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 상 -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3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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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은 기가 막혔다.

전쟁이 나기 전에는 제대로 된 도움은 안주고 훼방만 놓다가,

막상 전쟁이 터지자 아무것도 못 하던 인간들이 뭐가 좀 된다 싶으니

다시 입을 열어 쓸데없는 짓을 하기 시작했다.

p.249

이순신 하면 자연히 연결되는 두 단어가 있다. 하나는 임진왜란이고, 하나는 거북선이다. 언젠가부터 영웅을 넘어 성웅이 된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정도로 이순신의 인기는 엄청나다. 정치를 논할 생각은 없지만, 이순신 장군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현대사가 교묘히 겹쳐지는 부분(정부 혹은 정치 지도자의 무능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임진왜란에 큰 틀은 아마 학창 시절 국사시간 혹은 영화나 영상 등을 통해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섣부르게 뱉기 어렵다. 그저 남은 13척의 배를 가지고 무패를 이룬 업적 중 우리나라 3대 대첩으로 꼽는 한산도대첩, 명량해전, 그리고 마지막까지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켰던 노량해전에 이르기까지 이순신의 리더십은 언제나 빛을 발한다. 물론 그 와중에 무능한 선조의 모습은 마치 두 리더십을 비교하기 위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임진왜란 그리고 이순신과 당시의 전쟁사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이순신을 추켜세우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들을 조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순신의 리더십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라 생각되었던 것과 달리, 그는 철저했다. 꼼꼼하고 완벽했다. 그랬기에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군사에 대해서는 엄하게 다스렸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성급하지 않았다. 적절한 타이밍을 찾았고, 그 타이밍을 통해 최고의 시너지를 내도록 군을 이끌었다. (그런 모습의 그가 느긋하다는 평이 있기도 하지만, 저자는 왜 이순신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유를 논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왜 조선은 왜군에 대비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당파싸움과 관련된 이야기 때문이라 여겼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놀랐다.) 현재 우리 역시 북한과 휴전 중이기에 국방비에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보기에 따라 국방비는 버리는 비용으로 볼지도 모르겠다. 현재도 이런데, 과거 조선이라면 어땠을까? 최소한의 국방비를 위해 조선은 상비군의 최소화를 국시로 삼았다 한다. 주요 군사요충지의 병력도 50~100명이 전부였다고 하니, 다른 지방은 어땠을지 뻔한 상황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왜군에 대비할 수 없었고 무방비로 서울까지 뚫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이순신이 경상우수사(당시는 그 유명한 원균! 이었다.)였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저자는 아닐 거라 이야기한다. 이는 나라에서 결정하는 문제였기에, 이순신의 권한 밖의 일이었다.

저자는 전 공허와 교양서의 가운데 지점을 목표로 책을 썼다고 한다. 읽는 내내 끄덕여진다. 우선 그 어떤 책에서도 마주하지 못했던 임진왜란의 구체적인 이야기(그럼에도 저자는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고 한탄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들였을 것이다.) 속에 전문적인 전쟁사, 정말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실제적인 감정선을 하나하나 그릴 정도로 흥미까지 곁들였다.

역사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문제 앞에서는 조용하다가, 뭐가 조금 풀리고 나면 목소리를 높이는 인간들이 많다. 그런 인간들은 어디나 있다. 문제는, 그들 때문에 다 된 죽에 코 빠뜨리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데 있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아무 데나 숟가락 얹지 말자. 낄낄빠빠!!!


이순신은 기가 막혔다.

전쟁이 나기 전에는 제대로 된 도움은 안주고 훼방만 놓다가,

막상 전쟁이 터지자 아무것도 못 하던 인간들이 뭐가 좀 된다 싶으니

다시 입을 열어 쓸데없는 짓을 하기 시작했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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