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아내가 차려 준 밥상 매드앤미러 2
구한나리.신진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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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앤 미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두 작가의 작품이 한 권에 담겼다. 이 둘의 접점은 한 문장이다.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사라진 아내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궁금했다. 이 한 줄이 작품 안에서 어떻게 풀어질지 말이다. 두 작품의 분위기나 시대가 좀 달라 보이는데, 첫 작품이 전통 민간신앙 혹은 오컬트의 느낌이 풍긴다면, 두 번째 작품은 호러의 요소를 담은 타임슬립이라 해야 할까? 차원을 달리하는 세상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묏맡골이라는 마을에 한 만삭의 여인이 들어왔다. 혼자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들어온 그녀가 임신 중이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내치지 않는다. 그렇게 그녀는 그곳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들을 출산한다. 묏맡골은 예부터 삼인상이라는 형태로 신을 섬기고 있었다. 무당으로 보이는 당골은 매년 상달고사를 지낸다. 예부터 이어져 내려온 풍습인지라, 마을 사람들은 당골의 말에 따라 상달고사도, 삼인상도 정성을 다해 차려낸다. 당골에게는 수와 연, 현이라는 세 딸이 있었는데, 나는 현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 말고도 수철 형이 현을 좋아한다.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상태다 보니, 나는 수철형이 계속 신경 쓰인다. 그러던 어느 날, 현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녀는 후대 당골로, 당골은 딸 밖에 낳지 못한다. 자신이 낳은 딸 중 하나가 자신을 이어 당골이 된다. 문제는, 당골이 태어나서 걷기 전에 남편이 죽고 만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어머니는 나와 현의 결혼을 반대한다. 마을에서는 일정 나이가 되면 일을 맡긴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신이 잘할 수 있을 찾는 것인데, 나는 대장간의 나루아재 아래에서 대장 기술을 배운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돌아가니 어머니가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며칠 후 돌아가신다. 어머니는 내게 현과 결혼을 하면 안 된다는 유언을 남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모르고 있던 차에,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현은 얼굴이 눈물투성이다. 그리고 현의 말에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게 된다. 마을에 갑작스럽게 군인들이 들이닥친다. 피투성이로 마을에 들어왔다가 당골의 큰 딸 수와 함께 사라진 남자 때문이었다. 신국의 장군은 그렇게 묏맡골 남자들에게 군역을 지우고, 그날 이후 묏맡골의 남자들은 끌려가 장애를 입고 돌아온다. 그 중 유일하게 군역을 지지않는 사람은 나와 나루 아재뿐이었다. 그들에게 화척의 피가 흐른다는 장군의 말 때문이었다. 그날부터 나는 다시금 외지 사람처럼 마을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된다. 그리고 이번에는 월국에 장군이 들이닥쳐 여자들을 강제로 데려가는데...

두 번째 작품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한민규와 진승희의 이야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민규는 피를 흘린 채 옆 좌석에 있는 승희를 마주한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차 밖으로 나와 119에 신고를 하려고 하지만, 이상하게 전화의 전원이 켜지지 않았다. 승희의 전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인가를 찾아 나선 둘은 길을 가다가 눈처럼 보이는 것을 잔뜩 달고 있는 버섯을 보고 기겁을 한다. 길을 걷다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마주하게 된 민규는 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가까이 가는데, 가까이서 본 여자는 아까 본 버섯처럼 눈을 잔뜩 달고 있고, 괴이하게 생긴 몸체로 민규에게 달려드는 것이다. 급하게 자리를 피한 민규와 승희는 겨우 민가처럼 보이는 곳을 발견하고 들어서는데, 그곳은 다 무너져가는 절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일행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먼저 머물고 있었다. 그중 한 아이가 아까 민규가 본 괴물에게 물려서 큰 상처를 가지고 있는 걸 보게 되는데...

두 작품의 접점을 찾는 재미가 은근히 쏠쏠하다. 요즘 매미가 자주 보여서 그런지, 두 번째 작품의 제목에 매미가 들어가서인지, 첫 작품에서도 매미가 등장한다. 갑자기 매미가 많아져서 시끄럽게 울어대던 때가 있었다는 문장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작품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것도 꽤 흥미를 돋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게 좋을 때는 마냥 좋던 사람들이, 어긋난 하나의 상황을 통해 척을 지고 상대에게 날을 세우는 모습들 속에서 나는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떠올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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