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플롯 짜는 노파
엘리 그리피스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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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많은 죽음이 있다. 그중 호상이라 부르는 죽음이 있다. 나이가 많은 노인의 죽음을 일컫는 말인데, 들을 때마다 고개가 갸웃거린다. 세상에 좋은 혹은 즐거운 죽음이 있을까? 아무리 나이 든 노인의 죽음이라도 죽음은 늘 아쉽고 슬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쇼어 햄 시뷰 코트는 노인들이 거주하는 실버타운이 많다. 시뷰 코트 21호에 사는 90세의 노인 페기 스미스가 사망한다. 언제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고령의 페기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을 노환에 의한 죽음이라고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오직 한 사람! 그녀를 돌보았던 27세의 우크라이나 출신의 간병인 나탈카 콜리스니크만 그녀의 죽음을 의아했다. 수영을 즐기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기 보다 계단을 사용하는 것을 즐겼던 활력 넘치는 90세 노인이 오전에 방문했을 때만 해도 아무런 징조가 없었던 그녀가 저녁에 방문했을 때 의자에 누운 채로 숨져있었다. 물론 나탈카가 페기의 죽음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페기의 책상에서 발견된 명함 때문이었다. M. 스미스라는 이름과 함께 살인 컨설턴트라 적혀 있는 명함. 그뿐이 아니다. 페기의 책장에 꽂혀있는 수많은 살인범죄 추리소설들에 상당수에는 페기에게 감사 인사 및 헌정의 문구들이 들어있었다. 나탈카는 경찰을 찾는다. 그녀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닌 타살일 것 같은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빈더 카우어 경사는 그런 나탈카의 의심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망자의 나이가 너무 많았기에 그리 의미를 두지 않았다.

페기의 유일한 친구인 80살의 에드윈은 페기의 죽음으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동성애자이자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했던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페기였기 때문이다. 수도사 출신의 시뷰 코트에서 오두막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베네딕트 콜 역시 그렇다. 나탈카로 부터 페기의 죽음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를 들은 베네딕트와 에드윈. 에드윈은 페기의 집에서 가져온 덱스 챌로너의 책에서 이상한 글이 쓰여있는 엽서를 발견한다. 결국 그들은 아들 나이절 스미스가 페기의 유품을 다 처분하기 전에 페기의 집을 방문하기로 한다. 페기의 집에 들어가 책을 훑어보던 중, 권총을 든 괴한이 침입해 책 한 권을 가지고 사라진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하빈더는 그녀의 죽음이 석연치 않음을 눈치채고 수사를 진행한다. 페기의 친구였던 에드윈과 베네딕트, 나탈카도 역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페기의 죽음의 의문을 캐기 시작하던 중, 유명 작가이자 페기에게 헌정하는 글을 많이 남겼던 덱스 챌로너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페기의 친구들은 작가의 사망이 페기의 죽음과 관련되었음을 알고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수도사 출신 베네딕트와 동성애자인 에드윈과 인도 출신 부모님을 둔 이민 2세 하빈더. 우크라니아인 나탈카의 조합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전혀 섞일 수 없는 그들이 페기의 죽음으로 인해 한 팀이 된다. 넷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지분을 가지고 등장한다. 과연 페기는 정말 살인 컨설턴트였을까? 그녀의 죽음과 그 이후 그녀에게 헌사를 남긴 작가들의 죽음은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추리소설이니 범인을 유추하고 찾아 나서는 것도 흥미로울 듯싶다. 물론 추리소설답게 반전도 준비되어 있으니, 이들의 여정에 같이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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