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루스의 교육 - 키로파에디아 현대지성 클래식 51
크세노폰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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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연마해 귀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데 힘쓰고,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가정에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갖추는 일이

남자가 할 수 있는 합당하고 훌륭한 소임이라고 말했었지.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위대한 일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잘 이끌어 그들로 하여금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풍부하게 가질 수 있게 해주고,

모든 사람이 마땅히 되어야 할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은

 분명히 경탄할 만한 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었지."

키루스라는 이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었다. 막상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이름은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성경에 나온 고레스왕과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성경 속에도 고레스왕은 이방국의 왕이었음에도 긍정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가장 이상적인 군주로 소개되었다는 키루스 대왕의 이야기를 통해 위정자를 비롯한 리더들이 진정 갖추어야 할 덕목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크세노폰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는데,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이론에서 더 나아가 실현 가능한 쪽으로 연구를 한 학자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키루스의 교육에 등장하는 정치와 군사에 관한 이야기들 역시 다분히 실제적이었다. 대부분의 내용이 키루스와 타인 간의 대화와 그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영상을 보는 듯한 기분 또한 느꼈다.

키루스 대왕은 페르시아 안샨왕국의 왕이었다. 아버지인 캄비세스와 메디아왕국 공주 출신 만다네 사이에서 태어난 키루스 대왕은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것 같다. 책 속에는 소년 키루스 시절에 일화부터 외삼촌인 키악사레스가 아시리아와의 전쟁 중 안샨왕국에 지원병을 요청하자 총사령관으로 참여하게 된 때의 이야기부터 본인이 왕이 되어서 통치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생이 담겨있다. 어린 시절 엄마 만다네와 함께 외할아버지이자 메디아왕국의 왕인 아스티아게스를 만나러 간 키루스는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생각을 똑똑하게 말할 수 있었다. 메디아와 안샨 사이의 문화적 차이조차 정확히 꿰뚫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사냥한 후, 외할아버지로 부터 그 고기를 전부 얻자, 주위의 사람들에게 각자가 해낸 일들을 칭찬하며 다 나누어준다. 어려서부터 나누기를 좋아했던 그의 천성 때문일까? 성인이 된 후에도 그는 전리품을 비롯하여 얻게 된 이익을 혼자 독차지하기 보다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책 안에는 군사를 지휘하고 그에 따른 포상을 하는 방법,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방법,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군사들을 설득하는 방법 등을 상당히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전쟁에 필요한 말 타는 기술이나 창을 쓰는 기술만큼이나 전술 그리고 사람을 설득하는 언변도 능했던 키루스 대왕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훈련을 시키기도 하고, 군사들이 꾸준히 운동을 하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외삼촌인 키악사레스로 받은 돈을 병사들을 사기를 북돋기 위한 포상과 식사비로 사용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무슨 일이든지 훌륭한 협력자를 만들려면

 고통을 주어 강제로 일하게 하는 것보다 좋게 말하고 좋게 대해

스스로 일하게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의 소신은 현대의 리더들에게도 필요한 자질 일 것이다. 태양과 바람의 비유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냉혹한 채찍이 아닌 따뜻한 당근일 테니 말이다. 책 속의 이야기는 상당히 논리정연한데, 아마도 이 책의 저자인 크세노폰이 소크라테스의 제자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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