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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마미의 15분 키친
정미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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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고 쉽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햇살키친>

 

주방에서 너무 많은 시간은 보내면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은 어떤 반찬을 할까에 대한 정보도 중요하지만 손쉽게 빠르게 그리고 맛나게 음식을 만드는 팁을 얻는 것이 가장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제목에선 15분키친이라는 단어도 마음에 들었지만 '햇살마미'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주방에 햇살이 가득하고 가족을 위해서 보글보글하는 이미지가 단번에 떠오르니 말이다.

 

네이버의 요리블로거로도 유명한 저자이기도 하지만 그런 유명세를 떠나서 '우리가족을 위한 엄마의 십계명'이라는 머릿말이 참 마음에 든다. 좋은 재료를 구입하여 직접 만든 양념을 사용하고 국물은 채수를, 가공식품은 뜨거운 물에 데치고 식품 첨가물도 확인하고 제철 음식을 먹고, 가족을 위해서 아침을 꼭 챙기고 한입요리나 이쁜 요리를 아이들과 같이 한단다. 너무 쉬운듯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십계명을 읽다보니 잊고 있었던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햇살마미의 본격 레시피에 앞서 배우는 것이 두 가지 있다. 바로 만능양념장으로 사용하게 될 맛간장이다. 시중의 맛간장도 있겠지만 손수 간장과 여러가지 야채를 졸여서 만든 맛간장이 인상적이다.

맛간장과 더불어 또 하나 준비할 것이 채수이다. 국물요리나 조림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다고 하니 필수준비물이 되는 샘이다. 김치냉장고에서 일주일 정도 보관된다고 한다. 보통 다시마멸치 국물 정도만 준비했었는데 레시피대로 채소를 이용한 채수를 준비해봐야겠다. 한마디로 채식위주의 식단이 될 듯한 예감~~

레시피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레시피는 바로 두부쌈장이다. 두부를 이용한 쌈장이라고 하니 밍밍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두부를 간간하게 먹으면서 쌈장 대용이 되니 쌈장을 먹는 것보다 훨씬 나트륨을 적게 섭취하면서 포만감도 함께 줄 듯하다.

이렇게 만든 두부 쌈장을 이용한 레시피가 가장 많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도 아이들 소풍 도시락에 종종 해주던 깻잎쌈밥이다. 깻잎을 살짝 데쳐서 보통 참치와 쌈장을 싸주었는데 여기에 두부쌈장을 이용해도 좋을 듯하다.

딸아이가 뽑은 최고의 레시피는 김치쌈밥과 양배추쌈밥이다. 이런 우리집은 온통 쌈밥투성이네^^

김치를 털어내고 줄기부분과 다른 야채를 썰어 볶아 밥과 섞어서 김치에 말아주는 레시피이다. 잎사귀로 감싸고 안에서는 김치줄기가 톡톡 터지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날테니 좋을 듯하다. 매일 김치 볶음밥만 했는데 김치쌈밥도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이건 딸과 내가 공통으로 제일 먹어보고 싶다고 찜한 레시피. 이름은 부추쌈이지만 가지가 더 돋보이는 듯하다. 가지를 파니니에 구워서 먹기 좋게 그릴 자국을 낸 다음에 살짝 볶은 부추를 넣어 돌돌 만다음 연겨자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꿀꺽~~

햇살마미의 레시피는 정말 간단하고 손쉽다. 어렵고 복잡하면 나중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당장 실천해도 어렵지 않을 레시피를 제공하다 .그러면서도 색다르게 하는 것은 눈으로도 먹기 좋게 만드는 솜씨이다. 파니니그릴 팬을 이용해서 빵을 굽거나 가지 등의 야채를 구우면 훨씬 맛깔스럽게 보인다는 사실. 나도 이 팬을 하나 장만해서 햇살마미가 들려준 이쁘게~~먹거리를 담아내는 정성도 기울여볼까 싶다. 햇살마미 덕에 주방에서의 시간이 짧지만 더 행복해질 듯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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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9-23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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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시시한 이야기가 쏟아지는 모임>

 

평소 무서운 이야기나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되도록 피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무서운 이야기를 연달아 읽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구지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접할 수록 묘한 긴장감과 카타르시스 그런게 생기는 듯하다. 긴장감이 해소될 때의 쾌감이 있는 듯하다.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지만 작가 프로필을 보니 네이버나 다음에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인터넷에 작품을 연재한다고 하면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중고생들이 핸드폰으로 다운 받아서 보는 그런 이야기를 생각하게 되는게 먼저였는데 딸의 말에 의하면 그런 류의 이야기하고는 차원이 다르단다. 읽어보지 않은 나로써는 아이들이 보는 인터넷소설에도 발을 들여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프롤로그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휙 감싸는 느낌이 든다. 가족을 졸라서 처음으로 캠핑을 온 정우는 불어난 물살을 피해 대피소로 피해야 하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물 속에서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시커먼 무언가는 보게 되는데...물론 그날 수많은 사람들이 물속에 잠기게 된다. 죽음의 그림자가 소년을 덥는 듯한 프롤로그를 따라가다 보면 밤의 이야기꾼들의 이야기가 절로 궁금하게 된다.

 

성인이 된 정우가 어렵게 취직하게 된 출판사 월간풍문은 묘한 이야기를 수집해서 출간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정우는 목련 흉가에 모인 밤의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를 취재하러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섬뜩한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지만 모두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밤의 이야기꾼들. 소원을 들어주는 난쟁이가 나타나 외도에 폭력은 일삼는 남편을 잡아가는 이야기, 자신과 똑같은 도플갱어가 나타나 살인을 하는 이야기, 그리고 현실적인 비애감이 가장 느껴졌던 집에 대한 집착을 담은 이야기, 폭력과 왕따에 방치된 웃는 여인의 이야기, 마을의 비밀스러운 전설 속에 제물이 된 여인의 이야기 등등...그러나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눈의 여왕이라는 이야기 말미에 귀신을 물리치는 힘이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귀결이었다. 그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프롤로그의 주인공이자 월간 풍문의 수습기자가 된 정우의 이야기였다. 무서운 폭우 속에서 자신을 둘러싼 차가운 기운의 사람들로 부터 자신을 구해준 것을 결국 자신의 부모였기 때문이다. 호러건 미스터리건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드러났고 그러한 따뜻함은 결국 가족에게서 나온다는 저자의 고백도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고생스럽게 취재한 밤의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를 뒤로 할 만큼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은 정우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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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정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어린이 한국사 첫발 6
청동말굽 지음, 조예정 그림 / 조선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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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자에 얽힌 인물과 역사 이야기가 술술>

 

평소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문학답사나 역사답사를 자주 따라다니는 편이다. 뭐든지 아는만큼 눈에 보인다고 하는데 그 말이 분명 옳은 말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바위가 혹은 무심커 지나쳤던 건물이 알고 보니 수많은 이야기가 얽힌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다음부터는 늘 보던 그것도 달리보이기 마련이다.

 

[정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는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갖게 된 책이다. 집에서 가까운 압구정부터 도처에 있는 정자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니 얼마나 흥미로운가? 그러나 이건 어른들의 입장에서 본 것이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자 이야기가 그리 흥미로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선 아이들에게 정자가 무엇이고 예전에는 이러한 정자가 어떤 의미를 지닌 곳인지 먼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겠다.

 

저자인 청동말굽은 아줌마 자매로 구성된 기획단이라고 하는 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와 부모 마음을 잘 알고 있는지 머리말을 통해서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정자는 경치좋은 곳에 사방을 다 볼 수 있게 만든 건축물이며 우리 민족은 자연과 하나됨을 즐겨 이러한 정자에서 자연을 즐기고 문화를 나누며 교육을 하던 곳이라고 전한다. 이러한 기본 지식만 있으면 아이들은 정자가 어떤 곳인지 충분히 사전 지식을 가지고 책읽기를 출발할 듯하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나라를 걱정하는 정자, 왕위를 둘러싼 이야기를 품은 정자, 학문과 예술 이야기가 담긴 정자, 혼란의 시대를 담은 정자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3-4개의 정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장마다 정자의 실사와 더불어 정자를 기억할 수 있는 간단한 소개가 있어서 이미지로 담기에 만족스럽다. 이러한 정자 중에서는 지금 현존하지 않아서 표지석만 있다거나 혹은 다른 건물이 들어서 정자의 이름과 다른 건물을 보는 것이 묘한 충격처럼 남기도 한다.

 

각 정자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면서 옆에 제공되는 정보란을 통해서 역사적 지식에 도움이 되는 사건이나 용어도 함께 배울 수 있다. 내용보다는 용어가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초등 5학년 이상이라면 학교에서 한국사를 배워서 용어 담기가 수월하겠다.

 

단지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자를 사람이 아닌 정자의 입장에서 기술하기에 다소 혼란스러움을 주는듯하다. 보통 사물이나 동물 등에 1인칭 시점을 부여하는 경우는 저학년이나 유아 도서에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 이 정자 이야기는 초등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는 것을 감안한다면 구지 정자를 '나'로 표현하여 혼란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보다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두 해 전에 다녀온 합천의 홍류동 계곡에 있던 최치원의 농산정이 아직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정말 자연의 품속에 쏘옥 묻혀 물소리에 세상 근심을 덮고 자연을 벗했을 그 심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한 곳이었다. 아이들과 이 책을 벗삼아 좋은 정자를 체험해 볼 기회를 가졌으면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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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9-23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악령
양국일.양국명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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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교, 그리고 비밀스러운 전설의 악령>

 

평소 무서운 영화나 소설에 전혀 손을 데지 않는 편이라서 이번에 읽게된 네오픽션의 <악령>은 제목에서부터 긴장감을 갖게 했다. 제목도 그렇지만 표지 또한 자신의 몸인지 아닌지 두려운 모습의 나체가 자신을 감싸는 듯한 모습은 더욱 긴장감을 갖게 했다.

 

제목과 표지에서 갖게 된 긴장감은 첫장은 넘기는 순간 바로 글밥으로 다가왔기에 사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된 다음에 뭔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한 나로써는 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알수없는 대상에게 공포감을 느끼면서 살해당하는 당사자의 서술이 너무도 끔찍하고 무시무시했다. 사실 이 프롤로그부분에서부터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하는 학원공포물 영화와 오버랩되면서 말이다.

 

명문고등학교로 전학을 오는 학생 태인을 통해 이야기는 전개된다. 기숙사가 딸린 학교로 전학오는 길에 지나게 되는 전나무숲은 그 자체로도 공포감을 갇게 하는데 바로 이 전나무숲에 기묘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사람과 여우가 얽힌 전설이 바로 이 전체 소설의 중요한 핵심이 되는 것이다.

 

보통 학교와는 다른 분위기의 학교는 뭔가 숨어잇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 예감은 적중한다. 자신이 배당받은 방의 아이는 실종이 되었고 그 아이가 숨겨놓은 노트를 발견해서 읽게 된 태인을 그 비밀에 한발짝씩 다가가게 된다.

 

이 소설은 읽으면서 외부와는 철저하게 단절된 느낌이 든다. 보통사람들의 일상과는 단절된 느낌이면서 이 학교와 졸업생, 일정한 날에 학교를 방문하는 방문객 이들간의 묘한 연대감과 비밀이 숨어 있음은 쉽게 감지된다.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비밀은 무엇인지? 정말 그 비밀이 인육을 먹는 그 괴물같은 무언가와 연결되는 것인지. 아이들이 사라지거나 변하게 되는 시기에 꼭 이뤄진 학생주임과의 면담에는 어떤 일이 생기는지,숲속에 보이던 그 괴물의 정체는 무엇인지...

 

모든 것은 마지막 순간에 해결되는 듯하지만 결국 그 비밀은 비밀을 간직한 부류에 의해서 숨겨지고 지속되리라는 것도 쉽게 알 수 있다. 공포소설을 표방하지만 어느정도 사회에 농익은 주류권이나 권력을 가진 일정정도의 집단, 혹은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종교집단의 무언가가 연상되기도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면서 읽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요즘 읽는 인터넷상의 흡혈귀 넷소설도 이런 류의 소설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여하튼 기숙학교와 기묘한 전설이 아귀를 맞춘 <악령> 이름에 걸맞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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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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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가 필요했던 그들>

 

일본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언젠가 미야베의 <모방범>을 읽고 엄청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너무도 잔혹한 범죄를 다룬 작품이라서 빛의 속도로 읽으면서 긴장했던 것 같다. 사실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어서 이 작품 역시 그런 풍인가 생각했었다. 구분을 보니 서스펜스로 분류가 되어 있고 여름에 읽는 소설이라니 당연히 무시무시한 긴장감을 기대했었나 보다.

 

사람들은 누구나 한가지씩 비밀은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경우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남으면 결국 그 상처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상처를 준 타인이 될 수밖에 없다. 미궁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묘한 긴장감을 가지면서 만나게 된 신견이라는 인물과 사나에라는 여인은 평범함을 벗어던진 미묘한 인물들이다. 신견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듯하지만 인생과 사람에 대한 신뢰나 기대 같은 없는 무미건조한 껍데기같은 인물처럼 보인다. 또한 그와 관계를 맺는 사나에라는 여인은 아름다움을 간직했지만 너무도 비밀스러운 여인이며 죽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처럼 보인다. 이들이 평범하게 살지 못하고 미궁속에 갇힌 듯 자신의 삶에서 허덕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느날 탐정으로부터 신견은 사라진 한 남성에 대한 단서를 찾아줄 것을 부탁받는다. 그 남성은 바로 신견이 나타나기 전 사나에의 남자였던 사람이다. 과연 그 사람은 죽은 것일까? 그녀의 집에 있는 커다란 화분 속에 파묻혀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제안부터가 섬뜩하고 평범하지 않다. 신견 역시 말도 안되는 탐정의 추측에 감정없이 화분을 의심하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사랑이나 애틋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어쩔 수 없는 절박함 속에서 동물적인 섹스를 하고 탐닉하고 죽음을 원하고..

 

그런 과정에서 이 두 인물의 어린시절이 하나씩 들춰진다. 신견은 어릴적부터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인 R을 만들어 내고 자신의 어둡고 잔인하고 섬뜩한 부분을 그에게 부여한다. 물론 정신과 치료를 통해서 달라졌다고 하지만 내면 속의 R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과정이 불안하기만 하다. 사나에 역시 어릴 적 안에서 굳게 닫혀진 집에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식구가 죽었지만 풀리지 않는 미궁의 히오키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 성장한 인물이다. 스토리는 내내 이 사건이 어떻게 된 걸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지만 결국 그 사건의 실마리를 알아내는 것보다 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어린시절 가정의 불화와 긴장감이 그들에게 고통과 트라우마를 남겼음을 확인하는게 포인트인 듯하다.

 

작가가 말하는 미궁이 풀리지 않았던 히오키 사건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면서 동시에 이 두 사람이 안고 있는 삶의 트라우마가 이들을 미궁속에 갇힌 삶을 살게 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들이 미궁속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은? 결국 나를 이해하는 사람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될 수밖에 없음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그 마무리또한 그리 경쾌하지는 못하다. 이들의 미래가 또 다른 미궁속의 사건을 낳을 것만 같기도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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