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좋아하는 편이다. 학창 시절 점수가 좋진 않았지만, 물리를 제외하고는 꽤 흥미가 있었다. 물론 문과였기에, 심화과정으로 과학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과학에 관한 흥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좋아하는 분야가 연결되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처럼, 역사와 과학 그리고 상식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뜻밖의 과학사 같은 내용을 참 좋아한다. 이 익숙한 향기(?)- 마치 토크쇼 진행자처럼 유머러스하게 내용을 이끌어 가는 능력-는 뭘까 싶었는데 양자역학 이야기를 통해 만난 적이 있었다. 양자역학이 지극히 물리를 다룬 과학이라면, 뜻밖의 과학사는 상당수가 화학이었고, 중간중간 물리가 곁들여져 있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다행이다. 난 물리가 무섭다...)
우리의 삶에는 우연과 필연이 있다.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지극히, 다분히 주관적으로 "내" 판단이다. 그렇다면 책 안에 우연과 필연은 어떻게 구분될까? 실수가 발견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우연"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말 우연만 있을까? 그 실수를 위해 과학자들은 나름 부단히 실험을 거듭한다. 그들이 애초에 실험 자체를 하지 않았다면 정말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은 그런 결과를 예상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필연을 위해 애를 썼고 그 결과가 주어진 것이다. 1장 서투름 안에 담긴 이야기 중 상당수는 방치하고 휴가를 보내고 오거나, 주말을 보내고 와서 일어난 일이다. 예상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좋은 발견을 이루어내서 나도 뿌듯했다. 반면, 2장은 불운과 실패다. 1장에서 우연히 방치(?) 된 것이 발견으로 이루어진 데 비해, 2장은 정말 운이 없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필연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경우가 등장한다. 3장 놀라움과 4장 유레카 역시 각 제목 덕분에 특별한 과학사의 이야기들을 맛볼 수 있다.
책의 뒤표지에는 수식이 하나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