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십도 - 수천 년 지혜를 만나는 가장 손쉬운 길 클래식 아고라 5
이황 지음, 강보승 옮김.해설 / arte(아르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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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성리학의 거두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 아르테 클래식아고라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은 율곡 이이의 경연일기에 이은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다. 한참 한국사 수업 시간에 헷갈리던 율곡의 성학집요와 퇴계의 성학십도. 어떻게 외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황과 이이라는 이름도 헷갈린 데 저서 역시 처음 두 글자가 같아서 꽤 헷갈렸던 기억이 있다. 그저 지식으로만 외웠던지라 성학십도의 내용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던 차에, 꾸준히 읽어오는 고전 소개 시리즈 클래식아고라를 통해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우선 당황스러웠다. 사실 시리즈를 계속 읽어오기에 이번에도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졸았던 것도 사실이다. 얼마나 어려울까 싶어서다. 근데 우선 두께가 벽돌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한 손에 살포시 들어오는 두께다. 실제 내용은 130페이지 분량이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내용은 성학십도에 대한 해설이다. 그렇다면 성학십도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우선 이 책은 임금인 선조가 올바른 정치를 해나가기를 바라는 스승 퇴계의 마음이 담긴 정치서라고 할 수 있다. (

하... 선조는 조선의 임금 중에서도 상당히 이미지가 안 좋은 몇 중 단연 1.2위를 다투는 인물인데, 그 시대에 율곡과 퇴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책에도 등장하지만, 갑작스럽게 왕이 된 선조는 왕이 해야 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 했던 터라, 주위에서 스승으로 퇴계 이황을 추천했고 그로부터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의 효과가 아쉽게도 크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퇴계는 건강과 다른 여러 이유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임금이 선정을 베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로 성학십도를 써서 올린다. 좀 더 쉽게, 좀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10개의 그림(십도)으로 완성해 왕에게 보내며 퇴계는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책의 내용 중 낯설면서도 익숙한 내용이 첫 장부터 등장한다. 바로 익숙한 것은 태극기다. 태극기의 태극이 상징하는 음양과 화, 수, 목, 금, 토가 상징하는 오행에 관한 내용 말이다. 이를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태극도에 대한 설명이 있긴 하지만, 음양과 오행을 깨우치기에는 내 소견이 너무 짧아서인가 보다. 그 밖에도 소학과 대학처럼 이름은 익숙한 내용부터 각 장의 내용들을 알기 쉽게 표 형태로 설명해 주고 있는데, 1장에 등장한 태극도 외에는 그림같이 보이지 않았다. (과연 이황은 어떤 걸 그림이라 말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해설 뒷부분에 실제 성학십도의 원문-한자로 표기된-이 등장한다. 한자로 표기되어 있는 걸 풀어서 설명하다 보니 그림같이 보이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역자가 풀어준 성학십도를 마주하다 보면 드문드문 익숙한 문구나 내용들을 만날 수 있는데, 아마 논어에서 봤거나 한국사에서 등장하는(사단칠정 같은) 단어들이어서 그런 것 같다. 그저 학창 시절 아무 뜻도 모른 채 암기하고 지나갔던 부분들이 실제 이런 뜻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어서 괜스레 뿌듯해진다.

성학십도의 내용을 읽고 나면 역자의 해설을 만날 수 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싶은 이황 하면 떠오르는 기대승과의 사단칠정 논쟁, 그리고 조선 성리학의 거두 율곡 이이와는 교류가 있었을까 싶은 대목들, 조선왕조실록 등에 등장하는 이황에 관한 언급들, 이황 관련 연보와 원문까지 읽고 나니 무척 만족스럽다. 궁금하던 부분을 시원하게 해결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성학십도를 읽기 부담스럽다면, 해설을 먼저 읽고 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흥미를 돋울 수 있고, 실제 궁금하던 부분이 해결되기에 성학십도가 또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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