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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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 하면 누가 먼저 떠오르는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아무리 훌륭한 왕이라도 명과 암이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는 태조 이성계를 비롯하여 태종, 세종, 세조, 성종, 선조, 광해군, 영조, 정조까지 총 9명의 왕의 리더십을 통해 리더의 자질과 역할을 논하고 있다.

조선의 왕은 학창 시절 한국사는 물론이거니와 드라마와 영화 등의 매체 등을 통해서도 참 많이 들었던 부분이다. 특히 유명세를 자랑하는 왕(태종, 세종, 정조 등)의 경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 이름만 들어도 업적이 술술 나열될 정도다. 문제는 아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을 역사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바다. 조선의 성군과 혼군. 그들의 업적은 후대의 평가를 받게 된다. 한 나라의 왕은 가장 높은 리더십을 갖춰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무능한 왕 때문에 백성들이 고통을 겪기도 하고, 유능한 왕 때문에 백성들의 삶이 한결 윤택해지기도 한다. 저자는 조선의 9명의 왕과 그들의 삶을 통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과연 조선이 50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왕과 신하 간의 균형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대간(대관, 간관) 제도를 통해 국왕의 인사권까지 견제할 수 있는 정치 보조 및 비판 및 견제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알고 있었던 조선의 왕들의 리더십을 비교해 보고,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태종과 세조의 리더십의 차이를 명확히 깨달을 수 있었다. 동생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태종과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 그래서 이 두 왕은 피의 군주, 냉혈한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두 왕의 리더십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물론 둘 다 자신의 왕권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이끌어 낸 것은 맞지만, 태종은 꼭 필요한 희생만을 만들었다. 우선 태종이 왕이 되기 위해 동생이자 세자로 책봉된 방석을 죽인 일은 어찌 보면 태종의 실책이라기보다는 태조의 실책이라 볼 수 있다. 태종은 철저히 목표 지향적인 리더였다. 정몽주를 죽이지 않았다면, 이성계파가 오히려 화를 입고 살해될 수 있었다. 방석을 죽이지 않았다면, 힘들게 세운 조선이라는 나라가 세워지자마자 흔들릴 수 있었다. 세종의 장인인 심온과 그 가문을 정리하지 않았다면, 아들 세종의 왕권에 위해가 될 수 있었다.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진 것은 태종과 세조의 공통점이겠지만 태종의 경우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마치 핀셋으로 문제가 된 부분만 제거하듯 자신의 목표에 방해가 되는 딱 그 사람만 희생시켰다는 사실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예로 2차 왕자의 난 대상이었던 자신의 형 방간의 아들을 훗날 관리로 등용하기도 했고, 정도전의 아들 역시 관리로 등용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성군이라 불리는 세종의 리더십과 정조의 리더십 또한 흥미로웠다. 신하들의 의견이 설령 자신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듣고 수용할 수 있는 소통의 제왕 세종과 붕당의 혼란과 신하들의 반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던 카리스마가 돋보인 정조의 리더십은 두 왕의 성격 보다 당시의 처한 상황과 현실에 따른 리더십을 보여준다.

현재의 정국은 참 혼란스럽다. 서로 척을 지고 공격하기에 바쁜 상황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9명의 왕의 리더십을 통해 현실의 리더들 또한 선의의 정치를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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