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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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속에 증오하는 사람 한 명쯤은 간직하고 있어.

그렇다고 누구나 복수하는 건 아니지.

증오의 칼날을 휘두르면, 가장 많은 상처를 입는 건 상대가 아닌 자신이기 때문이야.

증오를 가슴속에 묻어두지 말고 지금처럼 행동하며 자네의 삶을 살아.

그러다 보면 증오도 삶의 일부가 될 거야. 알았지?

p. 294

제목부터 낯설었다. 근데, 오이먀콘은 실제 지명 이름이었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유명하다고 한다. 바로 시베리아의 오이먀콘. 책 속에도 영하 71.2도라는 말이 등장하고, 물을 뿌리면 떨어지기 전에 얼어버린다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실제 그를 기념(?) 하는 동판이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제목만큼이나 책 안에는 각종 뜻 모를 약자들이 등장한다. YDM, G-GAW, TS-112처럼 말이다. 그 의미를 찾아가다 보면 내용이 조금씩 이해가 된다. 그러니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한번 읽어보자.

첫 장부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다.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구역에 침입한 암살자들이다. UN 산하의 지구대기감시를 위한 기구 GAW가 있다. 그곳에 속한 베커 박사는 암살자들의 음모를 눈치채고 미국 백악관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들을 돕기 위해 용병 5명이 온다. 겨우 탈출에 성공하지만, 늑대 무리의 습격으로 용병 5명은 사망하고, 베커 박사 역시 중상을 입고 겨우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건물은 이미 암살자들의 손안에 있었다. 자신이 가진 자료를 겨우 업로드해서 빙하 전문가 빌 박사에게 보내는 베커 박사. 자신들을 호모 오비루나 사냥꾼이라 말하는 암살자들에게 결국 목숨을 잃는다.

지구상에 G-GAW 멤버가 있는 관측소는 총 6개가 있다. 그중 독일 알프스산맥 추크슈피체 제1관 측 속에 있던 엠마는 이상을 감지한다. 만년빙의 오염을 막기 위해 이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 그런데 보안카드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움직였다. 누구일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그녀는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 시베리아에 있어야 할 빌 박사가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암살자의 습격을 받았는 말을 하며, 시베리아 오이먀콘으로 부터 탈출하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손에 있던 메모리스틱을 받은 엠마는 암살자들을 피해 겨우 도망을 친다. 빌 박사의 마지막 말인 "다섯 개의 은하계가 태평양에 솟아오르면"이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겨우 도망친 엠마는 뉴스에서 자신이 마크 쉘 박사를 비롯한 3명을 살해하고 도망한 살해 용의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경악한다. 하지만 정신을 놓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 시간 그를 돕기 위해 한 남자가 다가온다. 뭔가 부자연스러운 몸을 가진 그는 그 남자 KG1과 함께 시베리아 오이먀콘으로 향한다. 그리고 엠마의 계정으로 온 쉘 박사의 메일에는 스노우나라야라는 단어가 들어있었다.

빌과 같이 스노우나라야로가서 가이아의 숨결을 분석해라.

그 데이터가 아무리 터무니없어도,

그 데이터가 가리키는 것을 믿고 따라야 한다.

그러면 괴물의 실체가 보일 것이다.

엠마와 KG1, 제이콥 존스와 백악관의 에릭 국장, 널랜드 박사와 미국 대통령 더글러스. 이들의 시각이 교차되면서 살아남으려는 엠마와 그들을 죽이려는 검은 속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호흡증후군을 앓고 있는 입양된 30대의 여 과학자, 살인 병기로 불렸지만 파킨슨병을 앓으며 약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용병. 이들은 암살자들로부터 연구결과를 지켜낼 수 있을까? 시베리아의 정령과 기후 위기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꽤 신선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물론 끔찍한 상황들 속에서 겨우겨우 헤쳐나가는 엠마와 KG1의 이야기는 가진 자들의 잔치와 대비된다. 원래 살고있던 500여명의 오이먀콘 주민들을 내쫓고 그들이 오이먀콘에 건설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권력과 자본으로 똘똘 뭉쳐 자신들의 아지트를 만들고자 하는 힘을 가진 그들의 횡포 속에서 과연 유일하게 남겨진 이들은 과연 제 몫을 해낼 수 있을까?

SF 소설이고, 기후 위기의 가속화된 상황이 배경이긴 하지만 여기저기 어지럽고 어려운 배경들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해서 생각보다 이해가 쉽지 않았다. 결국 말미에 밝혀지는 중요한 장면을 마주해야 모든 퍼즐이 이해가 되며 맞추어지니,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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