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전화영 옮김 / 직선과곡선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멀어지셨습니까?"

갑자기 당산이 이 한마디를 듣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자신이 가장 집중하고, 마음이 쓰이는 것을 떠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 역시 이 질문을 듣고 순간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말이다.

소토마키와 우치마키라는 이름의 쌍둥이 할아버지를 만나면 당신도 이 질문을 들을 것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각자 자신이 가진 문제들 속에서 마음이 쓰이지만,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 말이다.

우연한 기회에 뭔가를 찾다가 책 속 등장인물들은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쌍둥이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던 중,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게 되고 그 순간 소용돌이와 함께 암모나이트(?) 소장이 등장한다. 각 문제에 대한 한 줄의 답변과 함께 소장이 들어간 항아리를 보다 보면 주인공에게 알맞은 무언가가 보인다. 바로 보인 그것이 그의 고민을 해결할 열쇠(아이템)가 되어주고, 함께 주는 소용돌이 캔디는 열쇠를 돕는 무언가가 된다.

그때는 기뻤다. 신고가 여느 아이와 다른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남들과 같지 않다며 불안에 떤 것이.

남들 다 하는 평범한 일을 평범하게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엄마에 입장이어서 그런지 두 번째 대학에 가지 않고 유튜버가 되겠다는 아들 신고의 문제에 답답함을 느끼는 엄마 아야코는 유명하다는 신사로 가족여행을 계획하게 되고, 남편의 갑작스러운 일정 덕분에 아들과 둘이 여행을 떠난다. 신고는 풍수점이라는 가게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한 (소원을 이뤄주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고자 엄마와의 여행을 떠난데 비해 아야코는 신고의 마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돌리고자 하는, 서로 다른 생각으로 여행을 떠난다. 풍수점을 찾다 우연히 만나게 된 소용돌이 안내소. 그리고 아야코는 쌍둥이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해결된 듯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선물로 받은 캔디를 받고 밖으로 나오자 눈앞에 풍수점이 있다. 그런데, 감쪽같이 사라진 안내소를 보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나온 것 같은데 거의 흐르지 않은 시간에 내심 안도하기도 한다.

다음날 소용돌이 캔디를 주머니에 넣은 채, 쇼핑몰에 갔다가 우연히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를 발견한다. 아이에게 전날 받은 캔디를 주려다가 너무 어린 듯싶어 이미 뜯은 사탕을 자신의 입에 넣는다. 그 순간 울던 아이에게서 자신의 아들 신고의 어릴 적 모습을 보게 된 아야코. 잠깐이지만 신고를 키우며 처음 먹었던 자신의 옛 기억을 찾게 된다. 과연 아야코는 신고의 진로를 자신의 생각대로 바꿀 수 있을까?

시간도, 내용도 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미묘하게 연결되는 무언가가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도 이런 고민을 해결할 시작점이 될 소용돌이 안내소가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생겼다. 사실 소용돌이 안내소에서 하는 일은 어찌 보면 크지 않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해결점은 결국 본인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좀 더 극적으로 일깨워줄 뿐이다. 하지만 때론 그런 동기부여나 변곡점이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쌍둥이 할아버지와 암모나이트 소장님이 있는 소용돌이 안내소를 나 역시 만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