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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심리 법칙 - 효율적으로 일하고 유연하게 관계 맺고 싶은 당신을 위한 45가지 이야기
강호걸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9월
평점 :
심리학은 흥미롭지만, 어렵다. 아무렴... 일보다 어려운 게 인간관계이고,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나이가 들어도 쉽지 않은 걸 보면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죽어야 끝나는 게 아닐까?(마치 육아처럼...) "만화로 보는"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는데,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 만화가 등장하긴 하지만, 만화보다 더 자세하고 친절한 글이 존재하기에 너무 "만화"에만 끌리지 않길 바란다.
우리의 주인공인 최도진의 면접부터 입사 후 사회생활까지를 중심으로 최도진이 몸소 겪은 일들이 책 안에 펼쳐진다. 놀라운 것은, '이 상황 나도 겪어봤는데!' 가 대부분이다. 물론 직장 생활 속에서의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굳이 직장 생활이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의 곳곳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었기에 공감이 갈 것이고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상황에 심리학의 전문용어가 붙어있는 상황도 꽤 많다. 우리가 또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지, 경험이 없는 건 아니지 않나? 그래서 나름의 자신감도 뿜뿜 일어난다. 문제는 내가 이 책을 읽겠다 마음을 먹은 두 번째 이유는 다분히 "심리"학. 즉,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좀 풀어보고자였다. 책 속의 전문용어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게 나와 같은 독자들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저자 역시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만화를 통해 해당 상황을 살포시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후, 저자는 그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 전문용어와 함께! 그리고 상황을 풀어갈 열쇠를 제시한다. 책 안에 나오는 상황들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인간관계를 편안하게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될까?를 고민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뭐든지 과유불급이라고, 과하거나 나쁜 의도(혹은 나만 편할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심리학 할아버지가 와도 해결할 수 없는 것 아닐까?
흥미로웠고, 경험해 봤던 내용 중에 문간에 발 들여놓기 전략이라는 게 있었다. 왜 많고 많은 심리학적 상황 속에서 이 이야기가 떠올랐냐면, 얼마 전에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를 픽업하러 가는 길이었다. 작은 굴다리 같은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는데, 가방을 멘 여성 두 분이 나에게 접근했다. 이 동네가 초행인데, 먹거리나 식당이 많은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나도 꽤 오래 살았지만(나는 집 순이다.), 잘 모르지만 그나마 야구장 근처나 새로 생긴 건물 근처가 많을 것 같아서 그렇게 안내를 했다. 근데 자신들에게 길을 알려줬으니, 좋은 정보를 드리겠다고 접근했다. 얘기하다 보니 뭔가 싸~한 느낌이 들었다.(책 안에서 설명하는 도믿맨이었다.) 아이의 하원이 늦어서 안되겠다고 이야기하고 상황을 벗어났는데, 며칠 후 보니 비슷한 질문들을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고 있는 2인조(혹은 3인조)를 꽤 여러 번 보게 되었다. 모르는 사람이었는데도, 상황을 모면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아주 많이 들었다. 근데, 책을 읽고 보니 바로 그 전략이 바로 문간에 발 들여놓기 전략이란다. 작은 부탁을 하나하고 그것을 들어주고 나면 또 다른 부탁에 긍정적인 반응을 할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고 한다. 실생활에도, 도믿맨들도 심리학을 공부하고 이렇게 접근한다면... 우리 또한 그 이상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만약 내가 도믿맨과 같은 상황이었다면(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한다면), 우선 자리를 옮기는 부탁부터 시작해 보자. "복도(옥상 혹은 카페 등)에서 잠깐만 볼까요?"라는 부탁에 성공한다면, 다음 일은 좀 더 쉽게 풀려나갈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만화"라고 책 표지에 크게 적고 시작하는 것, 실제 각 심리 법칙에 앞서 만화로 시작하는 것은 무슨 심리 법칙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