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일기 1 - 수박 서리
한즈 지음 / 좋은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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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태어나서 수박서리를 비롯하여 서리를 해 본 적이 없는데, 시골에서 자란 남편은 종종 서리를 하다가 혼이 난 경험이 있었다. 어차피 다 동네 사람들이라서 해봤자 금방 들통이 날 텐데, 그때는 그게 왜 그리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졸지에 간접 체험을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올해 7살이 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이름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의 정보가 전부인 아이는 전 학교에 선생님, 친구들과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엄마 아빠에 이끌려 이사를 오게 된다. 이사 오자마자 부랴부랴 학교에 가게 된 주인공은 그날이 방학식이라는 사실에 좌절한다. 방학이 시작된다는 것은 앞으로 몇 달간 친구를 사귈 기회가 사라진다는 뜻이니 말이다. 친절하지 않은 담임선생님은 방학식에 전학을 온 아이와 엄마를 향해 며칠만 일찍 오지 그랬냐는 꾸지람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방학 이후 반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연거푸 하고, 아예 전학생인 아이의 자리조차 배정해 주지 않아서 아이는 뻘쭘하게 뒤에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푸대접을 받은 아이는 비로소 전 학교의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아가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오겠다는 마음까지 먹게 된다.

한편, 한 동네 형(뻥쟁이 형)이 아이에게 말을 건다. 4학년은 돼 보이는 형은 아이에게 수박서리를 하러 가자고 이야기한다. 이제 7살인 아이에게 수박 서리는 두려움이지만, 이 기회에 동네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다 예쁜 여학생들도 2명이나 온다는 말에 마음을 다잡고 함께 하기로 한다.

약속한 날 11시에 가로등이 켜져 있는 나무 아래로 모인 아이들은 총 9명. 주인공까지 10명이었다. 겨우 숫자를 채웠다는 이야기가 무슨 소리인 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서 참가비를 걷기 시작하는 아이들. 아뿔싸! 돈이 없던 아이는 평소에 말 한마디 하지 못함에도 "얼마 내면 돼요?"라고 큰 소리로 묻지만, 처음 참여하는 아이는 무료라는 말에 무리에 합류한다. 2시간이 걸린다는 뻥쟁이 형의 말과 달리 40분여를 걸어서 도착한 수박밭. 형은 4가지 규칙을 읽는다. 동네는 소문이 나고 금방 잡히기 때문에 멀리까지 원정을 간 것일까? 아이는 궁금하지만 섣부르게 묻지 못한다.

드디어 수박서리가 시작된다. 걸렸을 때를 대비해 수박 꼭지로 만든 꼬챙이까지 야무지게 챙겨온다. 혹시 걸렸을 때는 꼬챙이를 엉덩이에 끼고 뿡뿡 호박을 세 번 외치면 호박으로 변신할 수 있단다. 하지만 얼마 안 돼서 걸리고 마는데... 과연 주인공의 마법은 통할 것인가?

책을 읽어갈수록 자꾸자꾸 궁금증이 더해간다. 같이 서리를 한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도망간 것일까? 정말 주인공의 말대로 자신은 수박서리를 하기 위한 볼모인 것일까? 수박밭 주인인 고래 아저씨와 그의 딸로 보이는 백설 공주의 정체는 무엇일까?

모든 궁금증이 마지막 페이지에서 빵 터진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1이라는 제목이 있는 걸 보니, 다음 편이 나온다는 것인데 과연 개학 후 주인공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함께 수박서리를 한 아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다음 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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