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래서 프롬은 '존재의 방식' 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에 이르는 길이며, 

사랑도 바로 그 자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유를 통해 삶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통해 삶을 살아내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런 그의 사상은 오늘날까지 '우리가 무엇을 가졌는가? 가 아니라 '

어떤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남기고 있다. 

 오래전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읽고 싶지 않았는데, 선물로 받았던 책인지라 아무 기대 없이 책을 펼쳤다가 꽤 흥미롭게 읽었다. 당시는 20대 초반에 어린 나이인지라, 사랑에 대해 한참 관심이 많았기도 했고 궁금하기도 했던지라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연애와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다시 만나는 에리히 프롬의 저서들은 과연 어떻게 다가왔을까?






 물론 책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내게 다가온 것은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에서 파생된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에 따라 삶과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 요즘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데이트 폭력과 그로 인한 상해와 사망사건들이 프롬이 말하는 집착과 소유의 문제로부터 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을 소유하고자 하면, 거기서부터 사랑의 자유가 사라지고 상대에 대한 강압과 억압만 남게 된다. 그 유명한 소유나 존재냐의 이야기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사랑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내 것이라는 생각이 생기기 시작하면 거기서부터 왜곡된 시각이 생긴다. 삶도, 지식도, 사랑도, 가족도 내가 소유하느냐 존재하느냐에 따라 결국 파생되는 생각의 고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아이들에 대한 간섭이 많아지는 것 역시 내가 아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기 보다 아이들의 부모로 그들을 소유하고자 하는대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내 모든 시각을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소유는 관계를 묶고, 존재는 관계를 연결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독일사 - 단숨에 읽는 독일 역사 100장면 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역사
세키 신코 지음, 류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일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자동차, 나치와 히틀러, 맥주와 소시지, 마르틴 루터와 종교개혁이다. 사실 독일의 역사가 참 긴데, 비교적 최근의 부정적인 나치가 독일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것은 참 씁쓸한 일이기도 하다. 한국사도 아닌 타국의 역사인데, 그동안은 세계사의 큰 틀 안에서 독일사만 구분해서 배운 적이 없다 보니 독일사의 내용을 중간중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기에 더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었는데, 덕분의 한결 정리가 된 느낌이다. 독일사 속의 100장면은 어떤 장면일까? 한 장면 당 한두 페이 정도의 분량인지라 어렵지 않게, 정말 제목 그대로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원래는 로마라는 나라 안에 있었던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영국 등 지중해 주변지역 모두가 속해 있었다. 로마가 워낙 광활한 영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여러 제국이 세워지고 무너지면서 서유럽 중앙부에는 프랑크 왕국이 세워진다. 프랑크 왕국은 현재의 프랑스, 이탈리아 중부와 독일 지역을 통치하고 있었는데 그 또한 3개로 분열되면서 한 나라였던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이 나누어졌단다. 그렇게 분열된 독일에서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우리나라 역시 고조선과 4국(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고려와 발해, 조선 등의 왕조가 달라진 것처럼 독일 역시 프랑크 왕국부터 시작하여 신성로마제국, 독일 연방과 독일제국, 바이마르 공화국과 나치, 연방 공화국과 현재의 민주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왕조와 공화국이 계속 바뀐다. 그 역사 속에서 이 책은 각 왕조와 공화국의 형태를 기준으로 독일사를 수록하고 있다. 


독일의 국기와 국가에 관한 내용이 번외 편으로 들어있는데, 독일 국가의 3색의 뜻이 담겨있다, 검은색(근면), 빨간색(정열), 황금색(명예)를 나타내고, 배색은 나폴레옹군과 싸운 독일 군인들의 망토와 견장 색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1990년 통일 이후 전역에서 삼색기가 사용되고 있다. 국가의 멜로디는 나치 독일 덕분에 2차 세계대전 후에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사용되다가 현재는 독일인의 노래가 국가로 부활되었다고 한다.



 흥미로웠던 내용 중에는 유독 감자요리가 많은 독일의 감자요리가 국민 요리가 된 이유가 30년 전쟁 후 폐허가 된 나라에서 구황작물로 잘 자랐던 것이 감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철의 제상 비스마르크는 사회주의에 대해 강하게 탄압을 했음에도 서민들에게는 어느 정도 열린 마음을 가지고 복지정책들을 펴 나갔다고 한다. 그가 진심으로 국민을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단편적으로 당근과 채찍 덕분에 국가를 꾸려가는 데 반대가 덜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1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인한 배상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지폐를 마구 찍어냈던 독일은 결국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마비된다. 어찌 보면 그런 상황이 나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독일사의 곳곳에 숨겨져있던 역사가 하나 둘 펼쳐지면서 전체적인 독일사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독일사의 키포인트들과 인물들 덕분에 한결 정리가 된 듯한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박티팔 지음 / 고래인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특이한 이름의 작가, 그래서 한 권의 책을 읽었음에도 그녀의 신작이 무척 반가웠다. 혹시 여기서 티팔이 진짜 필명인가 하는 분들을 위해... 팁을 살짝 주자면(나도 까먹고 있었는데, 내가 쓴 서평을 읽고 아! 하고 떠올랐다.)

티팔이란? 사회성이 부족하고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사람을 일컫는 '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정신 분열형 성격 장애)에서 따온 정신과 은어. 

전 작(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이 자신의 직업적인 이야기가 가미된 일상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그중에서도 육아와 관련된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물론 만화였고, 만화 역시 박티팔씨의 작품이었다. 아이가 셋인 그녀의 육아 이야기라길래 솔직히 기대가 되었다. 육아를 본인의 전문성(저자는 임상심리사다.)을 살려서 어떻게 표현해 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 장에서 던진 유머 코드와 4차원 세계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에 얼마나 피식할만한 유머가 많을 지도 궁금했다. 



 사실 책 안에는 대놓고 박티팔씨의 가족 이야기를 가명으로 등장시킨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펼쳐지는 가족 이야기이기에 짠한 구석도 있지만, 그 짠함을 유머로 승화시킨 그녀의 능력은 정말 대단했다. 엄마도 사람인지라, 당연히 화가 나고 마지막 에필로그에 보면 공황장애까지 겪을 정도로 자신의 일에서는 풀어내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단다. 본인이 정신과 임상 심리사이면서도, 답답한 속내를 풀어내지 못했던 걸 보면 안타깝기도 했고 한편으로 워킹맘으로 산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참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책 안에 담겨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위에 있는 막내 도도와의 사연이었다. 아이들이 많다 보면, 자연스럽게 엄마의 사랑을 가지고 상처를 입고 삐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우리 집 둘째가 제일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엄마는 언니만 사랑하고...**이는 안 좋아하고...!"다. 오히려 주변에서 볼 때 너무 둘째만 편애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나도 모르게 둘째한테 눈이 간다. (큰 아이에게는 너무 미안하지만, 큰 아이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잘 해내는 데 비해, 둘째는 여전히 구멍이 많고 질투도 심하다.) 나 역시 책의 주인공 나보희(나뽕희)씨 처럼 따로 둘째와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는데, 자연스럽게 이런 방법이 제일 잘 먹히긴 하다. 아이이기 때문에 이런 방법(좋아하는 간식 혹은 작은 선물)이 제일 잘 통하는 것도...ㅎㅎ


뿐만 아니라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게, 이 책의 제목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중학생 딸이 사춘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거는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중학생은 성인(사람)이 되지 않았기에, 그 나이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부모들은 아직 성인(사람)이 되지 않은 아이를 성인(사람) 취급하면서 그에 맞는 행동과 생각을 요구하기에 둘 다 서로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아직 사춘기까지 시간이 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과 동시에 점점 큰 소리를 내고 짜증을 내는 큰 아이를 보면서 나도 같이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내고 있었다. 아... 얘는 아직 사람이 아니지!! 꽤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나 자신조차 컨트롤하지 못하는데, 나 또한 아직 사람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다. 그렇기에 나봉희씨의 육아일기는 내게 웃음과 공감 그리고 교훈의 세 마리 토끼를 다잡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훗날 아이가 사춘기에 도래했을 때 꼭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나도 나봉희씨처럼 아이에게 좋은 친구 같은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데르센 동화집 - 원작으로 다시 읽는 안데르센 동화 10편 지성주니어 클래식 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에드먼드 뒤락 외 그림, 윤후남 옮김 / 지성주니어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이웃집 오빠의 집에는 동화 전집이 있었다. 매일 가서 오빠의 전집에 있는 동화를 한 권씩 꺼내 읽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집에는 없었던 책이기에, 오빠는 관심이 없는(오빠는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다.) 책을 혼자 독차지하면서 이 책 저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더 이상 책을 안 읽는 오빠를 대신해, 아저씨가 그 책을 내게 주었을 때 꼭 읽고 싶던 공주 책을 가지고 신이 나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중에는 안데르센 동화들도 있었던 것 같다. 성냥팔이 소녀, 인어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미운 오리 새끼... 제목만 들어도 내용이 떠오르는 작품들이 많으니 말이다.


   책은 언제 읽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한번 읽은 책도 차마 처분하지 못하나 보다. 20대에 읽었던 책을, 10년 후 다시 꺼내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 당시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던 부분이, 유난히 걸리기도 하는 걸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당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게 되어서 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안데르센의 동화는 내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마냥 궁금했다. 내용은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책 안에는 10편의 안데르센 동화가 담겨있다. 제목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도 있지만, 제목조차 낯선 작품도 있다. 다행이라면 제목이 낯설지 내용이 낯설지는 않다는 사실? 각 동화의 표지에는 한 줄짜리 평이자 속담이 담겨있다. 동화를 통해 깨닫게 되는 교훈을 한 줄로 표현했다고 보면 좋겠다.  


 10편 중 낯선 제목을 가진 눈의 여왕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악마가 만든 거울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난한 마을에 사는 두 아이 카이와 게르다는 남매처럼 사이가 좋은 친구였다. 서로를 아끼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둘은 늘 함께 놀았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카이는 눈의 여왕에 대한 질문을 건넨다. 눈의 여왕에 대한 할머니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펑펑 내리는 눈 속에 유난히 큰 눈덩이가 카이의 심장에 박힌다. 바로 악마가 만든 거울의 파편이었다. 옛날 악마가 만든 거울이 있었다. 그 거울에 비춰보면 모든 것이 안 좋고, 고약하게만 보였다. 악마가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들이 거울을 가지고 놀다 그만 떨어뜨리고 만다. 땅에 떨어진 거울은 조각조각이 나서 작은 파편이 여기저기 퍼져나간다. 문제는 파편이 박힌 사람들이 이상해진다는 것이다. 눈에 파편이 들어간 사람은 사물과 사람의 나쁜 면만 보고 안 좋게 이야기를 한다. 파편이 심장에 박힌 사람은 심장이 얼음덩어리처럼 차가워진다. 파편이 심장에 박힌 카이는 예쁜 장미를 보고 발로 밟으며 소리를 지르고, 점점 심술궂어진다. 게르다에게도 상처 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날, 카이는 흰색 모피와 털 모자를 쓴 사람이 이끄는 썰매에 자신의 썰매를 묶었다. 그리고 그 썰매는 순식간에 마을을 벗어난다. 썰매의 주인은 바로 눈의 여왕이었다. 한편, 카이가 사라지자 게르다는 카이가 걱정되기 시작한다. 강의 도움으로 카이를 찾아 나선 게르다는 한 노파의 집에 머물게 된다. 노파는 사실 요술쟁이였는데, 혼자 지내는 것이 적적하던 차에 게르다를 보자 함께 살고 싶어졌다. 그래서 게르다가 떠나지 못하도록 장미(게르다와 카이는 장미에 대한 깊은 추억이 있다.)를 땅속으로 숨겨둔다. 하지만 어느 순간, 게르다는 장미를 떠올리게 되고 꽃들과 까마귀 등의 도움으로 카이를 찾아 나서는데...


 눈의 여왕 이야기 보다 악마가 만든 이상한 거울에 관한 이야기가 내 가슴 깊이 박혔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눈을 가진 사람의 눈과 심장에 악마가 만든 거울의 파편이 박힌 것은 아닐까? 그 파편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만이 빼낼 수 있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역시 동화가 주는 교훈은 참 선명하다. 오랜만에 마주한 안데르센 동화집을 통해 어린 시절의 추억뿐 아니라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인생의 교훈도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한 세네카의 가르침 현대지성 클래식 67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자가 분노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못을 저지르는 이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현자는 수많은 사람이 저지르는 악에 분노하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하고 위험한지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안에서 분노를 무분별하게 표출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 같다.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례 역시 뉴스를 통해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화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화를 내는 횟수가 잦아졌다. 우리는 왜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일까? 


 세네카는 몇년 전 베스트셀러로 유명했던 책의 저자였던지라 아마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물론 아직 나 처럼 세네카의 책을 접하지 못한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을 통해 세네카의 삶을 먼저 마주했었다. 폭군으로 유명한 네로의 고문관이었던 세네카. 그의 난폭한 성정을 받아내느라 세네카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의 마지막도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네로에 의해 자살을 강요받고 결국은 독약을 받고 사망한다. 이런 그의 삶을 알았기에, 세네카가 쓴 "화"에 대한 이 책이 더 기대되었다. 솔직히 사이다급은 아니라도, 화에 대해 이렇게 성인군자적인 이야기만 할지 몰랐다. 책에서 세네카는 화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것이기에, 화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세네카는 화(분노)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마음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화를 내는 사람은 아직 미성숙한 인물들이라는 말에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사실 분노의 긍정적인 면도 있지 않느냐는 말에 세네카는 분노가 전쟁에서 성취를 높일 수 있긴 하지만, 굳이 위험한 것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지를 자문한다. 분노 외에 다른 방법으로 성취를 높이면 될 것을, 굳이 독약을 써서 병을 고치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또한 분노를 일으키는 자리는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말로, 분노로 부터 거리를 두기를 요구한다. 물론 분노가 두려워서가 아닌 더러운 것을 피하려는 모습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또한 책 안에는 분노를 없애거나 사라지게 만드는 관용과 평정심, 항상심으로 연결해서 우리의 감정을 잘 지키기를 권면한다. 분노를 다스리는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우리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법을 우회적으로 알려주고 있다고 보면 좋겠다.


 현대지성의 클래식 시리즈의 강점은 각주와 해설을 통해 배경지식을 채워준다는 것이다. 덕분에 같은 내용을 읽어도 좀 더 이해가 쉽고 깊이있게 와닿는다. 세네카의 다른 시리즈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화를 다스리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 맞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 고대 철학자도 인정한 것이니 말이다. 물론 오늘 당장 내 몸에서 화를 빼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화가 날 때 마다 떠올려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