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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이비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
캐시 스틴슨 지음, 박은정 옮김 / 라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내게는 그냥 가족이었습니다....>
사회라는 곳은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이란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의 서로 다른 삶과 생각을 함께 하면서 다투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고 그렇게 어울려 산다. 그러나 그 속에서 우리는 이해보다 더 큰 고통이나 편견에 부딪칠때가 종종 있다. 그 당사자가 내가 아닌 경우는 그냥 지나쳐 버리지만 내가 바로 그 당사자가 되었을 때는 귀기울여주지 않는 타인들의 무관심에 가슴이 무너지기도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문든 이 책을 만나고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운좋게 여러 경우를 비껴 평범하게 살고 있지만 난 그 평범한 경우의 수에 너무 안주하고 주위에 무관심한 건 아닌지 말이다.
장애인을 둔 평범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차별 어린 주위의 시선. 아이비의 가족에게도 다를 것이 없고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장애인과 연관된 이야기 속에서 충분히 간접경험을 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는 예상치 못한 죽음과 그 죽음 이후 가족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아픔과 주위의 편견어린 시선까지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실은 가까운 친구 중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에 남의 이야기같지 않게 읽어내려갔다. 잠시 잠깐 아이비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단순한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가족에게는 딸이 혹은 누이가 겪는 뒤틀림에 자신들의 삶 역시 뒤틀린다. 아픔을 공감하기에 혹은 그 아픔을 공감하기 버거워서 말이다.
발작이 심해지고 그를 막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수술을 해야 하는 가족, 그리고 그런 가족 앞에서 돌연 세상을 떠난 아이비, 남겨진 이들에게는 아이비가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길 바라는 마음을 갖기도 전에 서로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갈등으로 말못한 아픔을 겪는다. 그런데 이 아픔에 주위 사람들은 일부러 죽음으로 몬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눈초리를 보낸다. 사실 이 부분에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간단한 걱정이나 무관심 혹은 동정의 눈빛을 보내던 그들이 삶을 함께 한 가족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경찰의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을 뭐라 설명할 길이 없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장애인에 대한 보호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받아들여야 할지...
아무리 이해한다고 해도 결국 가족만큼은 아닌 것 같다. 가족만큼 아프거나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니 말이다. 마지막 순간 아이비가 새를 보면서 평온한 얼굴을 했다는 아버지의 말은 거짓이나 착각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나라에서는 너무도 먼 이야기이다. 아직까지 장애인이나 그 가족에 대한 복지는 물론 사회의 시선이 너무도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늘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모든 것은 교육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다. 그런 교육이 우리나라에서는 왜 등한시 될까? 입시과 성적 때문에 아이들에게 차별을 은연중에 가르치고만 있는 건 아닌지 문든 그런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