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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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평생 엄마의 어떤 마음은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늘 내 뒷수습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지금도 집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레 나는 엄마에게 SOS를 한다. 스스로 해결해야지 생각하지만, 왠지 엄마의 손이 닿으면 어렵고 낯선 문제도 쉽게 해결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얼마 전 마음이 수습 안될 정도로 힘든 날이었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런 얼굴로, 이런 감정으로 아이 하원은 도저히 시킬 수 없을 것 같아 결국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나마 거리상으로 더 가까이 있던 아빠가 아이를 하원 시키고, 나는 지하철 한 정거장을 일찍 내려 잠깐의 마음 다독임의 시간을 가졌다. 집에 돌아가 엄마를 보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는 그런 나를 포근히 안아주며 기도해 주셨다. 성인임에도, 아이를 낳은 엄마임에도 나는 어린아이처럼 엄마 품에서 한동안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엄마가 해주는 반찬을 먹으며, 감정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딸에게 엄마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을 들게 만드는 존재다. 물론 엄마에게 딸도 그런 존재일 테지만...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인생이 눈에 들어왔다. 집안일도 당연히 엄마가 해야 하는 것이라는 못된 생각을 가지고 살다 결혼을 했다. 근데 막상 살아보니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모든 게 엄마의 시간이고 눈물이고 땀이었다.

엄마도 나처럼 하고 싶은 게 참 많았을 텐데... 엄마도 힘들고 마음이 어려울 때가 많을 텐데...

엄마의 엄마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계시지 않기에, 엄마는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엄마와 딸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한 엄마. 아이들을 못 보고 사는 시간들이 엄마에게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젊은 시절 누구보다 꾸미기를 좋아했던 엄마. 옷장 가득 색색의 예쁜 옷과 구두. 립스틱... 그런 엄마가 귀농을 하면서 엄마 장롱 안에 들어있는 옷은 저자가 입다가 처분하려던 옷뿐이라는 사실에 몹시 당황한다. 엄마의 재혼. 엄마와 사는 남자라는 생각에 재혼에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새아버지가 생기니 저자는 불편하고 감정이 편하지 않다. 그런 딸과 남편 사이에서 속이 썩는 엄마. 오랜만에 장만한 새 옷의 색이 예쁘다는 외할머니의 말에 바로 벗어 드리는 엄마. 그 옷을 사면서 며칠을 고민해놓고 선뜻 벗어주는 엄마를 보며 화가 치밀어 오르는 딸. 친정에 가면 좀 쉬었으면 싶지만, 걸레부터 찾아들고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일하는 엄마...

저자는 그런 엄마와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엄마를 향한 감정을 드러낸다. 엄마 앞에서는 툴툴대고, 화도 냈지만 그건 민망함과 미안함의 다른 표현이었다는 사실. 엄마도 알고 있겠지? 엄마도 알아야 할 텐데...

제목처럼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엄마의 시간을, 엄마의 모든 것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엄마! 나도 엄마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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