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분식집
슬리버 지음 / 몽스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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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하는 게임은 늘 단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리니지나 스타크레프트처럼 꽤 오랜시간 전략을 구사하며 해 나가는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 사실 책의 내용이 머리에 그려지거나 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런 게임을 했다면 더 흥미있게 읽었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만 읽어도 재미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책을 읽고나서 안 사실이었지만, 이 소설을 원작으로 실제 게임이 제작되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했다.

조선소에서 일을 하다 사기를 당하고 남은 돈 2천만원으로 학교 앞에서 분식집을 하고 있는 31세 남자 강성호.

착하게 살아온 그지만, 고아이자 어떤 기반도 없는지라 착실히 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던 그에게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가게를 닫고 들어간 어느 날 눈에 보이는 푸른 문!

이계 판타지아의 숲으로 연결되는 문을 통해 들어가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마치 게임처럼 캐릭터 창이 등장한다.

숲에서 만나게 된 산고양이 딩고와 이곳 저곳을 누비며 과일과 물고기 등을 채집하기 시작하는 성호.

직업병 때문인지 자신의 분식집에 식재료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채집을 한다.

채집한 재료들에는 저마다의 효능이 있다. 가령 먹어도 1시간동안 살이 안찌는 물고기라던가, 2시간동안 피부가 좋아진다던가, 1시간동안 시원해진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판타지아와 현실의 시간 차이는 상당하다. 덕분에 성호는 이계와 현실을 오갈 수 있었다.

효능있는 식재료 덕분의 성호네 가게는 점차 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물론 성호가 워낙 퍼주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장사가 끝난 후, 판타지아에서의 생활이 늘어날수록 성호의 스킬도 점점 늘어간다.

어느 순간 성호는 채집만이 아닌 판타지아에서 농장까지 꾸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한권으로 끝나지 않을 이야기들이 마지막장까지 달리게 했다.

그리고...궁금함은 커져가지만 다음편을 기다려야 하는 건지 결말이 나지 않아서 너무 궁금하다.

후속작이 얼른 등장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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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나에게 - 내가 내 편이 아닌데 누가 내 편이 되어줄까?
네모토 히로유키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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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이 그냥 내 마음이었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부터 모든 원인을 내 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상당했다.

과거의 실수했던 기억들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하고, 실패 앞에서 모든 원인을 다 내 잘못으로 돌리기도 했다. 덕분에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져서 누군가를 만났다가 잘 맞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 사람 말고는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순간이 되니 자책을 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나는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기도 했다. 아마 이 성향도 자책을 불러일으키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누구나 자책을 할 수 있다. 자책이 완전히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자책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스스로를 옭아매고 그 결과 스스로 무엇인가를 시도할 때마다 두려움에 사로잡히거나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때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자책감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얘기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혹시나 싶다면 서문에 심리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자책을 시작하게 된 원인을 발견하고 자책의 고리를 잘라버릴 수 있는 방법들의 실 례가 있어서 좋았다.

내 성향 중에 하나는 실패의 원인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는 것도 있다. 우선은 내 탓이 가장 강하고, 그 이후 실패의 원인 제공자를 색출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이 책의 12장에 그런 경우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어쩌면 자책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이 또한 자책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또한 스스로 만든 틀이 강하면 강할수록 자책의 늪에 빠지기가 쉽다고 한다. 그 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그 틀을 벗어난 경우를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책의 늪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나의 경우, 내려진 처방전은 스스로 상처 주는 말을 멈추라는 것(자기긍정감 갖기)이다.

스스로 깎아내리고 힐난하는 생각과 말을 멈추는 것부터가 용서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타인이 실수를 했을 때 다독여 주고, 괜찮다고 이야기하듯이 나 자신과도 그런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

또한 스스로에게 감사편지 쓰기, 무죄 선고하기, 내가 좋아하는(웃을 수 있는) 일해보기나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 리스트 적기 등도 해결 방법 중 하나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실수하기 때문에 사람이다.

수십 년간 이어온 자책의 고리를 단숨에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나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동안 너무 힘들었을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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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메이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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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라는 이름이 주는 여운은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고, 편한 길 소위 꽃길을 걷게 해주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엄마인 그녀 역시 결혼을 하고 곁을 떠난 딸에게 인생의 선배로, 엄마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엄마가 딸에게 주는 편지 형식의 글이기에 딸이 삶을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중요하고 힘겨울 수 있는 순간의 조언이 가득하다. 실제 우리 엄마는 아니지만 나 역시 저자의 글을 읽으며 마치 우리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처럼 읽었다. 아마 그런 감정으로 읽어서 그런지 담담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 먹먹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명절이 막 지난 다음인지라 그런지, 첫 번째 이야기부터 울림이 있었다.

나 역시 이 책에 등장하는 민이 씨처럼 강박관념과 완벽주의 경향이 있다. 덕분에 결혼하고 새롭게 맡게 된 역할들과 아이가 태어나면서 맡게 된 역할들 사이에서 모든 것을 제대로 하려고 욕심 아닌 욕심을 먹다 보니 이래저래 치이며 감정선이 꼬이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새로운 역할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고 조언한다.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열심히 하면 좋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라는 이야기 말이다.

나는 그때 인생의 비밀 하나를 알게 되었다. 세상에 쓸모없는 일이란 하나도 없음을,

그러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삽질이 훗날 또 어떻게 쓰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야.

개인적으로 실제적인 조언이 참 많아서 좋았다.

특히 워킹맘으로 살고 있는 나에게 선배 워킹맘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조언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 깊게 다가왔다. 내 선택이 아닌 주위의 선택에 휘둘리지 말기를, 현재의 삶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지 말기를, 그래도 힘들다면 쉰 살이 되었을 때의 나를 생각해보기를...

삶의 정답은 없다. 삶에 모습은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 길을 먼저 간 인생의 선배이자, 4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한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는 또 다른 울림이 되어 다가온다. 단지 그녀가 엄마이기 때문인 걸까?

원래 힘든 거다, 참으면 좋은 날이 온다, 이기적이 되지 말라는 등의 조언들 속에서 막막하고 답답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우리 엄마도 가끔 그런다ㅠ) 근데 저자는 그런 뻔하고 답답한 조언이 아닌 사이다 조언들을 통해 딸이 한 층 더 가벼운 마음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것 같다.

삶의 이야기, 사랑의 이야기, 인간관계의 이야기 등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가슴 가득 조언이 들어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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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시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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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솔깃한데 파격적인 전개와 결말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집니다. 처음만나는 작가인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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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역사 속 28가지 스캔들 테마로 읽는 역사 3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영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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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프랑스 혁명을 다룬 만화로 된 세계사 책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사치의 대명사라고 알고 있었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사실이 실제와는 다르게 우리의 기억 속에는 상당히 왜곡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했던 이야기들(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 등)이나 행동들에 만들어낸(소위 말하는 마녀사냥 식의) 것이 상당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아마 이 책 또한 나를 포함한 누군가에게는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을 것이다.

첫 번째 페이지부터 가히 경악할 만했다.

이번에도 프랑스다.ㅎㅎㅎ

프랑스혁명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소녀 잔다르크. 그녀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아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도 아니고, 기껏해야 600년 밖에 안된 역사(?)의 주인공이 사실은 그런 일을 하지도 않았고, 그런 삶을 살지도 않았다니... 어안이 벙벙했다.

물론 잔 다르크라는 여성이 살긴 했지만, 우리가 세계사 속에서 만난 그런 특별한 행동을 한 사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한 방편으로 가공한 인물이었다니... 이렇게 역사왜곡은 시작되나 보다.

물론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총 28개에 다다르는 세계사 속의 진실과 거짓 앞에서 궁금함과 허무함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로빈후드 이야기, 클레오파트라의 죽음, 모차르트의 죽음, 동방견문록에 대한 이야기, 블랙홀 이야기....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 상당히 다른 증거들에 당황스러움을 느낄 수 있겠다.

한 챕터당 1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세계사의 왜곡들을 읽으며 현재의 가짜 뉴스의 기원이 거기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카더라가 변하기도 했고, 문학 등의 작품 속에서 창작해낸 이야기들이 후세에 진짜처럼 호도되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에는 당연히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겠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사실이 진실처럼 여겨졌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바로잡기 힘든 것 아닐까?

아마 교과서에까지 실려있는 내용들을 바로잡지 않으면 그 왜곡은 계속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지 않을까?

이래저래 미스터리한 세계사 속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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