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서를 잘 읽지 않으려고 한다. 2~30대를 지나면서, 자기 계발서와 에세이로 독서를 꽉 채웠을 때도 있었다. 근데, 뭔가 공허하고 뜬구름을 잡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30대 초반 자기 계발서 읽는 걸 반으로 줄였다. 40대가 되니, 그마저도 일 년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자기 계발서(인생에 대한 조언보다는 업무적인 스킬을 위한 자기 계발서 위주로) 읽게 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그녀의 책은 꼭 읽는 편이다. 김미경 강사는 책 좋아하는 분의 추천으로 처음 읽게 되었다. 1권을 읽고 2권을 읽으며, 청양고추 같은 매운맛과 한편으로 그럼에도 츤데레 같은 위로 덕분에 울며 웃으며 완독을 했던 기억이 있다. 가끔 매체를 통한 강의에서 그녀를 보고, 책을 읽으며 "열심히"의 모델이 된 그녀를 보며 나도 내 삶을 참 많이도 채찍질했던 것 같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강의를 하고, 사업체를 영위하는 그녀에 비해 나는 겨우 아이 둘에 워킹맘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내 나름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에 비해서는 늘 모자라 보였다.
이번에 새로 나온 그녀의 책을 읽으며 걱정과 기대가 반반이 되었다. 얼마나 또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까에 대한 고민과 또 따라가봐야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근데, 첫 장부터 이건 뭐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진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김미경이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부지런히, 열심히의 대가가 바로 김미경 아닌가! 근데, 이번 책은 뭔가 달랐다. 어찌 보면, 이 전에 나온 책들을 전부 상쇄할 정도다.
책 안에는 잇(It) 마인드와 딥(Deep) 마인드가 등장한다. 그녀가 마음의 엔진을 갈아끼우기로 결심한 이유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고갈되어가고, 24시간 기계처럼 일하는데도 기쁨이 사라지고, 무엇보다 마음속에서 '그만하고 죽어라!'라는 생각을 마주했을 때다. 다행히 그녀는 무엇이 문제인지 깨달았다. 그동안 성취를 위해 부단히 달려오면서 많은 성과를 얻긴 했지만, 잇의 수단이 되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잇 마인드는 모든 것을 물질화하고 지표화해서 증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잇마인드가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 사례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가 큰 경제성장을 이루며 선진국이 되었다. 물론 그 자체는 좋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니까... 문제는 잇 마인드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간과했다는 데 있다. 그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게, 청소년을 비롯하여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경쟁 사회 속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주입하고 성과를 닦달하는 사회. 결국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스로가 루저, 실패자라는 오명 속에서 포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