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세라 핀스커 지음, 정서현 옮김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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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도 표지도 멋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난해하다. 책 안에 담긴 단편소설들을 읽고 나면,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표지 속 그림들이 하나 둘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의 제목까지도 말이다. 참고로 이 책은 13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는데,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는 그중 한 작품의 제목이다.

SF 소설의 맛을 알게 된 지 오래지 않았다. 난해하고, 감정이 메마른 기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잘 읽지 않았다. 그런 내 선입견을 깨준 작품이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이었다. SF 작품인데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SF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SF 소설은 특유의 맛이 있다. 발전된 과학의 시대, 지금보다 더 발전한 미래의 어느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다분히 미래지향적인, 디스토피아적인 향이 물씬 풍긴다. 거기에 저자 특유의 감성을 한두 스푼 첨가할 때 비로소 내가 맛보았던 SF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작품 중 무엇을 꼽을까 고민을 했다. 각자의 맛과 멋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적 배경들 속에 개성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 한 작품을 꼽자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어둠 속에 남겨졌다는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이 때론 병적으로 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만혼으로 아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한 친구들의 임신 소식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불안해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다행히 그리 오래지 않아 임신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상상임신을 넘어 상상 출산과 상상 육아를 하게 된다면 어떨까? 보통은 상상임신 단계에서 마무리가 되지만, 얼마나 아이를 향한 열망이 컸길래 내 꿈 안에서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있는 상황이 된 걸까? 집을 떠난 아이는 다음 날 다시 유아가 되어서 돌아온다. 그렇게 내 꿈 안에서의 아이는 크다 다시 어려지고, 집을 떠났다가 다시 아이가 되어 돌아온다. 나는 너무 현실 같지만 다른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무리들을 만난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내 꿈속에 있는 아이가 실제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 내 아이는 실종된 것이었을까?


책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각자의 감성이 있다. 타인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과 상실 속에 처한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방법을 통해 자신이 갇힌 현실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 현실을 깨거나 갇히는 것 또한 오로지 자신만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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