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위로 - 답답한 인생의 방정식이 선명히 풀리는 시간
이강룡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의 폭과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그건 살면서 저절로 정해지기도 하고, 스스로 정해야 할 때도 있다.

과학은 관심이 가지만, 선뜻 깊이 들어가기 쉽지 않은 분야다. 워낙 복잡하기도 하고,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문과였지만, 물리를 제외한 과학 과목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졸업하고 뭔가 아쉬움이 생겨서 한 번씩 과학 관련 책을 들여다본다. 물론 여전히 이해하기 쉽지 않다. 왜 이 복잡한 것을, 어떻게 연구한 걸까? 싶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과학자가 쓴 과학 서적은 그나마 전문적인 냄새가 나기에 믿을 수 있다 싶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과학 전공이 아닌 저자가 쓴 책은 왠지 믿어도 될까? 하는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런 두 개념의 아이러니 속에서 만나게 된 이 책의 저자는 무려! 인문학자다. 인문학자 하면 자연스레 문과가 떠오른다. 과연 전문적일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적어도 이해는 쉽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고, 책 속에 등장하는 내용이 하나같이 과학이지만 재밌다. 아니 재미를 넘어서 이걸 이렇게 연결시킬 수 있다고?(저자 천재 아냐?!!)라는 말이 수시로 솟아올랐다.

책 속에는 총 4개의 주제가 담겨있다. 상당수 과학 책에서 늘 만나는 주제인 빛과 입자가 첫 주제로 등장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시간과 공간이다. 딱 이 제목만 봐도 벌써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하... 이 책을 읽기 전에 과학자지만 인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경희대 김상욱 교수의 떨림과 울림을 읽었는데, 그나마 풀어서 설명하고 있음에도 특정 페이지에서는 정말 글자만 보고(난독이 있나 싶을 정도로... ㅠ) 페이지만 넘기기도 했다. (내 과학적 상식이 뛰어나지 않다는 방증일 테지만...) 그 책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은 더 흥미롭고 더 이해가 쉬웠다. 독자가 어려워할 것 같으면 수시로 예가 등장한다. 과학의 예가 아니라 실생활의 예 말이다. 당연히 아하?! 오호?! 우와!의 추임새가 수시로 튀어나온다. 그렇다고 안 어렵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과학이니까 말이다. 아무리 쉽게 풀어써도, 과학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어려움의 두께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세상에 어떤 저자가 미적분을 설명하면서 모성애를 이야기하고, 주파수와 공명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올 수 있을까? 그럼에도 기억이 나는 걸 꼽자면 빛의 속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어떤 길이 주어지던 빛은 최단거리를 찾아낸다는 사실을 산길에 대입해서 설명한다. 산에는 처음에 만든 길 외에도 샛길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길들이 생긴다. 왜냐하면 사람은 최단거리의 길을 찾으려는 성향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점심을 먹고 산책 겸 회사 뒷산을 오랜만에 올랐는데 정말 다양한 길이 존재했다. 보는 순간 빛의 속성이 떠오르는 걸 보면, 저자의 책이 내게도 꽤 진한 자국을 남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과학이 어떻게 위로를 주나?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며... 과학 안에 이런 삶의 이야기가 있다니!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의미와 과학을 접목시킨 특별한 책을 만났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