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행복 톤 텔레헨의 어른을 위한 철학 동화
톤 텔레헨 지음, 김고둥 그림, 유동익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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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접하는 톤 텔레헨의 동화다. 찾아보니 이 책을 비롯하여 여러 권의 어른을 위한 철학동화를 쓴 작가였다. 참고로 이 책은 고슴도치의 소원의 후속작이란다.


 아는 분이 고슴도치를 몇 년 기르셔서, 실제 고슴도치를 본 적이 있다. 고슴도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달라서 사실 좀 놀랐었다. 내가 본 고슴도치는 성체가 아니어서 그런지, 고슴도치의 바늘도 날카롭지 않았고, 크기도 크지 않았다. 근데 코는 돼지코같이 생겨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


 어른을 위한 철학동화답게, 내용 전체가 술술 넘어가지는 않는다. 아리송한 표현들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들도 더러 있다. 동화처럼 앞 이야기가 계속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도 않는다. 그리고 뻔한 이야기같이 느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다른 동물들이 부러운 고슴도치는 자신의 얼굴에 생긴 주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문제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집중하면 할수록 행복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 고슴도치는 자신의 가시도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하루는 가시 하나를 떼어내고 주위의 동물들에게 광고를 한다.  "고슴도치의 가시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나눠드립니다." 이 한마디에 많은 동물들이 고슴도치의 집을 찾아온다. 동물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고슴도치의 가시를 원했다. 동물들의 반응에 고슴도치는 가시를 나눠주지 않기로 결심한다. 도둑놈 심보(?)라고 볼 수 있지만, 타인의 반응과 행동, 말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알았다고 해석하고 싶다.



행복한 삶을 원하는 고슴도치는 책도 쓰고, 고민도 하고, 후회도 한다. 다람쥐만 찾아오면 안 해도 될 말은 잔뜩 하고, 해야 할 말은 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라 이불 킥(?)을 하기도 한다.  대신 후회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자신의 마음을 침묵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써 내려간다. 모두에게 침묵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그렇다고 고슴도치가 모두에게 퍼주기만 하는 건 아니다. 자신을 옷걸이로 지칭하면서 자신의 파티에 와서 옷걸이로 있어달라는 편지에 제대로 거절을 하기도 한다. 


 사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마음이 바뀌는 고슴도치를 보면서 "왜 이럴까?" 싶었는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누군가 자신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내 모습에 주눅이 들기도 한다. 


 고슴도치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런 자신을 수용하는 이중적인 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갔던 책이었던 것 같다. 가시로 뒤덮인 내 모습에 위축되고, 마음에 들지 않아 하지만 그럼에도 나를 이해해 주고 기억해 주는 친구들이 있어 고슴도치는 조금씩 자신만의 행복을 찾게 된다.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모든 모습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때론 위축되고, 때론 우울할 때도 있지만 그런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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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력 초격차를 만드는 AI 프롬프트 실무 활용법
김용무.신주일 지음 / 대림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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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AI 정말 필요한가?


  스타트업 회사에 재직 중이다. 내가 일하는 영역은 기획이나 마케팅 부서가 아니어서 AI 활용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AI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결국 AI의지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당연히 고민하지 않고, 바로 AI에 맡기면 결국 자신의 능력 개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업 팀들이 다양한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것을 자주 본다. 회사 차원에서 유료로 AI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AI 활용도가 높은 사람을 선호하고, 그렇게 공고문에 기재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표를 비롯해서 직원들이 내놓는 성과를 볼 때 나쁘지 않다. 시간 활용도 자체가 월등히 빠르긴 하니까 말이다. 




AI를 어떻게 써야 할까?


 사실 처음 AI를 접했을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 일을 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도권이 바로 나에게 있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써먹어야 잘 써먹는 것일까? AI의 언어와 사람의 언어는 다르다. 핵심은 AI의 답을 끌어낼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도 AI의 답변은 달라질 수 있다.



 AI를 활용해 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각 문제에 대해 어떤 방식을 활용하여 질문할지를 알려준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어떤 그물을 써서 어떻게 잡아야 내가 원하는 물고기를 잡는지에 대해 알려주기에, 물고기도 잡아준다. 각 장의 말미에 있는 QR코드를 활용하면 바로 해당 내용을 직접 복사하여 붙여 넣어서 활용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다가 일 머리가 생겼다.


대표랑 한판 제대로 하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전에 일하던 대표는 TMI가 무척 길었다. 덕분에 시간은 걸렸지만, 업무를 파악하는 데 나름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 방식에 적응을 했나 보다. 새로 온 대표는 냉철하고 정확하다. 근데, 공유를 너무 안 한다. 오히려 다른 사업 팀을 통해 내 업무를 전해 들은 적이 훨씬 많다. 이번에도 대표는 별다른 설명 없이 내게 업무를 던져주었다. 당연히 내게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만 확인하고 보고를 했다. 


그때 대표의 한마디?


 그래서 솔루션은? 무조건 안된다는 말 말고, 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나요? 억울했다. 근데 이 책에 똑같은 사례가 등장한다. 팀장의 '이 정도면 알아들었겠지.'와 대리의 ' 설명도 제대로 안 해주면서 어떻게 팀장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나?'다. 그리고 책 안에는 팀장의 마음속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AI를 활용해서 말이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은?


- AI를 써야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사람.

- AI를 통해 좀 더 디테일하고 제대로 된 보고서를 만들고 싶은 직장인.

- 성과와 시간 두 마리 토끼를 다잡고 싶은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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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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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리즈 책을 좋아한다.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전부는 아니지만 여러 권을 만난 적이 있었다. 사실 이 책은 세계사와 미술사가 합쳐진 책이다 보니 더 관심이 갔다. 명화나 미술을 어려워하는 편이다 보니, 일 년에 한 권 이상 미술서적을 읽자는 목표를 잡은 지 5년이 넘었다. 덕분에 이제는 종종 눈에 들어오는 명화들이 생겼다. 


근데 명화가 세계사를 바꿨다는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실 서문을 읽으면서 궁금증은 기대로 바뀌었다. 저자 역시 이 부분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을 정도다. 가령 그중 몇 개의 질문을 적어보자면...!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 페르메이르 집안의 3년 치 빵값으로 팔려 빵집 광고로 활용됐다는데?


피카소가 끊임없이 파격적인 기법을 탐구하고 창조한 이유가 사진의 등장으로 화가의 밥줄이 끊어질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었다고?




 이 두 개의 질문만 읽어도 호기심이 가파르게 솟아난다. 아니 거장 중에 거장인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 고작 3년 치 빵값이라고?(근데 3년 치 빵값이면 얼마일까? 아무리 커도 현존 그림의 값어치에는 훨씬 못 미치는 건 사실일 테니 말이다.)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등장하면서 어느 소설책보다도 더 빠르게 페이지터너가 될 수 있는 역사책이라니! 

나처럼 궁금해서 현기증이 나는 독자들을 위해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가볍게 이야기하자면, 우선 3년 치 빵값으로 퉁치고 페르메이르는 저 그림을 빵집으로 보낸 것이 사실이다. 당시 페르메이르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그림의 여인이 만드는 것은 맥주를 발효시켜 만든 푸딩이었다. (우유를 넓은 그릇에 따르고 있기에) 그리고 푸딩은 딱딱하게 굳은 빵을 넣어서 만드는데 당시 네덜란드의 푸딩은 마치 영국의 오트밀이나 홍콩의 콘지처럼 국민 식사로 알려진 음식이었다고 한다. 빵을 만들어 파는 빵집에 이 그림이 걸려있다는 것은 지금으로 보자면 확실한 광고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당시도 페르메이르는 유명한 화가였다.)


 화가들이 생계를 걱정하게 된 중요한 계기는 바로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는데, 그런 현실에 발 빠르게 대응한 사람들이 바로 네덜란드 화가들이었다. (네덜란드는 프로테스탄-개신교-이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살기 위해 성화가 아닌 자연물과 주변의 인물들을 그림으로 옮겨오게 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멋진 풍경과 정물화가 당연한 회화의 일종이지만 당시에는 풍경은 말 그대로 뒷배경에 불과했다고 한다. 


 당연히 페르메이르가 그린  우유를 따르는 여인(하녀로 추정) 역시 당시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미술계에서는 말도 안 되는 그림으로 치부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 네덜란드에 대한 역사를 만나봐서 그런지, 페르메이르나 렘브란트 이야기에 더 눈이 많이 갔다. 네덜란드의 미술계는 위기를 결국 기회로 바꾸었고, 17세기에만 600만 점의 회화가 그려졌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집집마다 그림이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빼곡한 그림 속에서 살았을 것 같아서 부럽기도 하다.


 그 밖에도 르네상스 붐에 큰 영향을 준 메디치가의 예술에 대한 열성적인 후원의 숨은 뜻이 있다는 사실! 폴 뒤랑뤼엘의 마케팅 덕분에 인상주의 회화의 가치가 높아진 이야기 등 어느 하나 그냥 넘어갈 만한 이야기가 없었다.


 역사의 진실이지만, 마치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명화에 대한 이미지가 있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당시는 각광받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무척 빈곤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들의 작품이 훗날이라도 제대로 조명되어서 다행이다 싶다. 흥미로운 명화 속에 담겨있는 세계사 이야기!! 덕분에 지적 호기심이 많이 충족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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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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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에리사와 센 시리즈다. 이미 『매미 돌아왔다』를 통해 만난 적 있는, 곤충 애호가 에리사와 센은 곤충을 만날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는 열혈 곤충 애호가다. 덕분에 엉뚱한 그의 치기는 그를 노숙자로 보기도 하고,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기도 한다. 



 곤충 애호가와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냥 이 책을 권할 수밖에 없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역시 곤충을 매개로 한 연작소설 느낌이 가득하다. 물론 각 이야기는 주인공이 에리사와 센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물론, 앞에 등장했던 사건들이 적절하게 섞여있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된 단편집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겠다. 이 책의 제목 역시 첫 번째 등장하는 작품의 제목과 같다. 


 에리사와 센이라는 캐릭터는 볼수록 특이하고 신선하다. 우선 그는 곤충 애호가다. 과연 곤충을 찾아 공원도 가고, 산도 가고, 교회의 묘지도 간다. 이 정도면 애호가라기보다는 매니아 혹은 곤충 오타쿠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이상한 것은 그가 곤충을 찾아간 곳에서는 꼭 미스터리한 사고들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놀라운 것은 분명 책에 등장하는 것은 살인사건이 분명한데, 그가 풀어내는 사건의 진실은 지극히 평온하다. 보통의 추리소설에서 느껴지는 급박함이나 절박함이 책에는 딱히 없다. 그에게 더 절박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탐정보다도 더 눈썰미가 있고, 주변을 보고 추리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이쯤이면 차라리 탐정을 직업으로 가지는 게 어떨까 싶을 정도다.


 책에 등장한 사건 중에 기억에 남는 사건은 바로 두 번째 등장하는 호버링 버터플라이라는 작품이다. 산푸른부전나비를 찾아 아마쿠나이 산으로 향한 에리사와 센은 그곳에서 마루에라는 여성을 만난다. 남편의 뜻을 이어 산을 보호하는 일을 하는 그녀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에리사와와 마주친다. 침엽수 숲이 있는 아마쿠나이 산에 분명 산푸른부전나비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는 이 산을 선택했다. 며칠 전 비가 내렸기에 땅이 질퍽하고 아직 진흙탕이 많은 데다가 물을 머금은 계곡 경사가 위험하기에 마루에는 그에게 조언을 해준다. 물론 자연을 훼손하지 말기를, 잡은 생물은 꼭 보고 놓아주기를 덧붙인다.


 그와 헤어져 길을 가던 마루에는 진한 향을 풍기는 한 여성을 마주한다. 등산 경험이 없어 보이기에 충고를 하려고 하다가, 이어폰으로 귀까지 막는 걸 보고 마음을 접은 마루에는 들토끼코스를 따라 산책로를 걸어 올라간다. 그리고 전망대 사당의 모금함을 들여다보다가 고원 관리를 위탁받은 NPO 법인인 아마쿠나이클럽 사람인 무코야마를 마주하게 된다. 무코야마는 산양 코스는 난간을 새로 칠해야 하기에 다른 코스로 내려가라는 말을 전하고 차로 돌아간다. 주차장을 닫을 시간이 되었기에 서둘러 길을 나선 마루에는 주차장에서 다시금 에리사와를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버스가 끊길 시간이라 마루에의 차에 동석하게 된 에리사와는 아마쿠나이클럽과 5년 전 세상을 떠난 마루에의 남편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마루에가 표시를 해서 버린 캔을 본 에리사와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까지 이야기하게 된다. 한편, 아마쿠나이클럽이 꾸미고 있는 일을 이야기하다가 뭔가 석연치 않은 사실을 깨닫게 된 에리사와. 무코야마가 들고 있던 가방에 들어있는 것이 캔이 아니고, 누군가의 사체일 거라는 그의 추리는 순간 분위기를 공포로 치닫게 만든다. 과연 에리사와의 추리를 맞을까?


  각 작품마다 곤충이 등장하고 그 곤충은 일어난 사건과 연관이 된다. 가방이 있었던 무코야마의 차에서 그토록 찾던 산푸른부전나비를 발견하게 되는 에리사와. 사람이 죽으면 나비가 된다는 이야기가 마지막을 장식하듯, 에리사와가 찾아 나선 곤충과 사건의 연관성은 마치 곤충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에리사와를 끌어들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장치로 보여서 꽤 흥미로웠다. 과연 에리사와 센의 다음 사건과 곤충이야기는 계속될까? 또 새로운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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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사라진 시간을 걷다 - 문학과 예술이 태어난 곳으로 떠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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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문 여행자라는 제목이 낯이 익다. 알고 보니, 4년 전 읽었던  『인문여행자,  도시를 걷다』의 저자의 후속작이었다. 오래된 기억에 어설프게 자리 잡았던지라, 표지만 얼추 기억이 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쓴 전작의 서평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맞다! 이런 내용이 있었지! 책의 날에 대한 내용을 떠올리며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이번 책에도 저자의 다양한 여행기 속에 각 분야의 지식들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읽고 있는 책 중에 여행과 위인전이 합해진 시리즈가 있다.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가 거닐었던 나라와 도시를 걸으며 마주하는 감상과 그곳에서 있었던 일이 여행기처럼 펼쳐져서 참 좋아한다.(사진이나 지도도 첨부되니 더 좋았다.) 이 책 역시 그렇다. 다른 점이라면, 각 분량이 길지 않다는 정도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고 다양한 곳을 다니며 그곳과 관련된 인물 혹은 사건, 장소들을 떠올리려면 참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겠다 싶기도 하다. 또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작가와 그의 작품 속 배경이 된 곳들을 다니고, 세계의 다양한 건축들을 다니고, 음악, 미술, 음식부터 자연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은 심히 다양하다. 익숙한 이름이 등장하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낯선 내용이 나오면 흥미가 생긴다. 앞에서 설명한 여행기를 통해 이미 조금 더 깊이 만났던 페소아나 헤밍웨이를 읽으면서도 새로운 내용들이 눈에 띈다. 가량 페소아의 이름 뜻이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나 타지마할을 건설한 황제 샤 자한이 아버지로부터 왕위를 빼앗았고, 본인 또한 아들에게 왕위를 빼앗겼다는 사실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며 궁금하거나 가보고 싶은 곳들이 여럿 생겼다. 그중 하나는 중국 상하이의 페어몬트 피스 호텔이었다. 그곳에 가면 올드 재즈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는데, 특이한 점이라면 멤버들의 평균 나이가 85세, 400세가 넘는 노령의 재즈맨들의 공연이란다. 특히 이 공연은 인기가 많아서 빈자리가 잘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싶어졌다.


  책 안에는 우리나라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제주도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있는 추사관이나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청산도의 풀 무덤인 초분이 궁금하다. 사실 청산도는 많이 들어봤는데, 초분이라는 풀 무덤은 처음 들어보았다. 제주도의 돌무덤을 처음 보고 무척 신기했는데, 초분 역시 그런 것 같다. 나라에서는 초분을 막지만, 그런 무덤을 쓰는 이유가 있을 터다. 책에서는 초분은 본장에 앞서 치르는 일차장으로, 옛사람들은 죽은 육신을 그대로 묻으면 땅이 오염된다고 생각해서 세골장 형식으로 3년 정도 살이 썩어 없어진 후 뼈만 골라 다시 묻는 초분을 썼다고 한다. 


 길지 않은 글 속에 사진들이 곁들여진다. 직접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많지 않은 사진이 곁들여지니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집중할 수 있기도 했던 것 같다. 책 속의 글은 마치 에세이와 철학서를 합쳐놓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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