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 - 고난을 깨달음으로 바꾸는 헤밍웨이 인생 수업
박소영 지음 / 유노책주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 헤밍웨이에 관한 책에 이어 지난달에는 헤밍웨이가 쓴 에세이집을 읽었다. 덕분에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의 삶에 굴곡과 함께 빙산 이론과 같은 헤밍웨이 표 작품들 속에 담긴 것들 등 좀 더 헤밍웨이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헤밍웨이에 관한 책은 사실 제목이 먼저 눈에 띄었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에 대해 나 역시 공감한다. 이 말은 한편으로는 인생을 설명하는 말로도 자주 사용된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버텨낸 후에 오는 행복이 더 값지다는 의미로 말이다. 과연 제목과 헤밍웨이의 작품들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 안에는 헤밍웨이의 유명한 작품들이 담겨있다. 그중 내가 읽은 작품은 노인과 바다가 전부였다. 노인과 바다를 읽은 게, 20대 초반이었는데 당시 그 작품을 읽고 정말 큰 실망을 했던 기억이 있다. 노인이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지만 상어에게 다 빼앗기고 고군분투하다 뼈만 가지고 돌아온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왜 이 작품이 그토록 많은 찬사를 받은 건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소개된 노인과 바다를 만나니,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노인과 바다의 깊은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작품들의 깊은 의미를 일깨워 주는 이 책 중 내가 주목한 작품은 "무기여 잘 있거라"다. 자신의 자전적 경험이 묻어나는 작품이었던 이 작품의 배경은 전쟁이다. 헤밍웨이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경험 중 하나가 전쟁이라는 것은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 사랑을 믿지 않는 남주인공 프레데릭은 자신은 절대 사랑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뒤집는 여인 캐서린을 만나게 된다. 전쟁에서 입은 부상과 아군에 의해 사망한 동료,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의 탈영, 목숨보다 사랑했던 캐서린과 사산되어 태어난 아이 등 고통스러운 삶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과연 이 모든 상황 속에서 프레데릭은 무엇을 보아야 했을까?
모든 것에 항상 설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인생의 모든 순간이 100%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통의 문제는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기여 잘 있거라 속의 프레데릭과 캐서린 역시 그렇다. 밀려오는 절망감 속에서, 멈추고 싶은 삶의 순간 속에서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꾸역꾸역 그래도 길을 가야 한다. 신기한 게, 그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묵묵히 꾸역꾸역 가고 나면 또 다른 삶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그 시간이 어두운 새벽이었다는 사실은 지나고 나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생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노인과 바다를 다시 한번 읽고 싶어졌다. 형편없는 점수를 주었던 작품 속 실제 깊은 의미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