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은 죽어가는 자신을 방치하고 있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인문학 30day 고윤(페이서스코리아)의 첫 생각 시리즈 3부작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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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때때로 겪는 감정의 쓰레기들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지만,

그것들이 내면의 본질까진 바꿀 순 없다.

정원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조용한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지 그 안에 놓인 불필요한 것들을 치워주기만 하면 다시 본래의 빛을 되찾을 뿐이다.

p.56

제목이 상당히 강하다고 느껴졌다. 한국어 제목 아래 영어 제목"Why are you Letting Yourself fade away?"은 한국어 만큼은 아닌데, 유난히 강렬하다 느낀 이유는 "죽음"이라는 단어와 "방치"라는 단어가 제목에 담겨있어서 인 것 같다. 아마 저자가 제목을 강하게 지은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 전체의 내용 중 제목이 가장 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제목과 외국 신문 느낌의 표지를 넘기고 나서 차례에서 흠칫 놀랐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증후군들이 있었나? 싶었기 때문이다. 총 43개의 증후군들이 등장한다. 여러 차례 언론에 등장해서 익숙한 증후군도 상당수 있긴 하다. 가령 번아웃 증후군이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후군, 일반화의 오류처럼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낯선 증후군도 많다. 드 클레랑보 증후군, 보이지 않는 고릴라, 팅커벨 증후군처럼 말이다. 많은 증후군 만큼 놀라운 것은 이름만큼 내용이 낯설지 않아서다. '어! 이거 내 이야기인데...'싶은 것도 상당수 있다. 특히 초반에 여러 개는 고개가 끄덕일 정도로 내 이야기 같았다.

요즘 내가 가장 고민인 것은 다분히 인간관계 문제다. 작년 말에 지금 다니는 회사로 이직을 했는데, 생각보다 모든 직원들과 어려움 없이 잘 지내서 다행이었다. 근데 시간이 지나자 아니나 다를까 마음을 힘들게 하는 직원이 생겼다. 같이 밥을 먹을 기회가 자주 있었는데, 식사 시간 때마다 직원들 욕을 많이 하는 분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들었는데, 문제는 그 말이 색안경이 되어서 실제로 그 직원들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 직원의 이미지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같이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음에도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직원들을 대할 때 뭔가 벽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국 내게 직원들 욕을 한 그분과의 식사 자리를 기피하게 되었다. 나중에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분의 성향을 알게 되었다. 다른 직원들 역시 그분 때문에 힘든 경험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던 거였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분이 그 증후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밖에도 파랑새증후군, 피터팬 증후군, 모글리 증후군, 미러링 효과처럼 제목만 봐도 내용이 어느 정도 알만한 것들도 있고, 무드셀라 증후군, 리셋 증후군처럼 읽어보면 이해가 가는 내용도 있다. 각 장이 길어야 3페이지 정도 분량이기에 길지 않다. 이 책은 단어나 증후군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고, 저자가 자신의 삶으로 경험했거나 느꼈던 부분을 각 장에 녹여낸 에세이와 자기 계발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읽으면서 더 공감이 많이 되고, 내 삶 또한 각 장 속에서 떠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야 책의 내용과 제목의 연결고리를 깨닫게 된 것 같다. 내 삶의 순간순간을 고통스럽게 넘길 필요가 없다는 것. 여러 가지 상황 속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자유로워지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삶을 가두기에 내 삶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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