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그냥 내 마음이었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부터 모든 원인을 내 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상당했다.
과거의 실수했던 기억들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하고, 실패 앞에서 모든 원인을 다 내 잘못으로 돌리기도 했다. 덕분에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져서 누군가를 만났다가 잘 맞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 사람 말고는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순간이 되니 자책을 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나는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기도 했다. 아마 이 성향도 자책을 불러일으키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누구나 자책을 할 수 있다. 자책이 완전히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자책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스스로를 옭아매고 그 결과 스스로 무엇인가를 시도할 때마다 두려움에 사로잡히거나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때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자책감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얘기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혹시나 싶다면 서문에 심리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자책을 시작하게 된 원인을 발견하고 자책의 고리를 잘라버릴 수 있는 방법들의 실 례가 있어서 좋았다.
내 성향 중에 하나는 실패의 원인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는 것도 있다. 우선은 내 탓이 가장 강하고, 그 이후 실패의 원인 제공자를 색출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이 책의 12장에 그런 경우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어쩌면 자책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이 또한 자책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또한 스스로 만든 틀이 강하면 강할수록 자책의 늪에 빠지기가 쉽다고 한다. 그 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그 틀을 벗어난 경우를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책의 늪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나의 경우, 내려진 처방전은 스스로 상처 주는 말을 멈추라는 것(자기긍정감 갖기)이다.
스스로 깎아내리고 힐난하는 생각과 말을 멈추는 것부터가 용서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타인이 실수를 했을 때 다독여 주고, 괜찮다고 이야기하듯이 나 자신과도 그런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
또한 스스로에게 감사편지 쓰기, 무죄 선고하기, 내가 좋아하는(웃을 수 있는) 일해보기나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 리스트 적기 등도 해결 방법 중 하나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실수하기 때문에 사람이다.
수십 년간 이어온 자책의 고리를 단숨에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나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동안 너무 힘들었을 나에게 용서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