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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글댕글~ 갯벌 한 바퀴 - 갯벌 유형에 따라 만나는 생물 ㅣ 댕글댕글 9
심현보.정재흠.이학곤 지음 / 지성사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부모님 덕에 어려서부터 소위 말하는 체험학습이나 캠핑을 많이 했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텐트를 치고 여행을 하는 문화도 많이 없었고,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없었을 때였는데 말이다. 갯벌에 가서 바지락과 방게를 잡기도 하고, 가을이 되면 메뚜기나 밤을 따러 가기도 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물이 빠지고 갯벌이 드러나면 아빠가 직접 만든 갈고리와 통을 들고 엄마를 따라 갯벌에 들어가 바지락을 캤다. 아빠는 투망을 들고 가서 망둥이 등의 물고기를 잡아오셨다. 두 아이를 키우는 나는 사실 엄두도 안 나는데, 30년도 더 전부터 부모님은 두 딸을 위해 체험학습을 직접 준비하셨다는 사실이 이제서야 대단하게 느껴진다.

다행이라면 여전히 부모님은 자연에서 무언가를 보고 잡는 것을 좋아하신다. 이제는 손주들이 생긴 나이임에도, 아이들과 함께 한 번씩 갯벌 나들이를 한다. 물론 예전처럼 바지락을 캐거나 하진 않고, 돌을 치우면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게들을 잡고 직접 만져보는 체험활동을 한다. 작년에도 동생네 가족까지 함께 갯벌 나들이를 했다. 이게 뭐냐고 묻는 아이들의 질문에 솔직히 나도 정확한 대답을 해주기가 쉽지 않았다. 갯벌에는 참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지만,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 내 기억과 작년에 갔던 갯벌이 떠올랐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는 사실은 아이들에게도 통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아이들만 원하면 부모님은 갯벌체험을 생각하고 계시기에, 그런 면에서 갯벌에 살고 있는 많은 생물들을 책을 통해 만나고 실제로 갯벌을 간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책 안에는 갯벌이 어떻게 생기고, 우리나라의 갯벌의 종류를 시작으로 다양한 생물군을 설명해 주고 있는데, 갯벌은 밀물과 썰물이 있는 서해안이나 남해안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가는 갯벌은 그중에서 펄 갯벌이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엄마로부터 작은 게를 방게라고만 들었는데, 잡아서 넣기 바빠서 이게 진짜 무슨 게인 지 헷갈리기도 하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방게나 세스랑게, 칠게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게만큼 종종 보이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망둥어 같은 물고기와 고둥도 만난 적이 있다. 사실 이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였는데, 도요새나 오리, 쇠기러기뿐 아니라 왕모시풀, 해홍나물, 나문재 등의 식물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갯벌의 물이 빠지고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초입부에서 봤던 식물들이 책 안에 있었다. 그냥 들풀이나 잡초라고 생각했는데 엄연히 이 식물들도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나문재의 경우는 나물로 무쳐먹기도 한다니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식물에 대한 대발견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쳐 지나갔던 생물들이 참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갯벌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아이도 어른도 누구나 유용하게 만날 수 있는 1,000여 종의 갯벌 생물들을 책으로 만나고 실제로 갯벌에서 다시 만나면 무척 반가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