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꼬리를 따라 배우는 꼬물꼬물 경제 이야기 꼬물꼬물 시리즈 4
석혜원 지음, 백수환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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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상식이 풍부한 엄마라 하더라도 아이에게 어떻게 경제 상식을 심어주어야 할 지 방법적인 측면에서 곤란을 겪고 있기 십상이다. 경제상식이 부족한 내게는 아이와 함께 경제 상식을 쌓고  경제관을 바로잡아갈 요량으로 요량으로 요즘 한창 경제 이야기 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꼬물꼬물 시리즈는 이미 역사와  과학에 대한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나 따로 접하지는 못해서 그 특징을 알고 있지는 않았다. 제목에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점과 이미 아이들을 위해서 여러편의 경제 도서를 출간한 저자의 이름이 책 선택의 한 몫을 차지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에서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기는 의문을 하나씩 풀어준다는 점이다.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단편적인 대답으로 끝나는 대부분의 책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가족의 외식이 줄어든 이유는 허리케인 때문이라고?"를 보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시설 지대를  강타할 것이라는 예측이 바로 외식을 줄이게 된 이유라는데....석유 중에 가장 질이 좋다는 미서부 텍사스주와 뉴멕시코 주 일대에 위치한 서부텍사스 중질유가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예상으로 유가는 급등하고 이로 인해 모든 물가가 따라 오르면서 결국에는 가계에도 타격을 입힌다는 것이다. 수입은 일정한데 물가가 급등하면?? 결국에는 예산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외식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다는 것이다.

 

갑자기 가족 외식이 줄어들었다-물가가 오르면 가계 예산을 다시 짠다-국제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오른다- 허리케인 카드리나로 국제 유가가 올랐다-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아프리카 사람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게 되었다....

 

이처럼 역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의문을 제기하고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이 아주 흥미롭다. 사실 이런 방식은 아이들 뿐 아니라 경제에 약한 어른들에게도 경제의 연결고리를 하나씩 따라가면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처음에 의문이 제기된 것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집약해서 만화로 보여주는 부분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설명을 끝낸 다음에는 꼬물꼬물 박사에 의한 정리, 단락마다 보여주는 다양한 정보 팁도 알찬 부분이다.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어린이 주인공 꼬불이와 꼬질이가 유능한 경제인 하는 가상 인터뷰 코너도 흥미를 더 한다. 세계 제 2의 갑부 워런 버핏, 76년 노벨 경제학 상을 받은 밀튼 프리드먼과의 인터뷰를 만날 수 있다.

 

단계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풀어주는 경제 이야기, 그러나 아이 혼자보다는 엄마와 함께 읽으면서 함께 하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된다. 내 주변의 생활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까지 함께 재미나게 풀어갈 기회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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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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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같은 일상이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일상 그 자체가 소설을 버금할 만큼 많은 복잡하고 흥미로운 구도를 잡고 있을 때가 있다. 일상을 어떻게 풀이하는가가 관건이 되겠지만 말이다.
요네하라 마리의 <프라하의 소녀시대>는 마리가 1960년에 아버지를 따라 체코의 수도 프라하로 건너가 살았던 몇 년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10대 소녀였던 마리가 그곳에서 만났던 서로  그리스인 리차, 루마니아인 아냐, 유고슬라비아인 야스나의 이야기를 각 단락에서 다룬다.

그녀들이 함께 했던 당시의 상황은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사회적 혼란이 극대화된 상황이었는지도 모른다. 리차는 군사정권의 탄압을 피해서 체코로 망명한 공산주의자의 딸이었고 아냐는 평등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결국 권력에 의한 차별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공산권력층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집안의 딸이고 야스나는 독일에 협력하던 권력을 상대로 항쟁하던 집안의 딸이었다. 그리고 마리는 아버지를 따라 일본공산당원의 대표로 프라하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선 시대적 조류 속에서 살았던 프라하의 소녀들..그러나 사실 그들에게서 만난 것은 사상의 갈등이나 이론에 열변을 토하는 모습이 아닌 평범하게 조잘거리면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10대 소녀의 모습이 강했다. 저자인 마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속의 친구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과연 이들이 어떻게 변했는가 궁금하면서도 그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변해있을 순간에 실망하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음을 중얼거려본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찾았던 그때의 친구들이 마리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자신의 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경험의 파편으로만 기억된다면 결코 그들을 찾는 따위의 일들은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프라하의 시대적 상황을 생각하면서 그 순간에도 순수함을 간진하고 꿈을 간직했던 소녀시대의 향수를 찾고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현실이 냉혹하다고는 하지만 환상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차곡히 쌓이는 과거가 될 수 있기에 동감하는 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옛친구에 대한 향수와 현재의 그들을 궁금해하고 그리워 하는 것은 독자의 자연스러운 발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저자의 약력을 보니 52세가 되어서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발간했다.  그로부터 얼마지 않아 2006년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난 마리는 이미 자신의 소녀시대를 마음 속에 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가 보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10대가 갖는 남다른 의미는 시간이 흐른 다음의 황혼의 시기에서도 가장 큰 그리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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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곤충 이야기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시리즈 3
김태우.함윤미 지음, 공혜진.고상미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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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뜨인돌에서 출간한 [자연박사가 되는 이야기 도감 나무]를 접하고는 도감의 형식에 재미난 지은이가 알고 있는 재미난 나무 이야기를 곁들여 정말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에 이번 책에도 기대치가 높았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곤충이야기]도 역시 곤충도감의 장점과 더불어 아이들이 기억하기 쉽고 궁금해할 만한 곤충이야기로 알차게 채워져 있어서 구입후 백배 만족하고 있다. 자연물로 곤충 만들기 체험을 하기 전에 아이가 스스로 읽고 갔는데 이야기 중심으로 전개되는 구조 때문인지 아이가 각 곤충의 장점이나 특징에 대해서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것 같다.

 

전체 구성은 6가지로 되어 있다. 곤충의 특성/익충/해충/곤충의 사랑/곤충의 무기/ 사라지는 곤충..

2장에서는 곤충에 대한 기본 상식을 만나고 2장부터 분류된 곤충을 만나게 된다.

이로운 곤충에서는 꿀벌, 노린재,애매미, 무당벌레,뿔쇠똥구리,바둑돌부전나비가 소개된다.

해충과 익충의 기준은 당연 사람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인지시키고 되도록 하나씩 스스로 읽도록 하였다. 노린재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벌레로 알고 있는데 왜 익충일까? 당연히 나쁜 벌레를 잡아 먹는데 한 자리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노린재가 내 뿜는 고약한 냄새에 대한 재미난이야기 때문에 아이가 배를 잡고 웃었다. 노린재의 냄새가 하도 고약해서 필름 통에 노린재를 집어 넣고 뚜껑을 닫으면 자기 냄새에 노린재가 질식해서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냄새가 새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하니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는 익충으로 이미 알고 있었는데 특이한 습성때문에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무당벌레는 위로위로 올라가면서 먹이를 찾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맨 위까지 다다르면 내려가는게 아니라 날아서 다른 식물로 이동을 한다고 한다. 7m짜리 건물 맨 밑에서 이 무당벌레로 실험을 했는데 자그만친 6m10cm까지 올라간 다음에야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정말 신기하고 재미난 무당벌레의 특성에 온가족이 다음번에는 무당벌레를 잡아서 실험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게되었다.

 

3장 해충에서는 모기,벼룩,바퀴,애수시렁이,벼메뚜기가 소개된다. 지구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바퀴에 대한 이야기가 아이에게는 가장 인기가 있었다. 바퀴벌레는 종종 사람의 귀에 들어가기도 한단다. 저자의 일화를 읽고 기겁을 하면서 잘 때는 귀를 조심하겠다고도 하고..바퀴는 웬만한 약에는 내성이 생겨서 더 강한 약을 써야 한다고 한다. 만약 바퀴의 천적을 집에 키우면 어떨까? 그런데 이 바퀴의 천적은 고슴도치,독거미,지네,진드기라고 하니...가능하긴 힘들겠다. 청결하고 습하지 않도록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라니 아이들도 과자 부스러기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다시피 하면서 바퀴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각 곤충을 소개하고 작은 키 박스를 통해서 더 알고 싶은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이 부분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바퀴의 경우는 이런 이야기가 소개된다. 노래 중 "라쿠카라차~~"라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이 뜻이 바퀴벌레라고 한다. 에스파냐어로 바퀴라는 뜻이고 멕시코 원주민의 강한 생활상을 노래한 것이라니..우리가 부르던 라쿠카라챠는 바퀴바퀴~라면서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다.

 

4장에서는 등에 알을 키우는 물자라의 아버지 사랑, 집게벌레의 모성애를 배울 수 있고 5장에서는 폭탄먼지벌레나 개미귀신의 독특한 먹이 사냥법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곤충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마지막 6장에서는 물장군, 장수하늘소, 비단벌레처럼 사라져가는 곤충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곤충에 대한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저자가 경험한 흥미로운 일화와 더불어 각 곤충마다 소개되는 지식키박스를 통해서 재미난 정보를 전달받는 재미가 큰 책이다. 각 장이 끝나는 지점에는 곤충박사의 곤충이야기에서는 곤충 기네스나 동충하초, 곤충과 벌레의 차이 등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다. 그리고 나도 미래의 곤충박사라는 부분에서는 곤충 채집에 대한 방법, 표본 만들기, 관찰일지 쓰기, 곤충기르기, 종이로 곤충 모양 접기 등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소개된다.

 

무거운 도감을 가방에 넣고 다니기는 힘들어서 고민하던 친구들에게는 가볍고 재미난 이야기로 가득찬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곤충이야기]를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난 이야기로 전달되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책읽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만한 책이다. 초등 2학년인 딸 아이도 나무 이야기에 이어서 곤충이야기에도 푹 빠져있고 옆에서 5살짜리 남동생도 책의 뒷부분에 마련된 곤충카드를 가지고 재미난 놀이에 빠져있다. 아이는 올 겨울에 곤충에 대한 이야기를 잘 읽어 두었다가 내년 봄부터 곤충관찰에 돌입하겠다고 단단히 벼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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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네가 참 좋아 꼬마 그림책방 21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송미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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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패트리샤 폴라코의 신작을 만났다.

[엠마, 네가 참 좋아]라는 제목과 함께 표지에는 빨간 원피스를 입은 소녀와 커다란 코끼리가 서로 껴안고 있다. 얼마나 다정한 표정을 하고 있는지...표지만으로 아이와 난 소녀와 코끼리 엠마와의 우정을 다룬 책이라고 짐작을 했다.

 

엠마 케이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말과 함께 둘이 함께 하는 모든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둘은 유치원에도 함께 가서 서로 옆자리에 앉고 자전거도 함께 타고 숙제도 함께 하고..정말 단짝 친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아이는 "우와~ 나도 이런 동물 친구가 있었음 좋겠다"라고 종알거리는 아이들.

큰 아이는 작고 귀여운 토끼 친구를 갖고 싶다고 하고 이름은 '루피'라고 짓겠다고 한다.

작은 녀석은 당연히 강아지 친구를 갖겠다고 한다. 이름은 '멍멍이'

책을 보면서 둘의 다정함에 웃고 커다란 코끼리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에 까르르 웃으면서 정말 즐겁게 책장을 넘겼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 전까지는 모두 엠마는 코끼리야...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오호~~ 그런데 마지막 장을 읽고나서 아이들은 갸우뚱 거리기 시작했다.

큰 아이는 "엄마, 근데 엠마가 누구야?" 라고 묻고 작은 녀석이

"누나, 엠마가 얘잖아~"하면서 소녀를 가리킨다.

 

책표지를 보고 읽는 동안에는 모두가 엠마는 바로 소녀의 친구 코끼리를 지칭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에는 책읽는 재미를 한 층 높여주는 반전이 숨어있었다.

엠마 케이트는 코끼리가 아니라 바로 소녀였던 것이다.

이야기의 화자는 소녀가 아닌 코끼리 자신이었던 것이다. 누가 이런 상상을 했겠나?

코끼리가 화자가 되어서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를 소개할 줄이야..

갸우뚱 하면서 모두가 다시 책을 읽으면서

"아~~맞아, 코끼리가 말해주는거네. 엠마가 이 여자아이구나.."하면서 웃었다.

 

그래서 다시 아이들은 자신이 갖고 싶다던 동물 친구들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상상을 하면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큰 아이는 토끼 루피가 "내 친구 희수는.."이라고 소개해준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기뻐서 팔짝팔짝 뛰고 싶단다..

정말 앙큼한 반전이 돋보이는 그림동화였다. 이렇게 재미난 그림동화를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한층 더 펼 수 있을 것 같다.

"희수야, 네가 참 좋아"라는 토끼 루피를 생각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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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옐러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5
프레드 깁슨 지음, 칼 버거 그림, 김민석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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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남을 옐러와 트레비스의 우정]

 

황금빛 표지에 연필로 스케치한 듯한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한 소년이 장총을 끼고 가족인 듯한 개의 앞발을 보살피는 듯한 그림, 그리고 뒷표지에는 소년과 소년의 동생, 개가 함께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개에 대한 느낌은 누구나 그럴까? 어려서 집안에 강아지 한 마리쯤은 다 키워보았을 것이고 가족처럼 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층 이 그림에 향수를 느끼게 될 지도 모르겠다. 혹은 나도 나만의 동물을 안고 이렇게 해 보고 싶다는...

 

표지의 소개글을 통해서 이미 이 이야기의 끝은 옐러와 주인공 소년 트래비스의 이별의 눈물로 얼룩진다는 것을 알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슬픈 결말때문인지 황금빛의 누런 표지는 더 슬퍼보이고 서부의 황량한 땅과 누렇고 못생긴 개 옐러를 연상시킨다...

미국의 서부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주인공 트래비스와 떠돌이 개 옐러의 사랑과 우정을 담고 있다. 트래비스는 소몰이를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장으로서 가정을 돌보기로 약속한다. 지금에야 학교가서 공부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인 듯한 아이들과 달리 서부개척 시대를 살고 있는 트래비스는 소젖을 짜고 망가진 울타리를 고치고 야생 짐승으로 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그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상이다.

트래비스가 못난 떠돌이 개 옐러를 처음 만났을 때는 오히려 박대하면서 귀찮아 했다. 그러나 점차 옐러가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소젖을 짜는 일도 돕고 사냥도 도우면서 자신의 말을 알아들었을 때는부터는 묘한 정이 느껴진다. 결정적으로 옐러는 동생 알리스가 곰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위기에 놓이자 작은 몸으로 곰에게 맞서 식구들이 도망갈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때부터 트래비스는 마음과 행동으로 옐러를 자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옐러의 도움으로 농장일이 조금 수월해졌을 무렵 트래비스에게는 또 한 차례 위기가 닥치게 된다. 일반 돼지와는 달리 야생돼지는 사람을 공격하고 고기까지 먹을 정도로 거칠고 위험한 동물이다. 트래비스는 야생돼지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고 옐러는 야생돼지를 상대로 격투를 벌이게 된다. 작은 몸으로 야생돼지의 상대가 될 수는 없지만 트래비스가 도망갈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었다. 도망을 가던 트래비스가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옐러를 찾아오는 장면은 긴장감을 주면서 둘의 우정이 이제는 가족의 애정만큼 깊어졌음을 알 수 있다. 간신히 옐러를 살리고 트래비스는 이제 옐러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자신의 친구이자 가족임을 느끼게 된다..그런 순간에 온 마을에는 광견병이 돌고 광견병에 걸린 이리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한 가족을 살리기 위해 옐러는 또 한번의사투를 벌이게 된다. 다행히 트래비스의 총에 이리는 쓰러졌지만 안타깝게도 옐러는 이미 이리에게 목을 물리고 말았다. 목숨이 붙어있어도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의 옐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트래비스는 결국 옐러의 이마에 총을 겨누게 된다. 어쩔수 없는 선택임을 알면서 그 순간 무너지는 트래비스의 마음을 독자는 절감할 수 있다. 책을 읽던 나도 울고 얼마뒤 딸 아이도 똑같이 눈물샘이 넘쳐나고 말았으니..

 

단순하게 개와 인간의 우정을 다루었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단순한 일상이 아닌 서부개척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 될까? 동생 알리스는  '자연의 아이 티비'를 연상시킬 만큼 너무도 순박하게 자연과 함께 한다. 도마뱀을 잡고 벌레를 잡으면서 노는 모습이라든가 말은 통하지 않아도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하다. 알리스의 모습과 더불어 성난 황소의 싸움을 구경하다가 흥분해서 집을 부수어대는 황소를 피하는 장면, 자연을 개척하면서 야생의 동물과 거의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억척스럽게 사는 그들의 삶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에 소설이 주는 재미가 배로 더해지는 것 같다. 억척스러운 그들의 삶속에 옐러가 차지하는 부분이 너무도 컸고 가슴이 오래도록 멍해질 정도로 트래비스와 옐러의 우정과 사랑이 깊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에 그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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