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녀와 함께 성장한다 - 사춘기 소통 전문가가 알려주는 관계·성적 향상 시크릿
김유진 지음 / 디아스포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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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불량품으로 보이는가? 그러면 아이가 아닌 엄마의 눈을 고쳐야 한다.

아이는 잘못이 없다. 본인의 기질 대로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아니라 엄마의 눈과 마음이 고장 난 것이다.

나의 불안과 욕심을 수리해 주자.

아이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고 지지해 주면 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있다. 벌써 사춘기가 온 것은 아닐 텐데, 부쩍 짜증과 화도 많이 내고 덕분에 부딪치는 일이 많아졌다. 아니 8살에도 이런데, 성장기 때는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졌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필요한 책이지만, 나 역시 부쩍 자란 아이와 의견 충돌을 빚고 있기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예습 차원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세 자녀를 키우는 엄마이자, 기질 전문가로 20년 이상을 학급. 진로 코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인 저자 역시 사춘기를 맞이한 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춘기 관련 책을 읽기도 하고, 여러모로 공부를 많이 하고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한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딸에게 다가갔지만 오히려 한걸음 뒤로 가는 딸을 보고 좌절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딸과의 관계의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결국 이 책 안에 자신의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녹여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역시 그렇지 않을까? 나 역시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마음을 졸이다 큰 아이를 가졌다. 직업 교사는 아니었지만, 20년 가까이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기에 솔직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만이 내 안에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2시간 남짓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과(그것도 초등학생 아이들) 신생아를 키우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말을 하지 못했을 때나,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어린이가 된 후에도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내 뱃속에서 나온 내 아이인데,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먼저 엄마(아빠)와 아이의 기질을 확인해 볼 것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것을 성격과 달리 바꿀 수 없는 기품과 성질을 말한다. 그렇기에 기질은 좋고 나쁨이 아닌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부모와 자녀의 기질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데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를 바라볼 때 부딪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그를 고치기 위한 행동이 자녀와의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자아가 생기고, 존재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사춘기 시절을 겪으며 부모와 자녀의 충돌은 더 심해지고 이때 곪은 상처는 결국 훗날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책 속에는 아이의 강점을 키우는 방법을 마음과 학습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3부에서는 사춘기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설명한다. 또한 에필로그 이후에 사춘기 Q&A를 통해 각 상황에 맞는 팁을 제시해 준다. 엄마 역시 엄마가 처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부족과 잘못을 자녀에게 솔직히 이야기하고 자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했던 행동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내용들도 담겨있다. 사춘기는 아이 입장에서는 알을 깨고 나오는 성장기이기도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도 내 아이를 한 사람의 인격으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단계인 것 같다. 다행이라면, 사춘기가 되기 전에 이 책을 마주할 수 있어서다. 내 아이를 내 관점에서 재단했었기에 아이의 행동을 이상행동으로 치부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연히 회사 대표님과 식사를 나누며 기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얼마 전 큰 사고(?)를 친 직원의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였으면 감정적으로 바로 처분을 했겠지만 요즘은 그 사람 역시 그가 타고난 생각과 상황이 그렇기에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걸, 이 책의 내용을 알고 나눈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놀라웠다. 기질을 알고 나니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고, 화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책과 상통했기 때문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할 때 관계의 묶임은 풀릴 수 있다. 특히 내 사랑하는 자녀와의 관계 역시 꼭 풀어야 하지 않을까? 다름을 인정하고, 존재 자체를 귀하게 바라보자. 처음 내 뱃속에서 나왔던 자녀는 지금도 그대로다. 단지 내 눈이 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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