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체스트넛맨
쇠렌 스바이스트루프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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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덴마크 작가의 책이다. 요즘 추리소설을 자주 접하는데, 신기한 것은 유럽 작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트릭이나 구성이 촘촘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이 압도적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은근 주목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쇠렌 스바이스트루프 라는 작가를 앞으로도 눈여겨봐둘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작가의 데뷔작이다.

더 체스트넛 맨. 우리말로 하자면 밤 인형 정도로 번역이 될 것 같다.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으레 혼자 수사를 하기보다는 팀이 구성되는 것 같다. 보통은 두 명 정도이 형사가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이 또한 그동안 내가 만났던 소설들의 경우 그랬다. 실제는 잘 모르겠지만...;;) 나이아 툴린과 마르크 헤스가 더 체스트넛맨을 찾아 나서는 연쇄살인사건의 담당 형사다. 사실 둘 다 그리 주목을 받는 형사들은 아니었다. 툴린의 경우 최연소 여형사지만, 여자 수사관을 좋아하지 않는 살인 수사과장 뉠라네르 덕분에 쉽지 않은 형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의 파트너가 된 마르크 헤스의 경우 5년 동안 한직에서 일하다 다시 복직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사건은 라우라 키에르라는 30대 치과 간호사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2년 전 사별하고, 6개월간 한스 헨리크 하우게라는 남성과 동거 중인데 한스가 집을 비운 사이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집 안에는 그녀의 9살 된 아들이 함께 있었지만 사건에 대한 장면이나 소리를 듣지 못한 상황이었고, 그녀는 참혹하게 살해되었는데 오른손이 절단된 상태였다. 특이사항이 있다면 그녀의 사체 옆에 체스트넛맨이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로사 하르퉁 사회부 장관인 로사 하루퉁이 1년 만에 복직한다. 1년여 전 그녀의 딸인 12살 된 크리스티네가 실종되었다. 사건이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체스트넛맨에서 크리스티네의 지문이 검출된다. 크리스티네의 지문이 검출된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그녀는 살아있는 것일까? 그리고 벌어지는 또 하나의 사건. 역시 이번에도 사건 현장에서 체스트넛맨이 발견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왜 체스트넛맨을 사건 현장에 남겨놓은 것일까?

요즘은 묻지 마 범죄도 많긴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무참한 폭력을 당한 사람이 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상당하다. 우리 주변에서 매체를 통해 만나는 사건의 범인들 중 그런 경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김길태나 신창원처럼 말이다. 문화가 달라도 사람 사는 모양은 비슷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 속에서 다시금 툴린과 헤스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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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니나 리케 지음, 장윤경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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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아주 특이하다. 제목만 보면 어느 누구도 정상이 아닌 듯싶으니 말이다. 근데, 제목은 보통 내용의 함축이라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이보다 더 제대로인 제목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한참 스웨덴 작가 프래드릭 베크만과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뭔가 우리 정서랑 2% 정도 안 맞는데, 그렇다고 재미없는 것도 아니고... 암튼 웃음 포인트가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읽다 보니 이래저래 피식하게 된다고나 할까?

이번에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미안하지만... 고등어가 전부다. 다행이라면 거기에 니나 리케라는 작가가 추가될 듯하다.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역시 우리 문화권과는 좀 다른... 그렇지만 피식할 구석이 꽤 있는 소설이다. 동네의사 엘렌은 가정의학과답게 다양한 병증의 환자들을 만난다. 대변을 보고 뒤처리조차 안 하고 온 치질환자도 만나고, 소견서가 필요한 학교 선생도 만난다. 빠르게 환자들을 받고, 처리하고... 하루 종일 정신없이 보내는 무료한 일상생활. 그래서 그녀가 술을 끊을 수 없는 것 같다. 준 알코올중독 수준으로 술을 마시는 그녀는 한 잔을 끝내기 위해 금붕어 잔까지 구매할 정도다. 반면, 정형외과 의사인 남편 악셀은 스키에 빠져있다. 50에 가까운 이들 부부도 서로에게 빠져들었을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옛일이다. 피곤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서로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지 오래다.

두 딸의 조언에 의해 SNS를 시작한 엘렌. 우연히 30년 전 만났던 옛 애인인 비에른의 이름을 발견한 엘렌은 의도치 않게 친구 요청 메시지를 보내게 되고, 그렇게 둘은 재회하게 된다. 사실 실수였다고는 하지만 무료한 삶에 또 다른 활력을 얻게 된 비에른과의 만남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엘렌을 이끌고 가게 되는데...

동네 병원이기에 이웃들이라고 일컫을만한 다양한 환자들이 등장하는데, 진료과목이 정해져 있는 우리와 달리 다양한 병증을 진료하는 것 같다.(노르웨이 병원 체계를 정확히 모르겠다.) 바람난 의사 엘렌과 그의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이야기가 섞여있다. 솔직히 기상천외하고 개성이 아주 강한, 때론 자기밖에 모르는... 환자들이 수시로 밀어닥치기에 힘들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바람을 피우는 건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다. 그것도 1년여간이나 남편 몰래 말이다.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건, 역시 문화가 달라도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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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대세이 - 7090 사이에 껴 버린 80세대 젊은 꼰대, 낀대를 위한 에세이
김정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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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대를 위한 공감과 위로의 책. 어디서도 주가 될 수 없던 낀대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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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대세이 - 7090 사이에 껴 버린 80세대 젊은 꼰대, 낀대를 위한 에세이
김정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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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고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다. 낀대세이? 낀세대이? 뜻을 알고 나니 아하!

낀(세)대 (에)세이를 줄여서 낀대세이다. 낀대란 누굴 말할까? 70년대와 90년대 사이에 껴 있는 80년 대생을 뜻한다. 꼰대라기엔 젊고, 그렇다고 90년 대생하고는 다른 어디도 끼지 못한 바로 낀대를 위한 에세이다. 당연히 나 역시 낀대다. 내가 태어난 해에는 전국이 울음바다였다. 난 모르지만... 이산가족 찾기 방송으로 전국이 들썩였던 바로 그 해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를 위한, 젊은 꼰대이자, 여기저기 눌려서 압사 지경인 우리 세대를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으며 이렇게 공감해 본 적 참 오랜만이다.

저자의 필력이 참 기똥차다. 워라벨의 워가 Work에서 War로!! 이메일 아이디 센스가 없다고 자책하지만(나는 그 이멜 마져도 사촌 오빠가 만들어준 seed...로 시작하는 메일을 20년째 쓰고 있다... ㅎ) 그럼에도 책 속 곳곳에서 느껴지는 촌철살인식의 이야기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20년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이가 갈리는 정치인 이 모 씨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공감이 많이 갔다. 당시 새바람 새 물결이라고,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당시 교육부 장관이던 그 사람(인간이라고 쓰고 싶지만... ㅠ)은 혁신적인(?) 교육 방안을 내놓았다. 본격 수시가 시작될 즈음이었다. 하지만 교육부 장관이 바뀌면 교육정책이 바뀌는 우리나라의 행태 덕분에 대놓고 타격을 본 것은 바로 우리 학번이었다. 사상 최대의 불수능으로 1교시 국어부터 죽 쒀 버린 나를 비롯한 친구들 중 국어 시험 이후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아이들도 여럿이었고(다음날 기사로 떴다.), 350점(400점 만점)만 맞아도 1등급 탑 학교에 갈 수 있을 정도였다. 하나만 잘해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잘해야 하는 터라 내신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신 못 차리고 빡센 학창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소위 산소(02) 학번을 달고 들어간 대학생활도 캠퍼스의 낭만은 개나 줘버려... 얼어붙은 취업난에 4년 내내 공무원 시험 준비나 도서관행으로 살았던 것 같다. 덕분에 아직도 정치인으로 살고 있는 그의 면상만 보면 그 옛날 기억이 스멀스멀 떠올라서 혈압이 오른다.

저자의 말처럼 IMF와 취업난을 겪으며 버티듯 살아온 낀대들이기에, 회사 안에서도 큰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70 비위를 맞추고, 90을 달래며 그렇게 살아온 우리 80들을 향한 토닥임과 공감이 교차한다. 어디서도 주연이 아닌 조연 같은 삶을 살고 있기에 이 책에서나마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 좋았다. 어쩌면 항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햄버거 패티처럼 빵과 채소 사이에 끼어있지만, 햄버거에서 패티가 빠지면 안 되듯 우리 역시 우리가 있는 곳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위로를 건네 본다. 열심히 잘 살았다 우리 낀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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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둥이 율브로맘 튼튼 유아식 - 싹싹 비우고 쑥쑥 크는
류수현 지음 / 길벗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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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고민하는 것은 "오늘 뭐해 먹지?"다. 현재 나는 둘째를 낳고 육휴 중이다. 큰 아이를 낳고 복직하며 했던 착각 중 하나가 "시간"이 없어서 아이를 잘 못 챙겨먹인다는 것이었다. 막상 둘째를 낳고 휴직 중인 지금도 워킹맘 시절이나 별반 다른게 없는 식단을 보며 내가 큰 착각을 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큰 아이는 참 잘 먹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나물 반찬을 정말 좋아한다. 시금치, 콩나물, 고사리, 숙주나물, 깻잎... 잘 먹는다고 늘 칭찬을 받는 아이임에도 키에 비해 몸무게가 월등히 떨어졌다. (처음 낳았을 때는 여자아이 치곤 상당히 우량아 축에 속했다.) 그러던 것이 결국 올해 영유아 검진에 터지고 말았다. 키는 100명 중 92등, 몸무게는 100명 중 34등... 근데 체질량지수는 1%(정밀검진이 필요하다ㅠ) 키가 워낙 커서라고 하긴 하지만, 1%라는 수치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뭘 해 먹어야 할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러고 나서 보니 우리 아이는 고기를 잘 안 먹었다. 우유도 많이 먹어야 두 잔. 식탁에 앉혀놓고 보니 밥 먹는 데 1시간이 걸렸다. 그것도 떠먹여줘서...

그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삼둥이 율브로맘 튼튼 유아식이었다. 세쌍둥이 맘인 율브로맘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작게 태어난 삼둥이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렇기에 아이들 먹거리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다행이라면 책 속 유아식은 브런치처럼 멋들어진 음식도,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로 솜씨를 부려서 만들어야 겨우 따라갈 수 있는 보여주기 식도 아니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들로,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들이었다. 재료 손질부터 만드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나처럼 애 둘맘은 엄두도 안날 터인데, 가볍게 반찬을 하나씩 만들어낼 수 있기에 편리했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자나 양파, 계란 등의 식재료들 위주이기에 급할 때 활용도도 높다.

 

 

 

고기반찬을 잘 안 먹는 아이기에, 우리 집은 그나마 아이가 잘 먹는 장조림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반찬이다. 가끔은 장조림만 먹기 물려서 메추리알도 같이 넣는데, 책을 보니 메추리알과 표고버섯을 함께 조리면 영양도, 맛도, 향도 좋다는 사실을 알고 표고버섯 메추리알 장조림을 만들어봤다.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고, 맛도 좋았다. 그 밖에도 한 그릇 음식이나 김치, 주찬과 반찬이 나누어져 설명되어 있기에 책을 참고로 식단을 짜도 좋을 것 같다. 바로 해서 먹는 음식뿐 아니라 밑반찬이라고 할 수 있는 멸치조림 같은 반찬도 다양하게 나와있고, 눈으로 먹기 좋은 예쁜 한입 반찬들도 담겨있기에 재료만 조금씩 달리해서 여러 용도로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양이나 만드는 시간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에 따라 하기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물론 일품식이라 할 수 있는 요리들도 담겨있다. 찜닭이나 닭봉 구이, 립 같은 요리들의 경우 만드는 게 쉽지 않아서 시도조차 못해보는데 사진과 함께 담겨있는 요리 순서대로 해보면 또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똑같은 반찬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엄마라면, 튼튼 유아식을 통해 색다른 식재료와 맛을 아이와 함께 경험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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