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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마법을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청미래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바로 저자 미우라 시온 때문이다. 때론 캡사이신이 가득한 매운맛의 자극적인 작품도 좋지만, 집밥처럼 잔잔하고 따뜻한 작품이 끌릴 때가 있는데, 바로 그때가 미우라 시온의 작품을 읽을 때가 아닌가 싶다.
책 제목과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네일 아티스트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네일숍 달과 별의 사장인 츠키시마 미사와 직원으로 채용된 오사와 호시에가 달과 별을 통해 만나게 된 손님들과 그 안에 담긴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처음 네일아트를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처음으로 네일아트를 받게 되었는데,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매니큐어는 집에도 있는데 굳이 비싼 돈을 내고 네일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다. 처음이어서 연핑크색이 감도는 딸기 우유색을 선택하고 네일 아트를 받았는데, 내 네일을 맡은 직원은 정말 초보였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사실 네일을 받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뭐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깨끗해진 손톱과 마사지까지 겸해지는 네일아트를 왜 기분전환용으로 많이 하는지 그제야 알게 되었다고 놔 할까?
사실 네일아트 하면 그냥 화려한 손톱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네일아트 자격증을 따려면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손톱 끝에 큐티클 제거를 하다 감염이 될 수도 있기에, 위생 면에서도 제대로 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자격증 시험에서 이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배우기도 하니 말이다.
츠키시마 미사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달과 별이 있는 건물의 맞은편에는 선술집 딱 한잔이 있다. 처음 네일숍을 오픈하면서 인사를 갔을 때부터 딱 한잔의 사장 마츠나가는 미사를 탐탁지 않아 했다. 그러다 보니 술을 좋아하고, 혼밥을 자주 하는 미사 입장에서 마츠나가가 불편해서 가까이 있는 가게임에도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런 마츠나가와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바로 오사와 호시에 때문이다. 예약이 취소된 어느 날, 달과 별 앞이 시끄러웠다. 나가보니 마츠나가와 호시에가 실랑이를 버리고 있었다. 내성발톱이 심해 걷는 것도 힘든 마츠나가에게 병원에 가라고 채근하는 내용이었다. 내성발톱이 심하지 않은 건 네일숍에서도 가능하다는 말로 우선 둘은 달과 별 안으로 들어온다. 다행히 미사 덕분에 내성발톱을 해결한 마츠나가. 알고 보니 호시에는 딱 한잔의 단골 고객이었다. 호시에의 손톱 가득 멋진 네일아트를 본 미사는 어디서 했는지 궁금했다.
안 그래도 같이 일하던 직원이 그만둔 후로, 후임 직원을 구하는 참이었던 미사. 마츠나가의 내성발톱이 해결된 후, 이력서를 가지고 오는 호시에는 그렇게 달과 별의 직원이 된다.
책 안에는 여러 손님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중 8개월 된 아이 겐타를 키우는 29세의 오에노 고토코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실 생각해 보면 나도 아이를 낳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참 힘들었던 것 같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덕분에 두 번의 출산 모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늘 뭔가를 하던 사람이 출산을 겪으며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와 하루 종일 집안에 있는 생활은 아마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연히 달과 별을 들른 고토코는 잠깐의 시간이지만 힐링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이 일을 계기로 네일숍 안에 아이들의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둘의 모습을 통해 손님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줄 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네일 아트가 과거에 비해 많이 익숙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네일아트를 향한 색안경은 남아있다. 특히 남자들의 네일아트에 대한 생각들도 책 안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네일 아트 자체가 예술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정하게 하고 아껴준다는 생각으로 보자면 그렇게 색안경을 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누군가에게는 이 또한 숨 쉴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