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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벗어던질 용기 - 진짜 내 모습을 들킬까 봐 불안한 임포스터를 위한 심리학
오다카 지에 지음,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비슷한 시기에 임포스터 관련 책을 두 권 읽게 되었다. 먼저 읽은 책은 임포스터 심리학이고, 이번에 읽은 책은 가면을 벗어던질 용기이다. 단순히 제목만 보자면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임포스터의 뜻을 알게 되면 바로 이해가 될 것 같다. 임포스터를 우리 말로 옮기자면, 가면 증후군, 사기꾼 증후군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이 거둔 성공이 실력이 아니라 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불안심리를 말하는 임포스터는 증후군이라는 이름과 달리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심리 불안이다.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을 비롯하여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임포스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책 안에는 임포스터가 생기는 원인을 비롯하여 증상은 물론 임포스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담겨있다. 저자가 심리상담가이기에 좀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요즘 SNS가 활성화됨으로 임포스터가 더 많아졌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과거에 비해 SNS를 통해 갑자기 유명세를 얻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얻게 된 유명세에 기분이 좋기도 하겠지만, 대단한 노력 없이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는 생각에 자신의 실력을 폄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포스터는 성공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등장한 개념이기 때문에 그런지,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승진이나 합격처럼 특정한 자격을 얻은 사람들에게서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문제는 임포스터도 방치하게 되면 자신감이 하락하고, 일의 의욕이 사라지고, 번아웃을 겪는 등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구체적이고 명료한 설명과 예시를 곁들여 임포스터로 고민인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책을 읽다 보니 임포스터와 낮은 자존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모두 임포스터를 겪는 것은 아니지만, 낮은 자존감이 계속된다면 임포스터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임포스터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마음을 구조화 시키는 것이다. 마음의 구조화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구조화란 해당 개념을 도표나 수식 등을 통해 눈에 보이게 도식화하는 것을 말하는데, 마음의 현 상태를 언어를 통해 시각화, 언어화하는 것을 말한다. 즉, 현재 내 마음의 상태를 글 또는 그림 등을 통해 표현해 보는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이 느껴져도 막상 눈으로 보는 것과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한 구조화 해놓게 되면,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과거에 구조화 해놨던 것을 떠올리며 해당 상황을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게 된다.
임포스터들은 내 판단보다는 타인의 판단에 더 큰 가치를 둔다. 그렇기에 타인의 반응에 일희일비할 때가 많다. 이 또한 낮은 자존감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는데, 저자는 타인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말고 내 스스로 내 마음의 주도권을 쥐도록 조언한다. 물론 무 자르듯 당장에 무언가를 확 바꿀 수는 없지만 조금씩 생각의 전환을 해본다면 어제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 출간된 임포스터를 읽은 후, 가면을 벗어던질 용기를 읽고, 임포스터 심리학을 읽으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임포스터 심리학보다 가면을 벗어던질 용기가 좀 더 구체적이고 쉽게(초심자 입장) 임포스터를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