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엄마의 캠핑카 - 미대륙 9,000킬로미터 세 남매 성장기
조송이 지음 / 가디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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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임신 그리고 출산과 육아... 몇 년 사이에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리고 내가 감당해야 할 짐은 생각지도 못하게 커졌다. 일명 워킹맘이 되고 나서 매일매일이 결심의 나날들로 바뀌었다. 등원과 출근, 퇴근과 하원은 늘 한 세트로 움직여야 하고 퇴근 후 남은 집안일을 보며 때론 한숨이 푹푹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이가 하나임에도 이렇게 벅찬 하루하루가 이어지는데, 아이 셋과 함께하는 미국 일주라니...! 그것도 아빠 없이 엄마와의 여행 말이다. 어떤 원더우먼이기에, 아이 셋을 데리고 3개월간 미국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내심 궁금했다.

그녀가 여행을 선택한 계기는 버라이어티하지 않았다. 아이들과의 관계가 좀 서먹하고, 늘 나누는 대화의 한정으로 뭔지 모를 안타까움이 쌓이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아껴두었던 육아휴직 카드를 썼다. 그리고 아이 셋을 데리고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런저런 여건으로 여행지가 추려지게 되고, 결국 선택한 곳은 미국이었다. 물론 너무 바쁜 남편은 동행할 수 없다.(다행 중 하나라면 친정엄마가 함께 했다는 사실...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아이들과 함께 미국의 이곳저곳을 다니는데, 국립공원이나 캠핑 위주로의 여행이 그려지는 것 같다. 아마도 자연을 밟으며 아이들 스스로 무언가를 느끼기를 원하는 엄마의 바람이 담겨 있어서 그런 것일까?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며,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소위 "럭셔리 여행"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아이들과 24시간을 함께 하며 정말 곳곳을 실제로 경험하는 "실제 여행"이 담겨있어서 신선했다. 또한 이곳저곳 여행을 하며 저자가 느꼈던 팁도 중간중간 담겨있기 때문에 혹시 저장과 같이 RV 차를 이용한 캠핑을 준비한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 3명과 어른 2명의 여행인지라, 짐을 싸는 것부터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순간순간 어려움을 겪은 일보다는 배우고 익히고 즐거웠던 성장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보는 내내 나 또한 또 다른 교훈을 얻게 되었던 것 같다.

자녀는 떠나보내기 위해 키운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순리라 믿는다.

자녀 양육의 목적은 떠나보냄이지만 이 험한 세상에 그냥 내던져 둘 수는

없기에 잘 떠나보내려고 이토록 죽을 둥 살 둥 최선을 다해 키운다.

이번 여행도 더 멀리 안전하게 떠나보내기 위해 튼튼한 날개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리라고.

나 역시 이 말에 크게 공감한다. 하지만, 막상 아이라 하는 행동 하나부터 열까지 불안하고, 더 해주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선배 엄마의 여행기를 읽으며, 나 또한 내 아이를 진짜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 또한 생겼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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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전화영 옮김 / 직선과곡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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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셨습니까?"

갑자기 당산이 이 한마디를 듣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자신이 가장 집중하고, 마음이 쓰이는 것을 떠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 역시 이 질문을 듣고 순간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말이다.

소토마키와 우치마키라는 이름의 쌍둥이 할아버지를 만나면 당신도 이 질문을 들을 것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각자 자신이 가진 문제들 속에서 마음이 쓰이지만,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 말이다.

우연한 기회에 뭔가를 찾다가 책 속 등장인물들은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쌍둥이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던 중,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게 되고 그 순간 소용돌이와 함께 암모나이트(?) 소장이 등장한다. 각 문제에 대한 한 줄의 답변과 함께 소장이 들어간 항아리를 보다 보면 주인공에게 알맞은 무언가가 보인다. 바로 보인 그것이 그의 고민을 해결할 열쇠(아이템)가 되어주고, 함께 주는 소용돌이 캔디는 열쇠를 돕는 무언가가 된다.

그때는 기뻤다. 신고가 여느 아이와 다른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남들과 같지 않다며 불안에 떤 것이.

남들 다 하는 평범한 일을 평범하게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엄마에 입장이어서 그런지 두 번째 대학에 가지 않고 유튜버가 되겠다는 아들 신고의 문제에 답답함을 느끼는 엄마 아야코는 유명하다는 신사로 가족여행을 계획하게 되고, 남편의 갑작스러운 일정 덕분에 아들과 둘이 여행을 떠난다. 신고는 풍수점이라는 가게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한 (소원을 이뤄주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고자 엄마와의 여행을 떠난데 비해 아야코는 신고의 마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돌리고자 하는, 서로 다른 생각으로 여행을 떠난다. 풍수점을 찾다 우연히 만나게 된 소용돌이 안내소. 그리고 아야코는 쌍둥이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해결된 듯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선물로 받은 캔디를 받고 밖으로 나오자 눈앞에 풍수점이 있다. 그런데, 감쪽같이 사라진 안내소를 보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나온 것 같은데 거의 흐르지 않은 시간에 내심 안도하기도 한다.

다음날 소용돌이 캔디를 주머니에 넣은 채, 쇼핑몰에 갔다가 우연히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를 발견한다. 아이에게 전날 받은 캔디를 주려다가 너무 어린 듯싶어 이미 뜯은 사탕을 자신의 입에 넣는다. 그 순간 울던 아이에게서 자신의 아들 신고의 어릴 적 모습을 보게 된 아야코. 잠깐이지만 신고를 키우며 처음 먹었던 자신의 옛 기억을 찾게 된다. 과연 아야코는 신고의 진로를 자신의 생각대로 바꿀 수 있을까?

시간도, 내용도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미묘하게 연결되는 무언가가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도 이런 고민을 해결할 시작점이 될 소용돌이 안내소가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생겼다. 사실 소용돌이 안내소에서 하는 일은 어찌 보면 크지 않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해결점은 결국 본인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좀 더 극적으로 일깨워줄 뿐이다. 하지만 때론 그런 동기부여나 변곡점이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쌍둥이 할아버지와 암모나이트 소장님이 있는 소용돌이 안내소를 나 역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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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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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평생 엄마의 어떤 마음은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늘 내 뒷수습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지금도 집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레 나는 엄마에게 SOS를 한다. 스스로 해결해야지 생각하지만, 왠지 엄마의 손이 닿으면 어렵고 낯선 문제도 쉽게 해결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얼마 전 마음이 수습 안될 정도로 힘든 날이었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런 얼굴로, 이런 감정으로 아이 하원은 도저히 시킬 수 없을 것 같아 결국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나마 거리상으로 더 가까이 있던 아빠가 아이를 하원 시키고, 나는 지하철 한 정거장을 일찍 내려 잠깐의 마음 다독임의 시간을 가졌다. 집에 돌아가 엄마를 보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는 그런 나를 포근히 안아주며 기도해 주셨다. 성인임에도, 아이를 낳은 엄마임에도 나는 어린아이처럼 엄마 품에서 한동안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엄마가 해주는 반찬을 먹으며, 감정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딸에게 엄마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을 들게 만드는 존재다. 물론 엄마에게 딸도 그런 존재일 테지만...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인생이 눈에 들어왔다. 집안일도 당연히 엄마가 해야 하는 것이라는 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다 결혼을 했다. 근데 막상 살아보니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모든 게 엄마의 시간이고 눈물이고 땀이었다.

엄마도 나처럼 하고 싶은 게 참 많았을 텐데... 엄마도 힘들고 마음이 어려울 때가 많을 텐데...

엄마의 엄마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계시지 않기에, 엄마는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엄마와 딸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한 엄마. 아이들을 못 보고 사는 시간들이 엄마에게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젊은 시절 누구보다 꾸미기를 좋아했던 엄마. 옷장 가득 색색의 예쁜 옷과 구두. 립스틱... 그런 엄마가 귀농을 하면서 엄마 장롱 안에 들어있는 옷은 저자가 입다가 처분하려던 옷뿐이라는 사실에 몹시 당황한다. 엄마의 재혼. 엄마와 사는 남자라는 생각에 재혼에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새아버지가 생기니 저자는 불편하고 감정이 편하지 않다. 그런 딸과 남편 사이에서 속이 썩는 엄마. 오랜만에 장만한 새 옷의 색이 예쁘다는 외할머니의 말에 바로 벗어 드리는 엄마. 그 옷을 사면서 며칠을 고민해놓고 선뜻 벗어주는 엄마를 보며 화가 치밀어 오르는 딸. 친정에 가면 좀 쉬었으면 싶지만, 걸레부터 찾아들고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일하는 엄마...

저자는 그런 엄마와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엄마를 향한 감정을 드러낸다. 엄마 앞에서는 툴툴대고, 화도 냈지만 그건 민망함과 미안함의 다른 표현이었다는 사실. 엄마도 알고 있겠지? 엄마도 알아야 할 텐데...

제목처럼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엄마의 시간을, 엄마의 모든 것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 나도 엄마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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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중용 - 수양과 덕치의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증자.자사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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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중. 고등학교 6년 동안 한문 수업이 있었다. 나름 좋아했던 과목이지만, 외우는 게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나마 수업 시간을 통해 두보의 시나 사자성어, 유명한 문장 등을 배웠지만 시간이 꽤 흐른 지금에서 기억나는 문장은 많지 않았다.

우리 말로 이 책을 옮긴 김원중 단국대 교수의 책은 논어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긍정적이지 않은 이미지의 유교와 공자에 대한 이미지를 상당히 바꿔준 책으로 기억에 오래 남아있었다. 이번에 만나게 된 대학과 중용은 이름만 익숙하지, 실제 내용은 읽어보지 못했었는데 좋은 기회에 만나게 되었다. 물론 김원중 교수가 옮긴 책인지라 내심 기대도 되었다.

대학(大學)은 경과 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사실 이 분류는 성리학자 주희가 증자가 서술한 대학에 주석을 붙이고 교정한 것이다. 경은 공자가 말한 '대학의 도'를 증자가 서술한 것이 담겨있고, 전은 증자의 말을 그의 제자들이 다시 기록한 것이다. 사실 대학이라는 책의 주된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화롭게 한다.

 

뒤로 갈수록 큰 개념이 되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대로 닦지 못한 사람은 결국 큰일을 할 수 없다는 개념을 토대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바로 대학에 담겨있는 것이다. 사실 다른 대학의 역본을 읽어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 없지만, 김원중 교수의 버전에서는 과거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친과 신)에 대해서도 주해를 통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어서 깊이 있게 대학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번째 고전인 중용(中庸)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중용은 예기 49편 중 31편에 수록되어 있다가 후에 분리되어 나온 책으로, 자사가 서술했다. 근데 이 자사는 공자의 손자이다. 중용 역시 주희에 의해 재편되어 서술되었다. 대학이 실천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비해, 중용은 내적인 부분에 대한 수양을 주로 언급한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대학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중용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중용의 주된 이야기는 대학에서 언급하는 "수신"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목처럼 마음을 지키고, 휘둘리지 않는 군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서술하고 이따 보니 대학에 비해 오히려 우리 삶에 더 깊은 접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자면 중용 20장에는 이런 이야기가 들어있다.

아래 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얻어서 다스릴 수 없습니다.

중용을 읽으며, 요즘 우리의 모습이 겹쳐졌다. 과거에는 카리스마 있고, 자신의 의지대로 모든 것을 휘두르는 성향의 리더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인정받는 리더는 소통하고, 절제할 줄 알며 모두에게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중용에도 어리숙해 보이고, 때론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내면의 힘을 키우고 스스로를 삼갈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중용을 이루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상당히 오래된 고전이지만 우리의 현실에 꼭 맞는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누구나 한 번은 꼭 접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더욱 일독을 권한다.

"본 서평은 부흥카페 서평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2885)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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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 2020년 제1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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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특이하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학창시절 액자식 구성이라는 내용을 배웠는데, 이 책이 딱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심 반가웠다. "떠나는"이라는 문구가 계속 궁금증과 왠지 마음에 걸렸는데, 책을 펴고 보니 "떠나는"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였다고나 할까?

호펜타운 반디멘 재단의 도서관.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도서관이 문을 닫게 되었다. 반디멘 재단은 클라우스 반디멘이라는 운송회사 사장이 은퇴 즈음 기부한 돈으로 만들어진 재단인데, 총 156개의 도서관이 있다. 특이한 것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소장 도서를 결정했다는 데 있다. 가령 호숫가 근처의 경우는 운하 운영, 운송에 대한 책을 특화 시켜 소장하고 있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특성을 찾지 못하는 지역들의 경우는 재단 위원회 회의를 통해 장서의 주제를 결정한다. 그렇게 호펜타운 도서관이 받은 주제는 "어디에도 없는 책들을 위한 도서관" 이었다.

너무 특이해서 이게 무슨 뜻일까 싶기도 하지만, 실제 타 도서관에서는 만날 수 없는 책들(가령 세계 유일의 희귀본이나 출판되지 않은 사가본 같은 책)이 다수 소장되어 있다. 물론 사가본이 소장된 이유 중에는 재정적인 이유로 기증을 받았다는 이유가 컸지만 말이다.

문제는 그런 희귀본을 소장했던 호펜타운 도서관이 문을 닫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사가본을 비롯해 많은 책을 기증했던 기증인들에게 연락을 해 본인들의 책을 다 찾아갔지만 유일한 한 사람. 빈센트 쿠프만의 경우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빈센트 쿠프만이 기증한 책들을 정리해서 서술한 이야기다.

책 안에 또 다른 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작가의 상상력으로 등장한 책 들이니), 읽다 보면 한번 즈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도 있다. 물론 중간중간 도서관 이야기나 함께 일한 직원 혹은 도서관 방문자들의 이야기도 등장해서 그런지, 마치 이런 도서관이 실제로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장편소설이라는 글자를 봤음에도, 왠지 이 책에 등장하는 책이나 저자들의 이야기들이 너무 짜임새 있게 담겨있다보니 자꾸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작가의 상상력이 가득 담겨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도서관을 찾은 사람들, 도서관을 가꾸었던 사람들의 심정이 눈에 보여서 나 역시 도서관이 사라지는 것이 마냥 아쉬웠다. 또한 우연한 만남이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는 도서관에서의 이야기를 맛볼 수 있어서 즐겁기도 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도서관. 누구에게나 그런 도서관이 하나 즈음 있지 않을까? 오랜 기간 다니면서 익숙해진 나만의 도서관 말이다. 책을 통해 그런 도서관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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