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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꽉 잡는 한자 어휘 365 - EBS 대표 국어 강사 강용철 선생님의
강용철 지음 / 비타북스 / 2024년 8월
평점 :
내게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뭐냐고 묻는다면 문해력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사실 별반 관심이 없던 이 단어에 관심이 생긴 이유는 다분히 큰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때문이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 친구로부터, 요즘 초등학생 아이들이 수학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가 수학을 못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서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부랴부랴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사서 아이와 함께 풀어봤다. 생각해 보면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와 문제의 난이도 면에서 그리 달라진 것 같지 않은데 왜일까? 오히려 우리 때는 지금처럼 도서관도 많지 않았고, 집에 전집을 들이지 않는 이상 책을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왜 우리 아이들은 문해력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일까?
다분히 영상매체의 영향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만하다. 늘 빨리빨리 바쁘게 넘어가는 영상에 길들여져 있기에, 문장 하나하나의 뜻을 이해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우리 말의 상당수를 구성하고 있는 한자어를 공부하는 것은 문해력을 기르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책 안에는 매일 한 페이지 분량의 한자어가 등장한다. 한자의 음과 뜻, 그리고 단어의 실제 뜻을 풀어서 설명해 준다. 이 단어를 사용한 문장과 실제 한자를 써볼 수 있는 칸도 있다. 사실 이 책은 한자를 외우고 공부하는 책보다는,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한자단어들을 좀 더 익숙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한자 공부 책이라면 써볼 수 있는 칸을 더 많이 만들어둘 테지만, 그렇다면 아이들 입장에서 한자 공부 책으로 혼돈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또 공부가 되어버리니 방치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중반부에 등장하는 관련어 목록과 실력 쑥쑥 QUIZ다. 해당 단어와 관련 있는 활동을 통해 단어의 의미나 뜻, 사용방법을 좀 더 가까이 배울 수 있다. 가령 93번째 단어인 신분의 경우는 자신의 미래 명함을 만들어보는 퀴즈가 등장한다. 아이 입장에서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심심(甚深-심할 심, 깊을 심) 한 사과 역시 문해력의 문제로 불거진 것이라 생각한다. 심심의 한자 뜻을 알았다면, 문제의 여지가 안되었을 사건이다. 책 안에도 충분히 헷갈릴 수 있는 상황들이 "문해력으로 성장하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가령 금일 급식 공지에서 금일을 당일(오늘)이 아닌 금요일로 이해하고, 고지식하다는 말을 소위 말하는 FM이 아닌 지식이 높다(高)로 이해한 친구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실제 뜻을 아는 사람은 웃어넘길 수 있는 유머로 보이겠지만, 글쎄... 이래서 문해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