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캣 냥냥 수수께끼 백과 위시캣 냥냥 백과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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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캐치티니핑 만큼이나 인기 있는 만화를 꼽자면 위시캣이 아닐까 싶다. 소원을 이뤄주는 귀여운 고양이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가는 주인공 안나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아이들이 가끔 만화를 볼 때 어깨너머로 보기도 하고, 아직 시즌이 길지 않은 신생 만화다 보니 캐치티니핑에 비해 캐릭터나 이야기 구성에 대해 낯설었는데 이 책 덕분에 등장하는 냥이들의 캐릭터를 파악할 수 있어서 아이들보다 내가 더 도움을 받았다.



 캐치티니핑의 다양한 티니핑(이래서 티니핑이 부모들 사이에서는 탕진핑이나 파산핑으로 불린다.)처럼, 위시캣에 등장하는 고양이 캐릭터도 참 많다. 물론 이 안에도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누어지니, 위시캣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푹 빠져서 읽을 것 같다.




 어린 시절 쓰던 일기장이 생각나는 블링 블링한 디자인과 색감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하드커버로 되어 있어서 소장하기도 좋고, 각 장마다 캐릭터가 등장하기에 집중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이로 하여금 만족감을 불러일으킨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한참 수수께끼에 빠져있는 큰 아이는 위시캣 캐릭터와 수수께끼의 조합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표지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이미 아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자신의 책임을 표시하는 네임 스티커를 떡하니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시 읽는 데 일주일가량이 걸렸다. 책이 배송되어 온 날 바로 책가방에 넣어서 학교 가서 친구들과 같이 보겠다고 했다.(결국 사정해서 책을 돌려받았다...ㅎㅎㅎ 엄마 서평 써야 하거든....!) 




 그냥 흥미로운 수수께끼나 난센스 퀴즈만 담겨있다면 지극히 흥미 유도 정도에 그치겠지만, 각 문제 아래에는 똑똑 상식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상식을 전달해 준다. 보기가 있는 문제도 있고, 초성으로 맞추는 문제도 있다. 또 중간중간 미로 찾기나 다른 그림 찾기처럼 다양한 활동들이 곁들여져 있기에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성인인 내가 봐도 놀랄만한 문제나, 생각보다 어려운 상식 문제들도 담겨있다. 오히려 수수께끼를 풀면서 관심이 생겨 다른 영역까지 넓혀져 나가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각 문제의 답은 각장에 오른쪽 끝에 거꾸로 쓰여있다. 고학년이라면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초등 저학년까지는 궁금증을 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어린 시절에도 수수께끼를 참 좋아했었는데, 부모가 되어서 수수께끼를 보니 또 내가 어렸을 때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우선 재미있게 읽으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굳어진 생각의 방향을 유연하게 바꿔줄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아이와 함께 위시캣 냥냥 수수께끼 백과를 통해 함께 문제를 풀고 이야기의 지경을 넓혀가는 것은 어떨까? 아이스 브레이크로 활용해도 좋겠고, 아이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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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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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신뢰가 생긴 저자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최재천 교수인데, 그의 이름이 감수에 들어있으면 다른 책 보다 더 관심이 간다. 그동안의 저자의 책들을 통해 내 나름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사실 저자는 인문학자나 인문학 교수가 아닌, 생물학자이자 해당 분야의 교수이다. 그럼에도 그의 책에는 인문학적 소양이 가득 느껴진다. 이 책에서 그가 과학자임에도 인문학적 지식이 풍부한 이유를 바로 어린 시절 읽었던 다양한 책들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책 속의 글도 참 부드럽게 읽힌다. 이쯤 되면 잘난척할만한데, 참 겸손한 필체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교육자로 우리의 삶과 교육의 전반을 아우르는 글들이 책 안에 가득하다. 우선 꾸밈이나 어렵게 꼬는 것이 없어서 참 좋았다. 꼭 옆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가득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최재천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책을 안 읽었을 것 같다. 이건 진짜 아쉬움에 적는 건데, 책 디자인이 너무 좀... 촌스럽다. 책 표지를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만들었다면 진짜 많은 독자들의 손에 잡힐 텐데... 아쉽다 정말!) 어느 장을 펴도 그렇다. 그렇다고 마냥 쉽고 좋은 장밋빛 미래만을 그리고 있지도 않다. 냉철할 때는 또 엄청 아프게 꼬집는다. 하지만 그 또한 애정이 있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구나!라는 느낌이 가득하다.



사실 저자를 잘 모른다. 저자가 연구하는 분야와 나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나는 지극히 문과적 인간이다.), 그의 책을 몇 권 만나 본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전 작이나 저자가 국립생태원 원장으로 있었을 때 출간했다는 책도 궁금해졌다. 이 책에서 저자는 책 읽기를 상당히 강조한다. 그냥 편한 책 읽기가 아닌 문외한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를 읽으라고 한다. 처음에 한 권은 진짜 뭔 소리 하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한다. 하지만 두 권, 세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단다. 그렇게 독서의 영역을 넓혀가야 진정한 독서란다. 이는 또 앞에서 말한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와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그리고 이는 또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통섭과 숙론 과도 연결되어 있다.



통섭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는데, 막상 읽고 나니 과거 내가 서가 명강 시리즈에서 읽었던 크로스 사이언스라는 책이 떠올랐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학문의 대척점이라고도 여겨지는 인문학과 과학을 넘나드는 지식적 소양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내 분야에만 그쳐서는 이제는 성공하기 힘든 것을 넘어 밥 벌이도 힘들다는 뜻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이제는 담장을 넘나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월담하면 정학을 맞았지만, 이제는 월담을 해야 창의적인 인재가 됩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감자 같은 단어가 바로 소통이 아닌가 싶다. 너도 나도 소통의 부재를 문제로 꼽는다. 근데 동물행동학을 연구한 저자는 원래 소통은 안되는 게 맞다고 이야기한다.

평생 동물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귀 기울여 온 연구자로서

이 문제에 대해 숙고한 결과는 싱겁게도 '소통은 원래 안 되는 게 정상'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란다. 내 이익을 넘어 내 목숨을 걸고 타인의 이익을 지키는 사람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소통은 원래 안 되는 것이 정상이란다. 소통에는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러면서 생물학자답게 꺼낸 이야기에는 귀뚜라미 수컷이 등장한다. 10시간 동안 오로지 짝짓기를 위해 목숨 걸고 울어대는 수컷의 목적은 암컷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이어가는 것이란다. 한두 번 해보고 소통이 안된다고 외치는 우리들에게 귀뚜라미 수컷의 경험담(?)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미래는 AI에게 직업을 빼앗기고, 정년이 사리지고 평생직장이 없어진다고들 한다. 우리의 교육은 매번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갈아치우는 현실과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각자의 다양성이 가득하던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는 똑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사회에 나온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책 곳곳에서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말한다. AI를 이용하는 사람이 되고, 다양한 지식을 쌓아서 평생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의 삶의 모습을 이어가기보다는 좀 더 새롭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체득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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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딱 하나만 가르친다면, 자기 조절 - 7세부터 13세까지 성취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
김효원 지음 / 웨일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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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 덕분에 유난히 영상을 일찍 보기 시작했던 둘째가 요즘 영상 조절을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가 어떤 행동을 해도 참지 못하고 버럭버럭 화를 내는 큰 아이의 모습도 지나갔다. 도움을 받고 싶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찔렸던 부분은 바로 내 잘못이 아이의 자기조절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나 자체도 자기조절에 참 미숙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여러 이유로 불쑥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빨리 하라며 닦달을 한다. 오늘 해야 할 분량의 숙제를 조금만 늦게 해도 아이들은 내 잔소리에 바로 노출된다. 단지 어른이라는 이유로 직접적인 제지를 받지 않는 데 비해, 아이들은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다는 차이가 있다.

​ 사실 교육이나 육아상담은 쉽지 않다. 우선 아이의 이상을 느끼고 병원이나 상담소를 찾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띠지에서도 보이듯이 오은영 박사를 비롯하여 소위 에이스라고 불리는 의료진들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예약 자체도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많은 부모들이 선택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그런 전문진들이 쓴 책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래서 육아 관련 책을 꽤 자주 읽는다. 작심삼일에 그칠 때도 많지만, 적어도 읽고 나면 며칠이라도 책에서 깨달은 부분을 적용하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 책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경우 제일 아쉬운 게, 피부로 와닿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강의나 직접적인 상담에 비해 텍스트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적인 예시들을 참 많이 담고 있다. 덕분에 전문용어들이나 다양한 용어가 등장함에도 이해의 도움을 준다. 또한 책 안에 예시와 우리 아이가 닮은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럴 경우 마치 상담을 하듯이 더 집중해서 책을 읽게 되기도 했다.

​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이 책은 전자에는 자기조절에 대한 설명과 자기조절의 5가지 영역 그리고 아이의 자기조절을 돕는 열쇠들이 나와있다. 이중 자기조절의 5가지 영역은 감정, 행동, 인지, 관계, 즐거움과 동기로 이루어지는데 각 영역의 자기조절이 안되는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예가 담겨있기에 우리 아이는 이 중 어떤 부분이 조절이 안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해당 부분은 2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코칭이 필요한 지와 연결되니 꼭 기억해두는 게 좋다. 2부에서는 구체적으로 자기조절을 하는 방법이 나온다. 특히 훈육에 관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상당수 교육학이나 육아, 상담 책에서는 훈육을 좀 부정적을 다루는 것 같기도 했는데, 저자는 훈육은 꼭 필요하고, 훈육을 할 때는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빼기 훈육(타임아웃)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다. 보통 나이를 기준으로 1분씩 준다. 5살이면 5분, 10살이면 10분 이렇게 말이다. 이 시간 동안 아이의 어떤 반응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참고로 이 방법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가능한 방법이고 한 번에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타임아웃을 실행하기 전에는 꼭 아이와 타임아웃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야 한다.(이 또한 훈육의 일종이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 책을 읽으며 아이의 기분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나 또한 아이들을 재울 시간 즈음에 보고 싶던 전자책을 읽는다. 문제는 아이가 아직 잠들지 않았을 시간부터 그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무료하기도 해서 책을 펼친다는 것이다. 아이가 그 시간에 안 자고 자꾸 나를 만지거나 끌어당기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아이 또한 그런 감정을 나를 통해 배우고, 느끼고 있었다는 생각에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 과거에 비해 화를 못 참는 시대가 되었다. 아마 영상 매체의 영향이 있겠지만, 그 모든 이유를 전가시키기 전에 부모들이 먼저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화 시켜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이보다 더 자기조절을 못하지는 않았는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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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뚜껑만 한 행복을 줄게 - 작은 것에 환호하고 별거 아닌 일에 하염없이 진지한 아이들의 와글와글 일상
은쨩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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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교사를 꿈꿨었다. 물론 수능을 망치고, 재수는 죽어도 못하겠기에 포기한 꿈이었지만 말이다.(내가 선생님이 안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참을성이 개미 눈곱만큼 인 나는 선생님이 될 재목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매일같이 깨닫는다.) 교사 또한 직업이지만, 그럼에도 교사는 직업 이상의 무엇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인내와 학생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주변을 보면 유달리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 또한 놀랍다. (내가 그러지 않아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것 같다. 책 안에 그림에는 그녀가 아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자기가 가득 담겨있다. 누군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지겹다 혹은 시끄럽다 등의 부정적인 표현을 건넬 수 있겠지만, 저자는 그 모두를 사랑이라는 렌즈로 보고 그리고 표현했다. 덕분에 사랑의 렌즈로 들여다본 책을 읽는 누구라도 같은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 안에 아이들의 모습은 참 신선하고 귀여웠다. 아이들이기에 할 수 있는 행동과 말, 표현들이 담겨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하는 생각이 곳곳에서 들었다. 나도 이런 시절이 있을 텐데...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생각 못 한다는 표현이 딱 맞겠다 싶다. 물론 우리 집에 있는 두 꼬마와 겹쳐지는 그림도 더러 있었다.

어른이라면 겨우 그 정도 가지고... 하면서 실망하거나 오히려 불평을 토로할 수 있는 상황에도 아이들은 특유의 긍정성을 가지고 기뻐하고 행복해한다. 때론 실례가 되거나 당혹스러운 표현들도 등장한다. 아이들이기에 이해가 되지만, 어른이 했다면 욕먹을만한 내용들도 더러 있다. 아이니까... 이해할 수 있는 귀여운 표현들이라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완전 똥손 엄마인지라 우리 아이들은 늘 똑같은 헤어스타일(하나로 묶은 머리 - 일명 하나 머리!)로 등교 혹은 등원을 한다. 근데,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가면 아침과는 전혀 다른 아주 깔끔하고 예쁜 머리의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 정말 숱 없는 머리를 가지런히 따주시기도 하고, 사과 머리, 무지개 머리, 엘사 머리, 하트 머리 등 정말 유튜브에서나 볼만한 머리로 하원을 한다. 당연히! 어린이집(혹은 유치원) 선생님들은 손재주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또 자기 나름의 고충을 책을 통해 털어놓는다. 선생님마다 능력치는 있는 걸로...! 그래도 교사 몇 년 차가 되면 확실히 늘긴 하는 것 같긴 하지만... 난 자신이 없다. 덕분에 반성 또한 하고 간다.

예전에 큰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님이 하신 말씀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모습을 저희만 볼 때가 있어서 아쉬워요." 아이들이 느닷없이 하는 행동이나 말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 때도 있고 정말 힐링이 되기도 한다. 덕분에 소소한 행복을 같이 나눌 수 있어서나 또한 힐링 되는 시간이었다. 병뚜껑만큼 작은 것에도 행복해할 수 있는 아이들과 같은 모습을 잃어버린 것이 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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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문장들 - 어떤 말은 시간 속에서 영원이 된다
브루노 프라이젠되르퍼 지음, 이은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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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문에서 이데올로기로 빠지는 길을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짧다.


하지만 이데올로기에서 학문으로 되돌아올 길은 없다.


철학이 '사변적'이라는 좋지 않은 평판을 받고 있지만, 


어쩌면 앎의 실질적인 향상을 무시하거나 전혀 방해하지 않고도 '


자연과학들'의 자기 역력 강화를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인생 명언이라 할 만한 많은 문장들을 만날 수 있겠다!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명언들이 가득 차 있는 명언집 혹은 조금 더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곁들인 명언집일 거라는 기대와 달리, 책 안에는 아주아주 깊이 있게 엄선한 11명의 철학자만 등장한다. 그리고 책 속에 들어있는 11명의 인물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칸트, 니체 등의 철학자들이다. (이 중 내게 제일 낯선 인물은 8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루트비히 포이어바흐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등장인물 중 몇몇은 그들이 남긴 가장 유명한 문장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솔직히 책의 표지와 목차를 볼 때부터 실망스러웠다. 내가 아는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봐라. 내가 이렇게 도입부를 쓰는 이유는 당연히 반전(소설도 아닌데)이 있기 때문이다. (결코 책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물론 더 많은 문장들을 만나고 싶었던- 질보다는 양?- 사실은 여전히 아쉽긴 하다.)


우선 저자는 이 인물들을 고르는 데, 그리고 그들의 명문장을 고르는데 상당히 애를 쓴 것 같다. 과거에 비해 현재 영향력이 덜한 인물들은 제했고, 여전히 영향력이 있지만 MSG가 첨가된(?) 이야기들 또한 제했다고 한다. 물론 싣고 싶었지만 여러 상황 때문에 담지 못한 철학자들과 그들의 문장에 대해서는 사과도 한다. 프롤로그를 읽고 나니 꺾였던 기대가 반쯤 살아났다. 그래 한번 읽어보자!

강렬한 검은색의 각 장의 도입부에 명문장과 그 문장의 주인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한 장을 넘기면 키워드가 나열되어 있다. 마치 가지만 없을 뿐 마인드맵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암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장을 읽고 다시 앞으로 와서 나열되어 있는 키워드를 읽으면 해당 내용이 어떻게 정리될지 기대되었다.



나도 모르게 철학자들에 대한 선입견 혹은 편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다시금 수긍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 편견은 고등학교 시절 배운 윤리과목을 통해 깊어졌을 거라 의심치 않는다.) 이 말은 이런 뜻이야! 이런 뜻 말고는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없어!라는 굳어진 편견은 이 책을 읽으며 조금씩 무너졌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임마누엘 칸트였다. 사실 칸트의 명 문장조차도 내가 생각하는 칸트와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칸트에 대한 이미지는 칸트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칸트는 매일 같은 시간에 산책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칸트가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 **시구만!"이라고 이야기하는 동네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하나도 틀리지 않고 명확한 걸 좋아하는 칸드이기에, 당시의 유행(이라기보다는 예절이나 문화라고 말해야 할까?)에서 틀린 모습에 적대적이었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융통성 있는 발언과 모습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칸트 라는 이름에 비해 낯선 저 문장의 의미가 무엇일까? 내심 궁금했다. 하지만 저자가 풀어낸 문장의 의미는 내가 생각했던 색과 좀 달랐던 것 같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자신의 의견만을 관철하는 것은 상대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누구도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할 권리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겠다 싶다.

실상 예술 작품은 이해하면 할수록 덜 즐기게 되지요.

그 대상을 이해하면 할수록 그에 관해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 더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위의 문장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해와 즐기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에 나 또한 고개가 끄덕여졌다. 많이 안다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차이가 있을 테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예상외의 수확도 쏠쏠했다. 물론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도 인정하다.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피식~하게 되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역시 철학자의 말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 덕분에 잘못 이해하고 있던 부분이 조정된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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