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 -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로 포착하는 파국의 신호들 서가명강 시리즈 34
남재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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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후 위기에 대한 내용을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기후변화가 앞으로의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뜻일 것이다. 서가명강 34번째 주제는 기상학 중에서도 농림기상학에 대한 내용이다. 농림과 기상학의 만남이라니, 사실 처음 접하는 분야였다. 기상학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농업 등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데 둘의 접점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니 신선했다.

1960~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농업은 상당수의 국민이 종사할 정도로 나라의 핵심이었다. 1980년대 통일벼의 개발로 지긋한 보릿고개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드디어 식량 자급화를 이루어낸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자 사람들의 관심사는 차츰 바뀌게 된다. 그때부터 농업은 조금씩 밀려나게 되었다. 1970년대 전체 인구의 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했던데 비해, 2018년 기준 농업 종사자는 전체 인구의 5%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농업이 뒤로 밀려난 이유는 농업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농산물 가격은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다 보니 효율성 측면에서 보기에도 농업보다는 타 산업에 집중하는 게 좋아 보였다. 문제는, 식량 역시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사회가 안정되고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라면 문제가 없을 테지만, 당장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세계 곡물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했고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대부분 수입되던 해바라기씨는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마구 치솟기 시작했다. OECD 국가 중 식량자급률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당장 전쟁을 비롯한 이상기후로 예상보다 적게 곡물이 생산되었을 때, 우리의 수입처인 나라들의 경우 우선 자국의 식량재고량을 먼저 채울 것이다. 당연히 가격은 폭등할 것이다. 물론 식량난이 대비되어도 모두가 굶지는 않겠지만, 당장 벌이의 대부분을 식사와 같은 식품 소비에 사용하는 서민층은 과연 굶고 있을까? 세계사를 들여다보면, 대규모의 폭동이 일어난 경우는 바로 이 식량난이 가장 큰 도화선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농업과 식량생산에 "안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과한 게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적인 문제로 다룰 수 없는 것이 안보다. 따라서 우리는 식량문제를 단순한 경제적 논리로 값싸게 들어오면 된다는 인식에서, 이제는 안보적인 관점에서 식량 정책을 다루어야 한다는 이식이 마련되었다.

식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 식량 안보를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식량과 기후는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일까? 지구의 온도가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과거에 비해 폭염을 기록하는 날짜가 길어지고 있고, 열대야 역시 과거에 비해 배 이상 증가하였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홍수와 가뭄, 산불 등 이상 현상이 감지된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이산화탄소와 메탄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세계는 조약을 맺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대책을 실제적으로 대입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평균기온 상승보다 2배나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에너지 생산과 관련한 석탄화력발전소, 자동차 등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야 하는데, 문제는 그러면 경제가 위축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온실가스 감축이 굉장히 어려운 '불편한 진실'이라고 한다.

기후변화의 속도를 줄이는 것만큼, 식량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함께 병행해야 하는 문제로 보인다.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실정에 맞는 작물들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과거의 농업방식에서 벗어나 스마트 팜과 같은 기술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 스마트 농업의 발전이 필요하다. 그에 대한 방법으로 제시된 해초를 이용한 소 사료 개발이 있었는데, 정말 획기적이고 실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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