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 흔들리는 삶을 위한 괴테의 문장들
임재성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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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항상 껍질을 벗고 새로워져야 하며, 항상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려고 해야 한다.

한층 새로운 자아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평생 동안 멈추지 마라.”

한참 쇼펜하우어 열풍이 불고 있다. 이 책은 괴테의 문장들이 담겨있지만, 니체와 쇼펜하우어도 등장한다. "인간이 되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라는 제목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는데, 한편으로 내가 받아들인 그 의미가 맞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책의 제목을 내가 느낀 식으로 다시 붙여보자면, 삶을 산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라고 붙이고 싶었다. 문제는 힘든 일입니다로 끝나면 안 된다는 데 있다.

삶이란 것 자체가 원래 고통이라고 쇼펜하우어는 누누이 외친다. 하지만 이 책은 쇼펜하우어가 아닌 괴테의 책인 이유가 다음에 있다. "그럼에도 삶이 지속된다면 희망은 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 속에 마지막 남아있던 것이 희망이었듯, 괴테 역시 삶에는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또 오늘 하루를 버텨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무척 피곤하기 때문이다. 출근 준비와 두 아이의 등교, 등원 준비를 동시에 한다. 시간이 부족하기에, 내 입에 들어갈 무언가를 넣을 시간을 과감히 뺀다. 차례차례 아이들을 보내고,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나면 온몸이 땀 범벅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한다. 늘 문을 열고, 불을 켜는 일은 내 몫이다. 오늘의 할 일을 정리하고 오전을 정신없이 보내고 나면 점심시간이 되고, 쫓기듯 오후 업무를 하고 다시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고 둘째의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둘째를 픽업하고, 학원을 마치고 오는 큰 아이까지 데리고 오면 야근이 시작된다. 먹이고, 씻기고, 치우고, 내일 보낼 것들을 챙기고, 큰 아이 숙제를 봐주고 나면 밤이다. 가끔은 내가 선택한 삶에 답답함을 느낀다. 뭐 하나만 튀어나가도 삶 전체가 뒤틀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다 보니 더 강박적으로 스케줄에 맞춘다. 아이들의 다른 반응(목욕하기 싫다거나, 반찬 투정을 하는 등)에 나도 모르게 격한 반응이 오는 것도 그래서인 것 같다.

종교와 의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고통"의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고통의 문제가 사라지는 순간,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은 종교와 의학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고통은 필요악일까?

어리석게도 인간은 고통 속에 있을 때라야 비로소 자기 내면을 직시한다.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하게 되었지?’, ‘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라며 자조 섞인 의문을 던진다.

고통의 이유를 발견하려는 몸부림이다.

아이러니다. 고통 앞에서 인간은 성장한다. 그렇기에 고통은 계속 존재한다. 적어도 이 한마디가 뼈 때리는 나름의 위로가 되었다. 책 안에는 이런 문장들이 상당수 있다. 마음에 닿는 문장들을 적다가 책 전체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기에, 이보다 더 진하고 깊은 맛은 직접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나와 다른 시대를 살았던 괴테는 과연 이런 내 괴로움을 알까? 속속들이 같은 경험을 하진 않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끄덕여지고, 눈물이 나는 건 책 안에 글귀에서 위로를 받아서가 아닐까 싶다. 한 줄 건너 한 줄에 또 멈춘다. 다행이라면 그냥 방관하고, 포기하고, 주저앉지 않도록 다독인다는 느낌을 받아서다. 내 삶을 채찍질하기 보다, 다른 시각을 선사해 준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1. 삶의 위기를 겪고 있는 분

2. 자살 충동에 휩싸이는 분

3. 하루하루 버틴다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분

삶이 늘 행복하고, 매일 꽃길만 걷고 있다면 오히려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쓴맛이 나는 삶을 겨우겨우 헤엄치듯 살고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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