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쓰다 : 사회적 성찰 - 청년, 대한민국에서 무엇을 갈등하고 고민하며 사는가? 청년,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쓰다
곽태웅 지음, 윤정 감수 / 북보자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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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28살 MZ 세대다. 워낙 시중에 MZ 세대에 관한 책이 많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섣부르게 MZ의 잣대로 모두를 보는 일명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가 자신만의 세계에서 눈을 넓혀 역사와 철학, 국가와 법,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넘어 평화와 전쟁, 그리고 자유와 평등의 개념까지 아우르며 쓴 책의 내용을 읽으며 어린 나이에 깊이 있는 관점을 가졌다는 것과 함께 방대한 주제를 자신만의 색으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 또한 느꼈다. 비교하면 안 되지만, 나는 그 나이에 이 정도의 인문학적 소견을 가졌나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K韓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을 자신만의 닉네임 K韓(Korea,대한민국) 으로 부르며 이 책을 기록한다. K韓의 또 다른 닉네임은 자신과 또래인 청년들이 아닐까 싶다.

총 10가지 주제가 갈등(문제의 제기), 고민(문제로부터 도출한 질문), 희망(고민에 대한 자신만의 답변), 압축파일과 위로의 거울 앞에서(지도. 감수자의 강의 내용 요약)으로 나누어 담겨있다. 시작의 질문부터 날카롭고 실제적이었다. MZ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을 N포세대라고 부른다. 3포에서 4포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걸 포기하고 사는 세대라는 뜻이다. 연애, 결혼과 출산뿐 아니라 내 집 마련, 미래 등 다양한 것들을 포기하고 산다. 그렇기에 그저 오늘 하루의 삶에만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상처를 입고 더 이상의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친구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20대를 살아가면서 어쩌면 내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 이상적인 것이라 여겨지는 개념들이 과연 내 삶에 어떻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의 삶에 어떤 필요를 불러일으키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치나 이데올로기도 마찬가지다. 답답하고 답이 없어 보이는 나라의 상황들을 저자 지적한다. 우리만의 아집으로 똘똘 뭉쳐서 서로 편을 가르고 싸워대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염증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비판만 고수하며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내고, 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아무리 다르다고 해도 미워하거나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이라는 것도 서로 차이를 받아들이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그 마음을 서로 인정하게 되면 보편성을 지닌 힘을 가지게 된다.

그 힘이 우리의 정치라면 누구에게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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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이재호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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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의아했다. 도대체 껍데기가 책 속에서 무슨 의미로 쓰였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책 속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넘은 시간이 흐른 뒤다. 라온제라호는 바이오스피어3를 소행성 표면에 안착시키고자 우주로 떠났다. 이 프로젝트의 메인 연구자는 우주생물학자 김수현이다. 과거 우주 레이스 국가대표 선수로 유명세를 치르던 그녀는 가장 높이 떠올랐던 순간 바닥으로 떨어져 하반신마비가 된다. 그날 이후 삶을 포기하고 살던 그녀는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시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침팬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 책은 그녀를 우주생물학자로 이끈다. 새로운 꿈을 가진 그녀 앞에 나타난 우주 토양생물학자인 이니샤 M.람브슈크리. 이니샤의 동생이 광적인 우주 레이스 팬이었던지라, 둘은 빠르게 가까워진다. 그리고 이번 바이오스피어3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가 된다. 사실 수현은 한국에 로봇박사인 남편과 쌍둥이 아이를 두고 2년 전에 지구를 떠나왔다. 사무치게 보고 싶은 가족들 앞에서 수현은 빨리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한다.

중압감 때문일까? 수현은 괴이한 꿈을 꾼다. 뭔가를 만진 수현의 몸에서 이상한 촉수가 돋아나기 시작하고, 우주선은 처참히 부서진다. 누구에게도 꿈 이야기를 하지 못하던 중, 레이제나호는 소행성과 충돌하게 된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다. 이미 우주선의 선장은 정신을 잃은 터라, 부선장이자 우주항행사인 정중혁의 지휘 아래 선원들이 우주항행사 아수스 뒤마소르. 엔지니어인 타일러와 강민, 닥터 션, 미구엘 로비앙과 흐를료시코프 그리고 침팬지 필립이 라온제나호의 탑승 중인 선원이다. 순찰을 나갔다가 이상한 빛을 내는 돌을 발견하고 우주선 안으로 가지고 온다. 빛이 없음에도 스스로 빛을 내다니.... 신비하다. 선원들은 그 돌에 아스틸베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근데 그 돌이 라온제나호 안으로 들어온 이후부터 이상한 일이 자꾸 벌어진다. 수현이나 동료들과 가족처럼 지내던 수컷 침팬지 필립이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엔지니어 강민의 목이 뜯긴 채 발견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강민을 도우러 갔던 타일러까지 부상을 당하자 우주선은 동요하기 시작하는데...

빠른 진행에 SF 소설인지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계속 괴이한 꿈을 꾸는 수현의 이야기는 마치 예지몽같이 느껴졌다. 상당수 꿈의 내용이 실제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구라는 갇힌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꿈을 꾸며 우주로 한발 내디딘 그들은 지구 속에서의 삶을 껍데기라고 표현한다.

아스틸베를 만지면 보이는 영상과 말을 할 수 있게 된 침팬지 필립이 이야기하는 힌두교의 내용 등 뭔가 다른 문화권의 신비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어서 흥미로웠지만, 끝맺음이 뭔가 아쉬웠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했다고 하는데, 그 이후 이야기가 들어있는 후속작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과연 그들은 어디로 간 것이고, 수현은 결국 어떤 선택을 했을까?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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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야 : 야 2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메타노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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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일을 잊었니? 난 아직도 생생해. 내가 너를 시체 속에서 꺼냈고,

나도 어렸을 때 남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비참한 경험들을 했어.

상상, 이것은 꼭 기억해야 해. 우리는......

아주 힘들고 힘들게...... 심지어 목숨을 걸어야만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야.

우리가 이렇게 고생해서 살아남은 이상, 쉽게 죽을 수는 없어."

오랜만에 마주하는 중국 소설이다. 넷플릭스를 안 보는데, 이미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무엇이 먼저가 되든 흥미로울 것 같다. 넷플릭스를 보더라도 원작 먼저 보는 나와 같은 경우라면 물론 원작 소설을 먼저 읽겠지만...^^

무협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보통 두 개의 큰 줄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원수를 향한 복수와 사랑의 이야기. 장야 역시 그렇다. 아직 구체적인 사랑 이야기가 막 샘솟거나 대놓고 나오진 않지만, 그런 분위기를 은근슬쩍 풍기니 말이다. 그 사랑이 한쪽 방향인 거 같아서 더 가슴 아프긴 하지만...

장야의 주인공은 녕결이라는 소년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다니는 시녀 상상. 원래 군관은 따로 시녀를 못 두게 되어 있는데, 어째서 녕결은 시녀를 둘 수 있었던 걸까? 둘 사이는 생각보다 인연이 깊다. 부모를 잃고 혼자 남은 녕결은 시체더미에서 울고 있는 상상을 구해낸다. 그리고 둘은 그때부터 같이 지내게 된다. 둘 사이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녕결이 몸집이 작은 상상을 마구 부려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녕결은 누구보다 상상을 아낀다. 상상을 구해냈을 당시, 상상은 무척 위험한 상태였다. 동네 의원에게서도 안돼서 멀리 있는 의원에게까지 상상의 치료를 맡긴 녕결은 태생적으로 약한 상상의 치료법을 듣게 되고, 그날부터 상상의 체력을 길러주기 위해 힘든 일을 운동으로 시킨다. 발이 찬 상상에게 독주를 먹이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역시 상상을 구하기 위한 일이었다.

보기에는 4차원으로 보이는 녕결은 사실 동네에서 유명 인사였다. 누가 어려움에 처해 있던지 발 빠르게 상황에 맞는 해결 방법을 알려줬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그런 녕결을 좋아한다. 한편, 초원지대 만족의 금정 왕정의 선우(만족의 우두머리)에게 시집을 갔던 당나라의 공주(귀인)는 몇 년 안 돼서 남편을 잃는다. 시동생이 왕위에 오르자, 다시 친정인 당으로 돌아오던 중 마적의 급습을 받게 된다. 돌아가는 길의 길잡이를 한 명 달라는 귀인의 말에 선택된 녕결. 사실 그는 수행자가 될 만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기가 막혀있는 터라 쉽지 않다. 곧 서원 시험을 봐야 할 녕결인지라 장군 마사양은 녕결을 장안으로 보내기 위해 귀인 무리에게 추천한다. 길을 떠나던 중, 뭔가 낌새를 알아차린 녕결은 공주의 가마를 공격하는 하후 장군의 무리를 마주하게 된다. 사실 녕결은 가족의 복수를 생각하고 수련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부모와 가족을 처참하게 죽게 만든 원수는 바로 하후 장군이었다. 과연 녕결은 가족의 복수를 하기 위해 서원에 입학할 수 있을까?

드라마를 미리 보지 못해서일까? 두 권으로 끝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다음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3권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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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의 교육 - 키로파에디아 현대지성 클래식 51
크세노폰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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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연마해 귀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데 힘쓰고,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가정에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갖추는 일이

남자가 할 수 있는 합당하고 훌륭한 소임이라고 말했었지.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위대한 일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잘 이끌어 그들로 하여금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풍부하게 가질 수 있게 해주고,

모든 사람이 마땅히 되어야 할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은

 분명히 경탄할 만한 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었지."

키루스라는 이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었다. 막상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이름은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성경에 나온 고레스왕과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성경 속에도 고레스왕은 이방국의 왕이었음에도 긍정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가장 이상적인 군주로 소개되었다는 키루스 대왕의 이야기를 통해 위정자를 비롯한 리더들이 진정 갖추어야 할 덕목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크세노폰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는데,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이론에서 더 나아가 실현 가능한 쪽으로 연구를 한 학자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키루스의 교육에 등장하는 정치와 군사에 관한 이야기들 역시 다분히 실제적이었다. 대부분의 내용이 키루스와 타인 간의 대화와 그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영상을 보는 듯한 기분 또한 느꼈다.

키루스 대왕은 페르시아 안샨왕국의 왕이었다. 아버지인 캄비세스와 메디아왕국 공주 출신 만다네 사이에서 태어난 키루스 대왕은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것 같다. 책 속에는 소년 키루스 시절에 일화부터 외삼촌인 키악사레스가 아시리아와의 전쟁 중 안샨왕국에 지원병을 요청하자 총사령관으로 참여하게 된 때의 이야기부터 본인이 왕이 되어서 통치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생이 담겨있다. 어린 시절 엄마 만다네와 함께 외할아버지이자 메디아왕국의 왕인 아스티아게스를 만나러 간 키루스는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생각을 똑똑하게 말할 수 있었다. 메디아와 안샨 사이의 문화적 차이조차 정확히 꿰뚫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사냥한 후, 외할아버지로 부터 그 고기를 전부 얻자, 주위의 사람들에게 각자가 해낸 일들을 칭찬하며 다 나누어준다. 어려서부터 나누기를 좋아했던 그의 천성 때문일까? 성인이 된 후에도 그는 전리품을 비롯하여 얻게 된 이익을 혼자 독차지하기 보다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책 안에는 군사를 지휘하고 그에 따른 포상을 하는 방법,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방법,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군사들을 설득하는 방법 등을 상당히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전쟁에 필요한 말 타는 기술이나 창을 쓰는 기술만큼이나 전술 그리고 사람을 설득하는 언변도 능했던 키루스 대왕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훈련을 시키기도 하고, 군사들이 꾸준히 운동을 하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외삼촌인 키악사레스로 받은 돈을 병사들을 사기를 북돋기 위한 포상과 식사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무슨 일이든지 훌륭한 협력자를 만들려면

 고통을 주어 강제로 일하게 하는 것보다 좋게 말하고 좋게 대해

스스로 일하게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의 소신은 현대의 리더들에게도 필요한 자질 일 것이다. 태양과 바람의 비유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냉혹한 채찍이 아닌 따뜻한 당근일 테니 말이다. 책 속의 이야기는 상당히 논리정연한데, 아마도 이 책의 저자인 크세노폰이 소크라테스의 제자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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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일기 1 - 수박 서리
한즈 지음 / 좋은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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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태어나서 수박서리를 비롯하여 서리를 해 본 적이 없는데, 시골에서 자란 남편은 종종 서리를 하다가 혼이 난 경험이 있었다. 어차피 다 동네 사람들이라서 해봤자 금방 들통이 날 텐데, 그때는 그게 왜 그리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졸지에 간접 체험을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올해 7살이 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이름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의 정보가 전부인 아이는 전 학교에 선생님, 친구들과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엄마 아빠에 이끌려 이사를 오게 된다. 이사 오자마자 부랴부랴 학교에 가게 된 주인공은 그날이 방학식이라는 사실에 좌절한다. 방학이 시작된다는 것은 앞으로 몇 달간 친구를 사귈 기회가 사라진다는 뜻이니 말이다. 친절하지 않은 담임선생님은 방학식에 전학을 온 아이와 엄마를 향해 며칠만 일찍 오지 그랬냐는 꾸지람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방학 이후 반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연거푸 하고, 아예 전학생인 아이의 자리조차 배정해 주지 않아서 아이는 뻘쭘하게 뒤에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푸대접을 받은 아이는 비로소 전 학교의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아가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오겠다는 마음까지 먹게 된다.

한편, 한 동네 형(뻥쟁이 형)이 아이에게 말을 건다. 4학년은 돼 보이는 형은 아이에게 수박서리를 하러 가자고 이야기한다. 이제 7살인 아이에게 수박 서리는 두려움이지만, 이 기회에 동네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다 예쁜 여학생들도 2명이나 온다는 말에 마음을 다잡고 함께 하기로 한다.

약속한 날 11시에 가로등이 켜져 있는 나무 아래로 모인 아이들은 총 9명. 주인공까지 10명이었다. 겨우 숫자를 채웠다는 이야기가 무슨 소리인 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서 참가비를 걷기 시작하는 아이들. 아뿔싸! 돈이 없던 아이는 평소에 말 한마디 하지 못함에도 "얼마 내면 돼요?"라고 큰 소리로 묻지만, 처음 참여하는 아이는 무료라는 말에 무리에 합류한다. 2시간이 걸린다는 뻥쟁이 형의 말과 달리 40분여를 걸어서 도착한 수박밭. 형은 4가지 규칙을 읽는다. 동네는 소문이 나고 금방 잡히기 때문에 멀리까지 원정을 간 것일까? 아이는 궁금하지만 섣부르게 묻지 못한다.

드디어 수박서리가 시작된다. 걸렸을 때를 대비해 수박 꼭지로 만든 꼬챙이까지 야무지게 챙겨온다. 혹시 걸렸을 때는 꼬챙이를 엉덩이에 끼고 뿡뿡 호박을 세 번 외치면 호박으로 변신할 수 있단다. 하지만 얼마 안 돼서 걸리고 마는데... 과연 주인공의 마법은 통할 것인가?

책을 읽어갈수록 자꾸자꾸 궁금증이 더해간다. 같이 서리를 한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도망간 것일까? 정말 주인공의 말대로 자신은 수박서리를 하기 위한 볼모인 것일까? 수박밭 주인인 고래 아저씨와 그의 딸로 보이는 백설 공주의 정체는 무엇일까?

모든 궁금증이 마지막 페이지에서 빵 터진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1이라는 제목이 있는 걸 보니, 다음 편이 나온다는 것인데 과연 개학 후 주인공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함께 수박서리를 한 아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다음 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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