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라 베이커리의 이별 파이
임현지 지음 / 머메이드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베이커리의 특별한 레시피! 덕분의 이별의 기억을 조금씩 가라앉힐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나라 베이커리의 이별 파이
임현지 지음 / 머메이드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 이별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어떤 이유로의 이별이든, 이별은 슬프고 가슴에 생채기가 남는다. 만약 이 책의 등장하는 베이커리처럼 이별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해 주는 파이를 파는 집이 있다면, 아마 대전의 그 빵집보다 더 문전성시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

장편소설이라고 하지만,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3명은 하나의 줄로 연결이 되어 있다. 앞 편의 주인공이 뒤편의 조연으로 등장하는 형태인데다 같은 베이커리를 다녀 간 손님이라는 점에서 연작소설이락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리고 이들의 인연이 에필로그를 통해 어떻게 이어지고 정리되었는 지도 마주할 수 있어서 마지막까지 재미있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불교 용어라든가 불교에서의 행위 등이 중간중간 자주 나온다. 저자가 독실한 불교도인가 싶다. 또한 그런 부분은 소설 속 판타지를 더 강화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불교가 아니라도 익숙한 용어들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낯설지 않다.

십 년 넘게 한 사람을 사랑했던 이고은은 이별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정말 사랑했던 최선호와의 이별이 고은의 삶에 너무 큰 상처가 되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고은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는 말을 종종 하지만, 아직 고은은 누군가를 마음에 담을 여유가 없다. 여전히 선호의 자리가 고은의 마음 가운데 크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놔줘야 할 것 같은데, 고은에게 이별은 벗어나기 힘든 굴레와 같다. 그래서 고은은 평소 종종 가는 별나라 베이커리를 찾는다. 그곳에는 이별 파이라는 것을 파는데, 그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이별은요...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묻어두는 거예요.

내 삶과 같이 가는 겁니다.

갈수록 희미해질 뿐이지 완전히 잊어버릴 순 없어요.


이별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 이별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적힌 내용이 필요했다. 보통의 손님들이 A4 1~2장 분량을 건넸지만, 고은은 두툼한 공책 한 권 분량의 이야기를 적어냈다. 그렇게 주인 덕호와 말하는 고양이 사리는 고은을 위한 이별 파이를 만들기 시작한다. 만남의 시간이 길었기에, 그 안에 담긴 사랑의 분량이 많았기에 고은이 쓴 일기처럼 이별 파이를 만드는 데도 많은 정성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별 파이를 받은 고은은 설명서대로 파이를 먹고 꿈에서 선호를 만난다. 하지만 꿈에서 깬 후에도 선호와의 이별은 좀처럼 개운하지 않았다. 클레임을 걸기 위해 찾아간 별나라 베이커리의 주인 덕호는 고은의 가슴 한가운데 박힌 못을 이야기한다. 집착의 못이 빠져야 비로소 제대로 된 이별을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못은 누구도 아닌 오로지 고은만이 뺄 수 있다는 말을 전한다. 그렇게 고은은 제대로 된 이별을 하기 위해 조금씩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을 하기 시작하는데...

책 안에는 고은과 고은의 엄마 윤정희 그리고 고은의 오랜 남자친구였던 최선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솔직히 내가 예상했던 결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예상한 결말이었어도 씁쓸함이 남았을 것 같다. 별나라 베이커리의 주인 덕호와 말하는 고양이 사리의 과거 이야기 그리고 그와 연결되어 있던 정희의 이야기가 내심 궁금하다. 속편 호는 프리퀄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은 웬만한 상황에서는 충분히 통용되는 말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내가 그에 대한 어느 정도의 마음 정리가 될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덕호의 입을 통해 이별 파이를 설명해 준 부분이 와닿았다. 우리 주변에도 이별 파이 같은 장치들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고은이와 같은 고통스러운 이별을 겪어내고 있다면 우선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자. 그리고 내 삶의 페이스를 찾아보자. 이별에 집중하느라 놓치고 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거기서부터 진짜 이별이 시작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가올 초대륙 - 지구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판구조론 히스토리
로스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영화의 장르 중 자연재해처럼 인간이 손쓸 수 없는 상황이 주가 되는 작품들을 좋아한다. 인간의 민낯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장엄함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지구과학에 대한 관심이 성인이 돼서도 지속되고 있다. 처음의 지구는 모든 대륙이 하나의 덩어리로 붙어있다는 이론인 판게아에 대해서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판게아라는 용어가 떠오르지는 않아도, 해당 내용에 대한 기억은 있을 것이다. 그런 지구가 현재처럼 나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판구조론이다. 사실 책을 읽으며 계속 떠올랐던 것은 지구도 하나의 생명체라는 생각이었다. 마치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어 계속 분열을 거듭하면서 세포가 생성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간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우리의 지구도 다양한 물질들의 운동에 의해 움직이고 있고 결국 그 움직임의 결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20억 년 후에도 지구는 현재처럼 5대륙 6대양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바로 이 책에는 그 이야기가 등장한다.

늘 자연재해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혹은 미스터리물의 소재가 되는 지진이나 화산 폭발, 가라앉고 있는 일본을 비롯한 섬들, 불의 고리나 과거 내가 봤던 영화 샌 안드레아스 단층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저 영화 속 장면에서 움직이는 정도만 보였던 이야기들이 그동안의 연구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되기 때문에 더 흥미로웠다.

특히 섭입(대륙을 구성하는 두 판의 충돌로 인해 한 판의 아래로 다른 판이 들어가는 현상)과 (진극)배회(지구의 단단한 껍질-지각과 맨틀-이 맨틀 아래에 있는 액체 외핵 주위를 전체적으로 회전하는 것) 라는 용어를 통해 서로 맞물리는 판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실제 우리가 눈으로 보게 되는 다양한 지구의 변화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고 있는데, 섭 입을 통해 있던 바다가 사라지고 없던 산맥이 등장하는 내용은 한편의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초대륙은 과연 무슨 뜻일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한 덩이의 대륙이 나누어지는 것 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이 대륙들이 다시 붙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대륙이 다시 연결되는 걸 볼 수 있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 중에는 없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니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이 저자와 같은 연구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마주할 수 있는 것은 꽤 매력적이다. 물론 이 또한 100%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이론이기 때문이다. 과연 다음의 지구는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 정말 이 책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하나의 큰 땅덩이로 연결될까? 읽을수록 궁금함이 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 편의점 2 : 없는 돈을 만들어 내는 은행 자본주의 편의점 2
정지은.이효선 지음, 김미연 그림, 이성환 감수 / 가나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세상에는 지폐나 동전 말고도 돈의 요정들처럼 안 보이는 돈이 있었어.


 두 번째 만나게 되는 자본주의 편의점은 1편의 심화과정이라고 보면 되겠다. 1권에서는 신용이나 카드 등에 대해 배웠다면, 2권에서는 은행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현상들을 중심으로 경제 지식을 늘릴 수 있다. 사실 어린이 경제교육 동화라고 하지만 2권에서 다루는 경제 상식은 생각보다 깊이가 있다. 1권을 흥미롭게 따라왔더라도, 2권이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아마 성인들 중에도 2권에서 다루는 은행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도 더러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제생활 속에서 뺄 수 없는 게 바로 은행이다. 은행의 역사가 경제를 이해하는 데 한 축이 될 정도로 경제학에서 꼭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1권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편의점에 왔을 때 실제 해당 지식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작점이 되는 자본주의 편의점의 주인인 조지 워싱턴 할아버지와 신상의 유혹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고금리와 금리의 동생인 고이득, 금리의 친구인 오동동이 등장한다. 또한 금리의 친구들인 제수찬과 정하라라는 아이들을 통해 이들이 경험하는 상황들이 경제 지식으로 등장한다. 


요즘은 워낙 경제교육이 빠른 편이라서, 통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상당할 것이다. 나 역시 두 아이들이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아이들의 통장을 개설했고, 명절 때 받는 세뱃돈이나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보육수당 등도 아이들의 통장으로 직접 입금되도록 해두었다. 물론 아직 은행에 가서 직접 거래를 할 정도는 아니기에, 거의 내가 처리를 해주고 있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된다면 스스로 통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리가 은행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는데, 은행은 돈을 맡기고(저금) 이자를 받는 정도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뱅크런으로 인해 은행이 망하는 경우도 우리 주변에서는 본 적이 있다. 또한 은행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도, 어느 법의 적용을 받느냐에 따라 1,2,3 금융으로 나뉜다는 사실도 설명해 준다. 지급준비율이나 신용창출을 통한 돈이 불어나는 모습도 마주할 수 있다. 사실 그림과 함께 그려져서 그렇지, 해당 상식은 성인들을 위한 경제학 책에서도 그대로 사용되는 내용이기에 꽤 난이도가 있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돈의 요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조금 더 은행 시스템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내용이 참 마음에 든다. 자본주의 편의점에서 구입한 안경을 쓰고 나니 금리의 눈에 돈의 요정들이 나뉘고 불어나는 것이 보인다. 100만 원이 은행에 맡겨졌을 때, 어떻게 또 다른 돈의 요정들로 나뉘는지를 그림과 함께 설명하니 훨씬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은행과 관련된 용어를 비롯하여 은행의 역사를 통해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은행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만나볼 수 있고, 은행에 대한 지식을 통해 앞으로의 금융관리와 거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현재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 은행에 맡긴 돈은 5,000만 원까지 보호된다고 알고 있는데, 책을 통해 2025년 중으로 1억까지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당 내용을 찾아보니 확정은 아니지만, 9월 중으로 시행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재학 시절의 내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나도 한 은행에 내 세뱃돈을 비롯한 용돈을 꼬박꼬박 저금하고 있었는데, 통장 정리를 할 때마다 이자가 불어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다. 물론 오래지 않아 은행이 부도가 났고,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서 원금은 보장되었지만 과연 이자까지 다 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만약 그때 내가 경제 지식이 조금만 더 있었어도, 해당 내용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알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책을 보면서 계속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늦지 않게 경제에 대한 확실한 지식과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제교육을 원한다면, 자본주의 편의점의 도움을 받아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곤 해방 - 세계적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담대한 제언 아포리아 6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십수 년 전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지대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곳에는 미얀마로부터 탈출한 난민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었는데, 우리의 교육을 담당하셨던 선생님을 통해 미얀마의 근현대사와 세계사에 대한 강의를 통해 들은 내용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지내며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선생님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어느 곳이든지 적은 돈이라도 꼭 기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셨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몇몇의 후원처를 정해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유엔 인권자문 위원인 장 지글러가 쓴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를 읽으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그로부터 적잖은 시간이 지났고, 이번에 만나게 된 빈곤 해방 역시 내게 또 다른 면의 충격을 선사한 책이었다. 책의 초반에 들었던 충격은 과거에 비해 빈곤층의 수치가 많이 줄었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던진 세 가지의 질문 모두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 물론 저자와 같은 사람들의 노력 때문이라는 사실을 나 또한 인정한다.

1. 지난 20년 동안, 세계의 극빈층 인구는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2. 오늘날 전 세계 1세 미만 유아 가운데 80%가 백신 접종을 받는다.

3. 세계 인구의 과반수는 중간소득 국가에서 살고 있다.

이 물음에서 진하게 표시한 부분이 답이었는데, 나는 세계 극빈층이 두 배 이상 늘었고, 백신 접종률은 20%, 세계 인구의 과반수가 저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나와 같은 답을 한 사람이 20명 중 19명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왜 이런 물음을 던졌을까? 바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후원의 결실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기존의 빈곤에 대한 사회비평의 책과 결이 좀 달랐다. 빈곤은 나라님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관심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사실이다. 대신 그를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조금 더 냉철하게(때론 과민반응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다) 이야기한다. 수십억 원짜리 슈퍼카를 타고, 세계의 몇 안 되는 요트를 소유하며, 자신이 번 돈의 상당수를 여러 소비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저자는 우려를 표한다. 물론 그들의 벌이나 씀씀이는 그들이 그동안 노력한 노동의 결과임은 틀림없지만, 과연 빈곤층들은 그들과 같은 노력을 하지 않아서 여전히 가난에 허덕이는 것일까? 그보다 더한 노력을 해도 가질 수 없는 사회의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라는 사실과 함께, 내가 벌어들인 소득의 상당수는 내가 그들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 잣대에 대해서 저자는 다른 견해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 예민하다. 특히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기부한 액수가 드러나는 것이 공치사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 기부가 잘못된 것일까? 아니 오히려 그렇게 드러나기에(드러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기부한다면, 오히려 당장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좋지 않을까?

피터 싱어는 실천윤리학자이지 도덕학자가 아니다. 옳고 그름보다 당장 절대적인 빈곤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책에 어디를 펴도 마주할 수 있다. 많은 기부로 잘난 척을 해도 좋다. 오히려 다 많은 기부를 얻어낼 수 있다면, 그래서 그 돈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당장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말이다. 책을 통해 빈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고, 그동안 했던 기부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 같아서 내심 기쁘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