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인 이야기 - 모험하고 싸우고 기도하고 조각하는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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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세 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십자군 전쟁과 연결된 종교의 시대? 아니면 페스트로 유럽 전체가 피폐해진 상황? 내 머릿속 중세 시대는 결코 무지갯빛은 아니었다. 침침하고 어두운 잿빛에 가깝다고 할까?

과연 이 책을 읽고 나서 중세 유럽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바뀔까? 기대해도 좋다.

첫 장부터 등장하는 것은 종교도, 페스트도 아닌 무려 바이킹!이다. 우선 이 책은 중세 중에서도 유럽인들의 삶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첫 장이 바이킹이다. 바이킹 하면 바다의 무법자, 도둑들, 해적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바이킹에는 덴마크계, 노르웨이계, 스웨덴계가 있는데 그중 스웨덴계는 러시아 국가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현재의 복지국가로 손꼽는 북유럽이 바이킹의 후예라니... 놀랍다.) 바이킹은 야만인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잔혹하고, 남의 것을 빼앗는 도둑이 맞긴 하다. 하지만 바이킹이 이룬 영향에는 꼭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닌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바이킹에 대한 묘사를 보면 분명 ' 야만족' 냄새가 물씬 나지만, 사실 그 시대에는 대부분 지역의 문화 수준이 고만고만하게 야만성을 뿜어내고 있었다. 오히려 바이킹의 활동 결과 많은 지역에서 국가가 형성되고 기독교를 수용하고 문화적 발전이 가능했으니, 말하자면 바이킹이 문명화의 선두에 섰던 셈이다.

현대까지 이어지는 내용 중에는 코르도바 모스크- 성당 이야기였는데, 같은 지역을 이슬람이 지배하다 기독교권으로 돌아간 에스파냐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다행히 멋지게 지어진 모스크-성당은 여전히 존재한다. 문화권이 달라졌다고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성당이 되면서 일부는 무너뜨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두 문명의 공존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중세 하면 아무래도 종교(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교황의 권위와 황제의 권위의 충돌이 일어났던 것이 바로 중세니 말이다. 과연 세계 최상위의 권위는 누구에게 있을까? 교황의 권위에서 일어난 사건 중 하나는 십자군 전쟁이다. 십자군 전쟁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가 과거에는 가난하고 기회가 없는 자들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참여했다고 알려졌는데, 사실 십자군 전쟁에 가장 많은 참여를 한 계층은 기사들이었다. 그들은 오히려 부유한 사람들이었는데, 오히려 전쟁에서 패한 후 모든 것을 잃는 경우도 상당했고 그들의 부를 가져간 인물들은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상인들이었다. 과연 왜 기사들은 십자군 전쟁에 모든 것을 걸고 참여한 것일까?

기사들은 돈을 벌러 간 게 아니라 구원을 얻기 위해 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죄를 참회하고 저세상에서 영원한 보상을 구하겠다는 열정이 끓어넘쳤다.

그 밖에도 페스트로 인한 사회적 변화의 이야기와 연옥의 개념의 등장 이후 급속도로 증가한 귀신 이야기, 500년 만에 밝혀진 메디치 가문의 살인사건의 진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들이 허를 찌른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한쪽만 보고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웠는데, 무엇이든 양면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잿빛의 중세가 있었기에 이후 르네상스가 더 아름답게 꽃 핀 것 아닐까? 그런 면에서 중세는 불필요한 시대가 아니었다.

 

 

바이킹에 대한 묘사를 보면 분명 ‘ 야만족‘ 냄새가 물씬 나지만, 사실 그 시대에는 대부분 지역의 문화 수준이 고만고만하게 야만성을 뿜어내고 있었다. 오히려 바이킹의 활동 결과 많은 지역에서 국가가 형성되고 기독교를 수용하고 문화적 발전이 가능했으니, 말하자면 바이킹이 문명화의 선두에 섰던 셈이다.

기사들은 돈을 벌러 간 게 아니라 구원을 얻기 위해 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죄를 참회하고 저세상에서 영원한 보상을 구하겠다는 열정이 끓어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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