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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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역주행 각인, 처음 접하는 유명한 작가의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새로운 작가를 만나가는 기쁨이 이런 게 아닐까? 이번에 만난 책은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마치 얼마 전에 읽었던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처럼 단어의 나열 같은 특이한 제목이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을 처음 접했는데, 이 소설 역시 시리즈물이라고 한다. 일명 소시민 시리즈로 내가 만난 책은 정식 시리즈가 아닌 스핀 오프 소설이다.

스핀 오프(Spin - off)란?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의 캐릭터나 설정에 기초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원작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주인공이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소시민 시리즈의 주인공인 고바토 조고로와 오사나이 유키는 고등학생이자, 추리를 즐기는 애매한 관계의 친구다. 썸이라기도 뭐 하고, 그렇다고 그냥 그런 관계라기도 뭐 한 관계를 유지하는 둘은 필요에 의해 서로를 돕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가령 늦게 들어가는 경우 부모님께 둘러댈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친구?라고 하지만 뭔가 의미심장하다. 한번 도움을 받았던 고바토는 오사나이의 요청에 의해 함께 나고야로 마카롱을 먹으러 간다. 디저트에 진심인 오사나이는 유명한 파티시에인 코기 하루오미가 나고야에 새로 오픈 한 파티스리 코기 아넥스 루리코에 가서 신작 마카롱을 먹기로 한다. 가을철 한정 마카롱은 4종류인데, 테이크 아웃이 안되고, 티&마카롱 세트로 고를 수 있는 마카롱이 3종류뿐이기에 고바토와 동행하기로 한 것이다. 드디어 도착한 마카롱 카페에서 주문을 하고 났는데, 손으로 먹어야 하는 마카롱임에도 물티슈가 없다. 결국 오사나이와 고바토가 번갈아가면서 손을 씻기로 한다. 오사나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점원은 티&마카롱 세트를 가져다준다. 오사나이의 마카롱 세트가 도착한 직후 5시를 알리는 대형시계 시보 소리가 난다. 자리로 돌아온 오사나이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데... 오사나이의 접시에 올려진 4개의 마카롱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책 속에는 4개의 연작소설이 등장한다. 디저트 그리고 계절별 한정판에 진심인 오사나이라서 그런지 4편의 이름이 전부 디저트와 관련이 있다. 파리 마카롱, 뉴욕 치즈케이크, 베를린 튀김 빵, 피렌체 슈크림까지... 단편소설답게 이 책의 제목 또한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을 그대로 따왔다. 소시민 시리즈를 검색해 보니 역시나 계절별 한정판인 것이 눈에 띈다.

사실 너무 먹고 싶던 마카롱이 4개 있다면 나는 그냥 직원이 실수했나 보다 생각하고 먹었을 텐데, 이상하게 생각하고 추리력을 가동해 결국 진실을 밝혀내는 오사나이와 고바토의 추리력이 놀랍다. 물론 가벼운 이야기도 있고, 묵직한 이야기도 있지만 디저트와 연관되어 추리를 해 나가는 일상의 이야기라서 소시민 시리즈인가 싶기도 하다. (정확한 것은 시리즈를 역주행 해봐야 알 듯싶긴 하다.) 조금은 엉뚱한 커플의 수수께끼 같은 추리 이야기를 읽으며 색다른 맛을 발견한 듯싶다. 적어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서 피 튀기고 죽고 죽이는 무시무시한 상황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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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조영주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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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으로 있으라."

애석하게도 나는 할로윈에 대한 추억이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할로윈을 왜 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나름 떠들썩한 날이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전에는 1도 생각지 않았던 날이기도 하다. 할로윈 풍경이 담긴 첫 번째 책이어서 그런지, 책 덕분에 할로윈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장소도, 시간도 다르지만 공통점이라면 역시나 할로윈!

윤명주는 서울 코엑스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 겸 바리스타다. 그녀는 매년 할로윈이 되면 홍콩으로 떠난다. 그 이유는 7년 전 할로윈때 란콰이퐁에서 만났던 배트맨을 잊지 못해서다. 그가 남긴 한 마디 " I'm Your Batman."가 잊히지 않고 기억을 맴돈다. 그렇게 그에게 빠져버린 그녀는 매년 할로윈때면 배트맨을 찾으러 홍콩에 가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단서는 너무 빈약하다. 덕분에 7년 동안 찾아 나선 배트맨의 행적은 묘연하다. 원두 거래를 하다 친구가 된 재스민과 리셩하이의 도움을 받지만 그녀가 찾는 배트맨은 찾을 길이 없다. 그러다 소개받은 소위 해결사라는 이혁. 어마어마한 성공보수를 요구하는 그에게 결국 배트맨을 찾아달라고 의뢰를 하는 명주.

그녀가 배트맨을 만나고 2년 후, 홍콩 할로윈 데이에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배트맨 의상을 입은 한 사람이 추락한 것이다. 근데 배트맨에게 꼭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 바로 날개. 그날 이후 이것은 괴담이 되어서 날개 없는 배트맨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1년 한국 할로윈 데이에서 똑같은 사건이 발생한다. 배트맨이 추락하여 숨진다. 역시 그도 날개가 없다. 30대 저축은행에 다니는 회사원 신도진이었다. 강남경찰서 특수반 강력 백팀은 사건을 접수한다. 작년에는 스파이더맨이더니, 올해는 배트맨...백팀장, 김벅찬 형사, 나얄개 형사 그리고 강세창 형사는 조사에 투입된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세창은 치안센터 발령을 받았고, 갑작스러운 아내의 제의로 그날 밤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혁의 노력으로 명주의 배트맨 찾기는 점점 성과를 보여가지만 뜻밖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다른 듯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한참 빠져들었다. 책을 편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순식간에 마지막 장에 다다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케이 미스터리를 참 좋아하는데, 그래서 더욱 빠져들었던 것 같다. 순수한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평생에 고작 3분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행복을 느끼면서도 이 행복이 갑자기 사라질까 봐 불안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 과연 제목과 이야기는 어떻게 연결될까? 읽고 나면 묵직한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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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마르케스 - 카리브해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클래식 클라우드 29
권리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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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리즈가 있는데, 클래식 클라우드 역시 그중 하나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일석이조의 효과라고나 할까? 한 인물에 대한 밀도 깊은 이야기를 얻을 수 있으면서, 여행 에세이의 기분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명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전기문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클클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클클 시리즈를 여러 권 읽었고 시리즈의 상당수를 소장하고 있는데,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인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낯설다. 아주 많이 낯설었다. 막상 읽고 나니 클래식 클라우드 가르시아 마르케스 * 권리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렇게 매력적인 작가를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롬비아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년의 고독』을 쓴 작가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권리 작가처럼 나 역시 콜롬비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커피다. 이제는 거기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백년의 고독이라는 이미지를 덧입힐 수 있을 것 같다.

11남매의 장남인 가르시아 마르케스(가보, 가비토)는 입담이 좋은 아버지 가브리엘 엘리히오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모범생이었던 어머니 루이사 산티아가 마르케스 이과란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실 아버지는 가보의 어머니와 결혼 전에 이미 4명의 자녀가 있었다. 가보의 형제들을 포함하면 총 15남매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자식들을 낳았지만 15남매를 거두고 키운 사람은 바로 가보의 어머니인 루이사였다. 아버지가 사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밖으로 돌아다닌 관계로 가보는 7살 때까지 외조부모 슬하에서 컸다. 외할아버지인 파파렐로 니콜라스 리카르도 마르케스 메히아는 군인 출신으로 가보에게 어린 시절부터 천일 전쟁을 비롯하여 바나나 학살 사건에 대해 계속적으로 이야기를 해줬다. 손주인 가보를 하나의 어른으로 대했다. 반면 외할머니인 트랑킬리나 이과란 코테스(미나)는 미신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전혀 다른 외조부모의 성향과 부모, 형제들의 모습은 가보의 작품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사실 가보의 작품을 한 편도 읽지 못한지라, 작가가 이야기하는 작품 속 인물들(이름도 너무 어렵다ㅠ)에 대해서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가보의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상당히 공감 가고 흥미로웠을 텐데... (이번에도 역주 행각이다. 백년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읽은 후 재독해야겠다.) 사실 작가는 가보의 삶을 따라 70여 일간 콜롬비아 여행을 했다. 사실 노벨문학상이라는 큰 상을 탄 작가인지라 어린 시절 살았던 외할아버지 집이자 작품 속 배경이 된 곳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가보의 기념품이나 동상조차 볼 수 없는 사실이 아쉽긴 했지만 변하지 않은 모습을 통해 오히려 백년의 고독 속 풍경을 눈으로 되새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또한 꽤 많은 작가들이 주변 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데 비해, 가보는 참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형제들을 비롯, 아내와도 57년을 해로했던 걸 보면 말이다.

책을 읽으며 기억나는 단어는 단연 "똥"이었다. 실제 작품 속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무척 궁금하다. 라틴아메리카의 아픈 과거를 작품을 통해 다시금 재창조했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통해 시대를 앞서가는 사회파 작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그의 작품을 만나러 가봐야겠다.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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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 92년생 애매한 인간, 4년 직장생활을 접고 카페사장 4년차입니다
애매한 인간 지음 / 지베르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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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며 일주일에 한 번씩 은행이나 우체국 등의 볼일을 위해 길을 나설 때면 늘 지나는 작은 카페가 있었다. 지날 때마다 손님은 거의 없었고, 카페 주인으로 보이는 분만 혼자 앉아서 뜨개질을 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밥벌이를 위한 카페라기보다는, 취미생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네가 사실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긴 했다.) 몸이 반응할 정도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때인지라, 나중에 나도 저런 카페 하나 차리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었다. 물론 나는 이직을 했고 여전히 직장에 매인 몸이긴 하지만 아직도 가슴 한 편에는 작은 카페에 대한 로망이 있다.

요즘 정말 카페가 많아졌다. 출근길에 역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며(대략 5분 거리) 몇 개의 카페가 있나 세어본 적이 있었다. 그 짧은 거리에 한쪽 라인만 6개... 건물 안에만 다닥다닥 카페가 빙 둘러 5개였다. 거기에 편의점도 요즘은 카페에 가세했다. 커피를 먹는 인구가 많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카페가 많긴 너무 많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예전에는 치킨집이 대세였지만 요즘은 카페라는 것에 100% 공감한다.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온 것은 인턴의 블로그 글 한 줄 때문이었다. 직장 생활 속 인간관계에 상처를 받은 저자는 그렇게 카페를 차린다. 이것도 저것도 애매한 상황 속에서 뭔가를 제대로 해보려는 동네 카페에 코로나가 찾아온다. 정부 지침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이래저래 사놓은 재료들은 유통기한이 지나서 폐기하기를 여러 번, 결국 저자는 두 달간 휴점을 하다가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나름의 입소문이 나서 수익이 생기지만, 뭔가 아쉽고 휑하다. 카페 안 찻잔들과 손님들과 나누던 대화가 그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는 카페를 열며 만났던 손님들과의 이야기나 실수담, 가족이나 친구의 이야기 들을 책을 통해 털어놓는다.

이 책 안에 가장 많이 쓰여있는 단어는 "애매하다"가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부터 뭔가 뛰어난 능력이 있는 친구들은 공부로, 운동으로 자기 살 길을 찾아 나섰지만 그들은 정말 소수였고 대부분은 저자나 나처럼 애매한 평균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애매한... 그래서 카페에서 일하면서도 애매하다 느끼는 저자의 마음이 왠지 느껴져서 안타깝기도 하고 또 토닥여주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인 때수건의 일화는 제일 마지막 장에 등장한다. 왜 많고 많은 것 중에 때수건?일까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모두가 행복하기 위한 삶을 산다. 설령 그게 애매할지라도 살아보자. 어차피 삶은 애매한 것 투성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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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수면 동화 - 당신의 불면증을 잠재워줄 열 편의 이야기
이타르 아델 지음, 박여명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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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나는 참 잠이 많은 아이였다. 초저녁부터 주무시던 엄마 탓인지, 밤 10시에는 자는 게 일상이었다. 덕분에 내 지인들은 10시 이후에는 연락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아침에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새 나라의 어른(?)이던 내가 남편과 연애를 하면서부터 수십 년 쌓아온 수면 패턴이 깨지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10시에 자서 8시간 풀 숙면인 때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깊은 잠도 못 자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기도 한다. 덕분에 불면증 아닌 불면증이 생겼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렇듯이 육태를 해야 그나마 내 시간이 주어지는데, 그마저도 집안일을 하고 나면 12시가 넘기가 일쑤다. 졸린 눈을 비비며 씻고 나면 언제 졸렸냐는 듯 잠이 깬다. 피곤한데 잠은 잘 수 없는 일상이 쌓이다 보니 매일이 무기력하고 피곤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른을 위한 수면 동화라는 이 책의 제목이 무척 끌렸다.

책 속에는 10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수면 동화라는 이름처럼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사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끌리는 책을 잡고 나면 잠을 해치는 경우가 더러 있기도 하다. 피 튀기는 잔인한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줄거리를 가진 책들도 있다. 그런 책들에 비해 이 책은 지극히 수면을 위한 책이다. 스토리보다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장면들이나 분위기에 주안점을 두었다. 첫 번째 나왔던 밤 기차라는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할머니의 별장에 가기 위해 밤 기차를 탄 레나는 어린 시절 기억에 설렌다. 밤새도록 달려서 도착하는 기차. 나 역시 그런 기억이 있었다. 백두산 여행을 가기 전날. 저녁 6시에 기차를 타고 12시간가량을 가서 이도백하에 도착했었다. 물론 레나의 기차와는 다르지만 밤 기차 하니 옛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기차여행을 종종 다녔던 레나인지라 밤에 이동하며 챙겨야 할 준비물이 가득이다. 특히 베개와 담요가 마치 집 같은 아늑함을 선사해 준다. 물론 레나는 자면서 여행을 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한 일은 핸드폰을 껐다. 책 속에 담긴 글을 한 줄 한 줄 읽다 보니 자연스레 책에 적힌 장면을 상상하게 되었는데, 튀거나 선명한 이미지라기보다는 포근하고 따뜻한 이미지의 단어와 분위기를 풍긴다. 책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전체적으로 그런 이미지를 가졌다.

책을 읽으며 바로 잠이 들진 않았지만, 적어도 잠자리 동화로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지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찾는다면 조금은 심심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수면 동화라는 이름에 걸맞은 이야기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천천히 책을 곱씹으며 상상하는 것도 수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책 마지막 장에 수면을 위한 조언을 먼저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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