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글댕글~ 왜일까요? - 꾸밈으로 보는 세계 문화 댕글댕글 8
이원중 엮음, 김희영 감수 / 지성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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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지구촌 여기저기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버지와 함께 앉아서 30분가량 나오는 방송을 보다 보면 똑같은 사람이지만,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았다. 한편으로는 왜일까? 하는 궁금증이 많았지만, 까닭을 모르고 지나갈 때도 많았던 것 같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같이 보였지만, 차례에 담긴 질문들을 읽으며 옛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그렇게 궁금해하던 세계 곳곳의 사람들의 문화의 답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이 질문에 대답을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선 이 책은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을 만큼 풍부한 그림과 사진이 돋보인다. 사용되는 단어들도 그리 어렵지 않다. 아이들과 같이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물론 초등학생뿐 아니라 청소년이나 성인들도 충분히 흥미로울 내용들이 상당하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나 역시 궁금했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대답들이 속시원히 담겨있다. 물론 저자는 책에 담긴 여러 자료들을 통해 도출해낸 답이 모든 것을 충분히 해결해 줄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문화라는 것 자체가 단편적인 하나의 사건이나 환경 등으로 딱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호기심을 통한 세계 문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고, 그를 통해 또 새로운 문화에 대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주기를 당부한다. 이 책에 앞서 저자는 타 문화권의 모습에 대한 판단은 내려놓기를 강권한다. 어느 문화도 자연환경과 지역에 적응하면서 생겨난 것이지, 우월하고 열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를 가지고 타 문화를 재단하거나 판단하려는 생각은 잠시 내려놓자.

이 책의 주제는 "꾸밈"이다. "꾸밈"이라는 단어 안에서 파생된 각 문화들이 이렇게나 많은 지 솔직히 놀라웠다. 예를 들자면 유럽 사람들은 왜 가발을 썼을까요? 나 중국인들은 왜 작은 발을 좋아했을까요? 스코틀랜드 남성들은 왜 치마를 입을까요?, 레게 머리는 어떻게 손질할까요? 등 다양한 질문들이 등장한다. 누구나 한 번 즈음은 왜?라는 질문을 할 법한 내용들이다.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문화들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오랜 과거의 이집트의 단발머리와 유럽의 가발이 연계된다. 물론 시대상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이는 또 조선의 가체와도 연결된다.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하다는 명제로 점철되기도 한다. 우선 머리숱 혹은 가발과 관련된 부분은 다분히 위생과 관련이 된다. 지금처럼 세제가 발명되기 전이고, 씻는다는 것 자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던 시기인 고대 이집트는 기후의 영향도 더해져 감염병이 많았다고 한다. 머리에 생기는 여러 질병 때문에 삭발을 하지만, 그 또한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두피를 지켜내기 쉽지 않았다. 결국 가발은 두피를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었고, 단발머리 역시 긴 머리에 비해 관리가 편하다는 점에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도 그렇지만 현재도 길고 풍성한 머리는 자신감으로 표현된다. 유럽의 가발이나 조선의 가체 역시 풍족함이나 우월함의 상징이었다. 여기서 신기한 것은 영국의 법관들의 가발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단다. 가발이 오래될수록 연륜과 경험이 많은 것을 의미하기에, 오래된 가발은 그만큼 존경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미얀마의 카얀족의 목에 긴 고리의 의미나 에티오피아 무르시족, 브라질 원주민인 카야포 부족도 입술의 판을 끼우는데 이들은 왜 이런 문화를 가지고 있을까?에 대한 답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앞에서 설명했듯이 단편적인 이류로 그들의 문화를 재단하거나 풀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그 행위에는 많은 시간과 사회적 배경들이 퇴적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나와 다른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문화를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각 행위에는 그 문화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들이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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