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서가명강 시리즈 35
이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지막지한 코로나의 시대가 지나갔다. 물론 코로나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과거에 비해 그 위험도가 덜해졌다고 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빠르게 치료 약이 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많은 것을 알고 누린다고 생각하고, 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지만 인간을 죽이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작고 작은 균이라는 사실을 마주하면 참 생명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가 명강 35번째 주제는 생물학 중 진화생물학에 포커스가 있다. 그중 저자는 30년 이상을 예쁜꼬마선충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도대체 예쁜꼬마선충이 뭐길래 저자는 30년 넘게 연구를 한 것일까? 우선 이름에 "예쁜"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길래 무척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지렁이나 회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모습이었는데 왜 예쁜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싶다. 그마저도 1mm 정도의 투명한 몸체를 가져서 사진에 보이는 것은 현미경으로 확대한 사진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두 개의 물음을 끝까지 따라간다. 이 물음은 저자뿐 아니라 생활의 질문을 가지고, 그 질문을 풀어가는 모든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1. 생명현상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2. 생명현상은 일어나는가?

저자는 해당 분야의 문외한인 독자들에게 여러 가지 흥미로운 물음과 그에 대한 해답들로 책을 시작한다. 물론 그 밑면에는 "생명과학과 진화생물학"이라는 기저가 깔려있다. 그리고 역시 자신의 연구분야인 "예쁜꼬마선충"이 따라나온다.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예쁜꼬마선충을 통해 단지 하나의 생명체를 연구하는 것을 넘어 그 연구가 어떤 필요성과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일깨워준다. 인간과 50% 이상의 유전자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예쁜꼬마선충은 인류를 위한 모델생물로 노벨상을 3번이나 탈(?) 정도로 큰 역할을 감당했다. 생물이 가진 유전자와 모델생물을 통한 실험 등을 통해 인류는 삶과 죽음에 깊이 관여되는 질병과 노화의 문제 등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 이야기는 앞서 읽었던 서가 명강 33번째 책 동물이 만드는 지구 절반의 세계를 떠올리게 했다.

앞에서의 질문은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된다. 우리는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삶을 살다가 왜 죽게 되는 것인지... 나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하고, 이 일은 내게 왜 필요한 지... 저자는 예쁜꼬마선충을 비롯한 생물들을 통해 생물학이 왜 필요한지를 정확히 설명하고 있다. 낯설게 느껴지는 생물 속에서 익숙한 삶의 모습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