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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라이트와 유인등 ㅣ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에리사와 센 시리즈다. 이미 『매미 돌아왔다』를 통해 만난 적 있는, 곤충 애호가 에리사와 센은 곤충을 만날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는 열혈 곤충 애호가다. 덕분에 엉뚱한 그의 치기는 그를 노숙자로 보기도 하고,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기도 한다.
곤충 애호가와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냥 이 책을 권할 수밖에 없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역시 곤충을 매개로 한 연작소설 느낌이 가득하다. 물론 각 이야기는 주인공이 에리사와 센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물론, 앞에 등장했던 사건들이 적절하게 섞여있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된 단편집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겠다. 이 책의 제목 역시 첫 번째 등장하는 작품의 제목과 같다.
에리사와 센이라는 캐릭터는 볼수록 특이하고 신선하다. 우선 그는 곤충 애호가다. 과연 곤충을 찾아 공원도 가고, 산도 가고, 교회의 묘지도 간다. 이 정도면 애호가라기보다는 매니아 혹은 곤충 오타쿠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이상한 것은 그가 곤충을 찾아간 곳에서는 꼭 미스터리한 사고들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놀라운 것은 분명 책에 등장하는 것은 살인사건이 분명한데, 그가 풀어내는 사건의 진실은 지극히 평온하다. 보통의 추리소설에서 느껴지는 급박함이나 절박함이 책에는 딱히 없다. 그에게 더 절박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탐정보다도 더 눈썰미가 있고, 주변을 보고 추리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이쯤이면 차라리 탐정을 직업으로 가지는 게 어떨까 싶을 정도다.
책에 등장한 사건 중에 기억에 남는 사건은 바로 두 번째 등장하는 호버링 버터플라이라는 작품이다. 산푸른부전나비를 찾아 아마쿠나이 산으로 향한 에리사와 센은 그곳에서 마루에라는 여성을 만난다. 남편의 뜻을 이어 산을 보호하는 일을 하는 그녀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에리사와와 마주친다. 침엽수 숲이 있는 아마쿠나이 산에 분명 산푸른부전나비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는 이 산을 선택했다. 며칠 전 비가 내렸기에 땅이 질퍽하고 아직 진흙탕이 많은 데다가 물을 머금은 계곡 경사가 위험하기에 마루에는 그에게 조언을 해준다. 물론 자연을 훼손하지 말기를, 잡은 생물은 꼭 보고 놓아주기를 덧붙인다.
그와 헤어져 길을 가던 마루에는 진한 향을 풍기는 한 여성을 마주한다. 등산 경험이 없어 보이기에 충고를 하려고 하다가, 이어폰으로 귀까지 막는 걸 보고 마음을 접은 마루에는 들토끼코스를 따라 산책로를 걸어 올라간다. 그리고 전망대 사당의 모금함을 들여다보다가 고원 관리를 위탁받은 NPO 법인인 아마쿠나이클럽 사람인 무코야마를 마주하게 된다. 무코야마는 산양 코스는 난간을 새로 칠해야 하기에 다른 코스로 내려가라는 말을 전하고 차로 돌아간다. 주차장을 닫을 시간이 되었기에 서둘러 길을 나선 마루에는 주차장에서 다시금 에리사와를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버스가 끊길 시간이라 마루에의 차에 동석하게 된 에리사와는 아마쿠나이클럽과 5년 전 세상을 떠난 마루에의 남편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마루에가 표시를 해서 버린 캔을 본 에리사와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까지 이야기하게 된다. 한편, 아마쿠나이클럽이 꾸미고 있는 일을 이야기하다가 뭔가 석연치 않은 사실을 깨닫게 된 에리사와. 무코야마가 들고 있던 가방에 들어있는 것이 캔이 아니고, 누군가의 사체일 거라는 그의 추리는 순간 분위기를 공포로 치닫게 만든다. 과연 에리사와의 추리를 맞을까?
각 작품마다 곤충이 등장하고 그 곤충은 일어난 사건과 연관이 된다. 가방이 있었던 무코야마의 차에서 그토록 찾던 산푸른부전나비를 발견하게 되는 에리사와. 사람이 죽으면 나비가 된다는 이야기가 마지막을 장식하듯, 에리사와가 찾아 나선 곤충과 사건의 연관성은 마치 곤충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에리사와를 끌어들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장치로 보여서 꽤 흥미로웠다. 과연 에리사와 센의 다음 사건과 곤충이야기는 계속될까? 또 새로운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