대 27명의 왕중 9명을 다루고 있다.

누구 누구일까?

태조태종세종세조성종선조광해군영조정조그렇게 9명이다.

 

그들이 왕이 되기 전부터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왕이 된 후의 정치 역정들 그런 과정에 리더십이란 도구를 들이대어 그들의 치세를 평가한다.

 

우선 저자가 각각의 왕을 어떻게 한 줄로 평가하는지 살펴보자,

 

태조 이성계 대업을 이뤘으나 불행했던 왕태조 이성계

태종 악역을 두려워하지 않은 강인한 책임감의 소유자태종

세종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천재 리더세종

세조 강인하고 무자비한 리더십세조

성종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놀다성종

선조 유능과 무능함의 경계선선조

광해군 뛰어났으나 때를 잘못 만나다광해군

영조 절반의 성공절반의 실패영조

정조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한 왕정조

 

이중 몇은 반면교사로 교훈을 주는 역할로 등장한다,

세조선조광해군이 바로 그런 역할을 맡는다.

 

그들에 대한 평가

 

태종을 평가함에 있어, (63)

왕이 되기 전에는 포악하고 잔인함으로부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왕이 된 후에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가 방향을 잡고 중앙 집권정치로 올바로 순항할 수 있도록 큰 틀을 잡은 공이 있다.

 

태종의 사람을 보는 눈 (83)

장자인 양녕대군이 아닌 셋째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준 태종의 안목이 역사의 큰 틀을 바꿔놓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셰익스피어 휴가를 먼저 시작한 세종 (96)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여왕 때에 고위관료들에게 3년에 한 번씩 한 달 휴가를 주어 독서를 하게 한 제도가 있었는데조선에서 세종이 이런 제도를 먼저 시행했다. 바로 사가독서제다.

 

이런 글밑줄 긋고 새겨둔다.

 

정도전이 조선을 설계했다면 그 위에 색을 입히고 건축한 사람은 태종 이방원이다. (59)

 

사대 문제에 관하여 :

세종 역시 중국에 대한 사대를 하긴 했지만그 목적이 달랐다.

사대를 했지만 사대에 갇히지 않고 자주적 활동으로 민족의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는 많은 업적을 남겼다한글도 그 중의 하나다.

 

이애 대하여 저자는 이런 말로 결론을 맺는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친미반미친중반중을 외치기보다 쓸 용(자를 써서 용미용중을 생각해야 할 때다. (101)

 

이런 비교도 돋보인다 : 태종 이방원과 세조

 

태종 공신들과 권력을 나누지 않고 왕권을 강화하여 국가를 안정적인 반석위에 새웠다.

세조 정권의 안정을 위해 공신들의 부정과 부패를 묵인하고 수많은 인재들을 소멸시켰다.

 

또한 왕들의 행적에 만약이라는 설정을 집어 넣어각각의 경우 대체 역사도 생각해본다.

 

예컨대이런 것들이다.

세종의 아들인 문종그는 왕위에 오른지 2년 4개월만에 39세의 나이로 죽는데아버지의 총명함을 그대로 물려받은 문종이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이런 질문은 그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문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문종은 세종의 후반부 성과 중에 문종과 함께한 치적들이 많다훈민정음 창제도 부자가 함께한 작품으로 보인다. (113)

 

가장 아쉬웠던 임금정조

 

저자가 9명의 임금 중 세종과 정조에 대한 평가는 극진하다.

그들의 리더십이 조선을 그래도 전성기로 이끌어갔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들 역시 한계는 있었다.

 

그래서 이런 발언이 나온다.

 

세종이 15세기 조선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다면정조는 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군주라 볼 수 있다아쉬운 것은 조선의 전성기가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쇠한 것이다. (349)

 

다시이 책은?

 

우리 역사상 조선은 518년 동안 유지된 나라다.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중국의 명나라는 300년도 못되어 무너졌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저자는 조선이 그렇게 오래 유지된 이유를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다. (5)

 

어떻게 그런 균형이 가능했을까?

저자는 임금과 신하의 관계에서 균형을 찾아보고 있는데바로 임금의 리더십이 그런 균형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 본다해서 훌륭하게 리더십을 행사한 임금은 국정을 균형있게 이끌어나간 반면에 리더십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임금은 국정을 파탄으로 몰고갔다는 것이다.

그러한 교훈은 비단 조선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리라. 역사는 그점,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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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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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소설이다연애소설(?)

일본 소설이다.

 

그러니 등장인물 이름부터 확실하게 해 놓자.

 

고다마 사쿠코 여자슈퍼 마루마루의 본사 영업전략과 소속

마루야마 남자같은 과의 후배 직원

다바타 같은 과 상사

마쓰오카 가즈 사쿠코의 동료.

다카하시 사토루 야마나카 점의 직원

지즈루 사쿠코의 친구

 

일본에서 이름 부르는 방법 ;

 

주인공인 <고다마 사쿠코>를 예로 들어보자,

 

이 이름에서 고다마는 성이고 사쿠코는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친한 사이가 아니면 보통 성씨로 부른다. (17역자 주)

 

다카하시가 맨처음 만난 고다마 사쿠코를 사쿠코라고 부른다. (15)

그래서 후배 직원인 마루야마가 처음 만나는 사이인데 이름(사쿠코)을 불렀다며 질투를 한다.

 

줄거리는?

 

이 소설은 제목이 의미심장하기에 당연히 연애소설인줄 알았는데뜻밖에도 전혀 그런 소설이 아니었다비연애소설반연애소설이라고 할까?

 

에이로맨틱에이섹슈얼 지향성인 두 남녀의 이야기다.

고다마 사쿠코와 다카하시 사토루가 바로 그 두 남녀다.

 

에이로맨틱 연애적 지향중 하나로 남에게 연애감정을 품지 않는 것

에에섹슈얼 성적 지향중 하나로 남에게 성적으로 끌리지 않은 것을 말한다. (6, 41)

 

이런 개념을 이 책에서 처음 듣는다물론 옆에 이런 성적 지향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본 적도 없었기에이 소설의 주인공인 두 남녀에 대한 이해도 역시 어려웠다.

그래서 줄거리가 진행이 되면서 맨처음에는 에이로맨틱이던 두 사람이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연애로 돌아설 줄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스포일러가 되는지 모르겠는데이 두 사람은 초지일관 계속해서 초반에 보여주었던 정체성을 끝까지 유지한다그러니 이건 보통 여느 일반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사람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이런 종류도 있다.

 

그런 사람이 있어뭐든지 연애와 연결시키는 사람. (21)

 

그 나이를 먹도록 결혼하지 않으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줄 알 거야. (42)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이해가 가지 않아요 (117)

 

연애에만 관련됐다 하면왜 이 쪽의 사적인 영역에 무단으로 흙발을 들여놓아도 괜찮다고 여기는 걸까요? (12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열렬한 위로의 말이 상대의 마음에 전혀 꽂히지 않은 걸 알고그는 김이 샌 것 같았다. (155)

 

이런 표현처음 만난다.

테이블에 놓인 물잔 속 얼음이 녹아서 달카닥하고 작은 소리가 났다. (119)

 

연인은 상대를 독점하는 거야? (156)

 

이런 것처음 알게 된다.

 

애당초 일본에 연애라는 말이 생긴 건 메이지 시대에요그 이전에는 그런 가치관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162)

 

 

다시이 책은? - 사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하는 물음을 만나게 된다이건 주인공인 고다마 사쿠코가 만나는 것이기도 하다.

 

연애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걸까? (23)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런 쪽으로 생각이 흘러가게 된다.

사랑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겠지.

 

그래서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답은 사랑은 아니다.

사랑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닌 것이다.

그럼 무엇일까?

 

그걸 진지하게 두 사람으로 하여금 성찰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게 이 소설이다.

그래서 저자는 단순하게 한 사람의 시각으로 그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게 아니라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생각해볼 수 있도록소설의 진행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고다마 사쿠코다카하시를 만나다

다카하시 사토루의태를 시도하다

사쿠코, 자신을 되돌아보다

다카하시미지와의 조우

사쿠코이별하다

사쿠코다음으로 나아가다

사쿠코와 다카하시, 그리고 한 여자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그런 생각의 일단그 방법도 이렇게 저자는 제시한다.

단번에 뭔가 이해하려고 해봤자 실패하기 십상입니다일단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면 어떨까요? (163쪽)

 

상대를 이해하는 방법에 대하여저자가 아주 조심스럽게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방법인데일리가 있어 보인다이 소설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도 인생에 대하여 차분하게 접근하는 자세를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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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티밋 워리어 - 바다를 삼킨 한국형 핵잠수함
찰리와 하이파이브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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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삼킨 한국형 핵잠수함 얼티밋 워리어

 

소설이다.

한국형 핵잠수함인 얼티밋 워리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한국에서 핵잠수함을 개발실전 배치하여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자그 기술을 탈취하기 위하여 국제 테러집단이 암약하기 시작한다주인공인 송경찬이 그걸 막으려고 활약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들

 

송경찬 어려서부터 소리에 관심이 많은 소리박사

나중에 한국형 핵잠수함인 얼티밋 워리어에 도깨비와 투명망토를 장착하여 무적의 잠수함으로 만들어낸다.

 

코시딘 송경찬이 개발한 한국형 핵잠수함 얼티밋 워리어의 신기술을 탈취하려는 테러조직의 리더

 

그밖에 인물들은 모두 조연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의 진행

 

빠르다하드 보일드 스타일의 소설이기에 사건의 진행을 그대로 중계하는 듯한 필체가 마치 달리기 선수마냥 달린다해서 이 책을 손에 잡은 독자는 밤을 새워 읽어갈지도 모른다.

 

소설은 전혀 좌고우면하지 않고 사건에 사건 꼬리를 물고 달린다그래서 아이였던 송경찬이 순식간에 잠수함 전문가가 되어 등장한다. 그리고 잠수함 관련 신기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연이어 등장하는데소설적 재미는 있지만 그 개연성은글쎄다.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송경찬이 소장으로 있는 뉴코리아조선을 인수하기 위하여 설립된 카이저펀드와 관련하여 개괄적으로 펀드와 인수 합병에 관한 설명이 있어 옮겨본다.

 

뮤추얼 펀드 개별 주식을 사고파는 펀드

사모 펀드 :  기업을 통째로 사고 파는 펀드. (59)

 

우호적 M&A : 매매 쌍방의 동의하에 협상이 진행되는 경우.

적대적 M&A : 매도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매수자가 일방적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경우, (193)

 

세계 대 해협 (220)?

말라카 해협지브롤터 해협보스포로스 해협.

 

현대 전쟁에서 승패를 가를 첨단무기는? (255)

군사용 위성과 핵잠수함.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중국과 미국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258하는 질문에

이 책에서는 이런 대답을 내놓는다.

 

제 생각에는 이 싸움에 승자는 없다둘 다 패배자로 기록될 것이다.

그 이유는중국은 미국에게 너무 일찍 대들었고반대로 미국은 중국을 너무 늦게 손보기 시작한 것이다저렇게 피 터지게 싸우다 보면이겨도 이긴 게 아니고결국 구경꾼들만 덕 볼 것이다.

 

이런 질문과 대답을 듣고 보니현재 우리 나라가 취해야 할 정책 방향이 보인다.

섣불리 그들의 싸움에 어느 한 편의 편이 되어서 공연히 상대측의 공격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 아쉬운 점,

 

잠수함은 현재 디젤형과 핵잠수함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이 책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은 정도인데과연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단지 저자의 상상인지 궁금하다그러니 사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에 의하면지구상에 실전에서 운용 가능한 잠수함은 약 500여 척이다. 이 중 약 30%는 핵잠수함이고 나머지는 디젤엔진을 장착한 재래식 잠수함으로 추정된다. (126)

 

이건 미래에서 벌어지는 공상과학 소설이지만그래도 핵잠수함을 소재로 하여 소설을 전개한다는 것이 신선했고더군다나 미중의 각축전이 심상치 않은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핵잠수함을 보유한다는 설정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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