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 -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제임스 홀리스 지음, 정명진 옮김, 김지용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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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무 살에는 스무 살이라는 제목이 들어가는 책을 참 많이 읽었다. 스무 살이라는 글자만 봐도 마치 날 위한 책 같아서였다. 서른 살 때도 그랬다. 스무 살 때보다는 덜하긴 했지만, 29과 30은 1년 차이지만 체감 나이는 참 컸다. 그래서 답답함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근데 마흔이 되어서는 생각보다 마흔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책을 찾아서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읽었던 책도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이유를 굳이 찾자면 스물이나 서른보다 힘이 빠져서가 아닐까 싶다. 스물이나 서른에는 내가 노력하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마흔은 내 능력치를 알게 되었다고 나 할까? 한편으로는 전에 비해 더 위축되어 있다고도 볼 수도 있겠다 싶다.

마흔을 지났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융 심리학 위에 적힌 작은 소제목 때문이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었을까? 아니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숨죽여 있던 작은 기대치를 이 책의 소제목이 깨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과거의 마흔은 삶의 끝이었다. 평균 수명이 마흔 전후였기에, 마흔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경험을 막 쌓고 그를 펼치기 전에 세상을 떠날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마흔은 어떨까? 교육과 경험을 통해 마흔 즈음에는 초보라는 이름을 벗어버리고 경력자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하지만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모두가 삶에서 성공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또한 마흔이 되어 과거를 돌아봤을 때, 자신이 꿈꾸는 자리에 가 있는 경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자신이 원하는 장밋빛 미래를 이루어낸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랬다. 20대 마지막 학기 과제 중 하나가 나의 몇 년 후의 삶의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었는데, 큰 계획들만 봐도 내 계획에서 상당히 어그러져 있다고 느꼈다. 우선 전공을 살려 공무원이 되고 했던 직업에 대한 큰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20대 후반(27살 정도)에 결혼하겠다는 계획도, 자녀를 3명 낳겠다는 계획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큰 틀 자체가 이미 내 계획과 달랐기에 그 이후의 삶은 당연히 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삶에 대해 실망하고 낙담하게 된다. 그러면서 진짜 자기가 사라지고, 타인이 좋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내 삶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기도 한다.

책 안에는 여러 인물들이 소개되는데, 그들 중 상당수는 그런 자신의 삶에 대해 알 수 없는 답답함과 잘못됨을 느꼈다. 영혼의 반란을 겪고, 진짜 자기의 목소리와 실제 삶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책은 칼 융의 심리학을 통해 진짜 자기를 찾고, 내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참고로 영혼이라는 표현이 좀 낯설고 이질적인데, 그에 대해 저자는 정신(psyche)라는 단어가 그리스어에서 영혼을 의미하는 단어기에 그 단어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진짜 자기를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마흔 지기들에게 이 책은 이야기한다. 그저 시대가, 사회가 그렇다는 핑계를 대지 말라고 말이다. 물론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클 것이고 한편으로는 현재의 삶에 대해 우울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우선 내 영혼의 소리를 들어보길 권한다고 말이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왜 계속 우울감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지, 왜 나는 두려움을 느끼고 콤플렉스에 과하게 반응하는지를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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