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이 책이 출간되고 베스트셀러로 유명했을 때 책을 읽어봤다. 유능한 의사가 갑자기 폐암 4기 환자가 되었을 때의 상황이 참 아이러니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집중할 수 없어서 좀 힘들었던 기억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이 책은 그 사이 100쇄를 찍었고, 나는 그 사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그의 이야기 곳곳에 밑줄이 그어졌다. 원하는 것은 다 이룰 정도로 천재적인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스탠퍼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에서 의학의 역사를 공부한 후, 그는 다시 스탠퍼드로 돌아가 의학을 공부한다. 이름만 들어도 우와! 가 절로 나오는 대학들에 그는 세 번이나 들어간 것이다. 그것도 다 다른 전공을 가지고 말이다. 의사로의 능력도 참 탁월했던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 매료된 이유는 바로 의사로 그가 가지고 있던 도덕적 판단의 기준과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