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백 년의 지혜 - 105세 철학자가 전하는 세기의 인생론
김형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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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100세가 넘은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책을 발간하고, 강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검색을 했더니 엊그제(2024.05.23)도 안양에 있는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만하면 정말 자기관리의 철저한 분이시라는 생각이 드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가 100세가 넘은(2024년 기준 104세라고 한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현직에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랑"이라는 마음과 일을 즐겁게 여기는 가치관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이가 먹으면 자연스레 꼰대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100살이 넘은 지금도 폐를 끼치지 않고, 부단히 자기 관리를 하는 모습(옷도 갖춰서 깨끗하게 입으려고 하고, 화장품을 사용하여 피부 관리까지 한다.)을 보면 정말 배울 게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는 꿈 이야기도 종종 등장하는데, 중복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예지몽 같은 느낌이 드는 꿈 이야기는 신기했다. 5분만 늦었어도 죽을 뻔한 탈북 이야기(그 역시 책을 통해 자신도 탈북자였음을 이야기 한다.), 20년간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내를 간호했던 이야기뿐 아니라 자신이 만났던 인물들과 교육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어찌 보면 철학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책 속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하는 부분은 바로 열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놀고 쉬는 것만 즐기는 삶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 그저 돈벌이를 위한 일이 아닌, 일 자체를 즐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지는 것, 내 배만 불리기 위한 지식이 아닌 나눠주고 함께 하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강조한다. 아마 그런 영향력은 후대로 이어지면서, 여러 후배와 제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65세에 대학교수를 은퇴하고 80세까지는 사회의 봉사하는 삶을 목표로 두고 친구 교수 2명과 함께 실천을 했다고 한다. 80이 넘고 90, 100세가 넘은 지금까지 그는 목표를 두고 여전히 바쁘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책 안에는 병약했던 그가 기도하며 신에게 약속했던 부분을 지금까지 지켜나가고 있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정치적인 이야기도 등장한다. 아무래도 기독교인이고, 6.25전쟁과 일제강점기를 겪어냈기에 상대적으로 진보보다는 보수 쪽에 가까운 성향이 책 속에 드러나기도 하지만 읽기에 거부감이 드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주어진 삶 속에서 감사할 줄 알고, 베풀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100세가 넘도록 그를 활동하게 만들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또한 육체는 노쇠하여도 정신은 늙지 말자는 그의 목표를 들으며 나 역시 나이 탓을 하지 말자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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