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홍련 - 철산사건일 한국추리문학선 14
이수아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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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이름이 등장한다. 장화홍련전의 그 홍련이 주인공이다. 근데, 그녀는 죽지 않았다. 살아서 추리 마님이라는 별명으로 살고 있다. 그녀가 살아남은 이유는 단 하나. 하나뿐인 언니 장화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홍련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 시시각각 홍련의 목숨을 조여오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

결혼을 안한 홍련이 부인이 된 데는 사연이 있다. 홍련의 생모의 남사친이었던 황 대감은 친구는 잃었지만, 하나 남은 친구의 혈육 홍련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한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홍련은 입양이 되지만, 양부가 역모 혐의로 죽고, 양모는 노비로 강등된다. 어찌어찌하여 홍련을 의녀로 궁에 입궐시킨 홍대감. 그녀를 홍련이라는 이름 대신 원추리라는 이름으로 신분세탁을 시킨다. 하지만 궁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 홍대감은 의녀를 첩으로 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그녀를 작은 부인으로 맞이한다.(물론 서류상으로만 한 혼례다.) 타고난 감으로 집안에 있으면서 사건을 해결했던 홍련인지라, 추리 부인으로 불리게 된다.(얼마 전에 읽었던 대인기피증 환자였던 탐정-『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처럼 상황은 다르지만 방 안에 앉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은 뛰어난 듯)

그러던 차, 홍련의 고향인 철산에서의 일이 한양까지 전해진다. 새로운 부사가 하룻밤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다는 이야기였다. 그 일에는 처녀귀신인 장화와 홍련이 연관되어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퍼진다. 결국 홍련은 길을 나선다. 스스로 그 일의 진상과 함께 억울하게 죽은 언니 장화를 찾기 위해서다. 겨우 홍대감을 설득한 홍련은 호위무사인 무영과 몸종인 방울이와 함께 철산에 도착한다. 그곳에 도착해 보니,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결국 자비로 구아방(아이를 구하는 약방)이라는 의원을 열어 아이들을 치료한다.

이번에 철산에 부임한 사또는 정동호다. 하지만 이방을 비롯한 관아 사람들은 장례준비를 할 뿐이다. 동호는 쓰러져가는 양반 집안의 자제로 소문을 들었음에도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반강제로 철산의 부사가 된다. 그리고 그날 밤, 소문대로 귀신이 동호의 방을 찾아온다. 근데, 하나가 아니라 셋이다? 자매 귀신인 전소란. 전소정을 보고 놀란 동호는 정신을 잃고, 이번 사또도 사망했다는 사실에 장화는 자매 귀신을 야단친다. 다행히 동호는 잠깐 기절했을 뿐이다. 홍련이 철산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장화는 홍련에게 편지를 남기는데...

귀신을 보는 사또 정동호와 그런 정동호를 찾아와 미결 사건을 하나 둘 해결하는 장화. 언니를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홍련. 동호의 몸종으로 얼굴값을 못하는 쉰동이와 홍련의 몸종 방울이. 그리고 홍련을 사모하는 호위무사 무영.

그들의 관계가 얽히고 설키면 로맨스와 추리 두 개를 다잡는다.

책 속에는 장화의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건들도 등장한다. 가령 원한을 가지고 죽었다 생각한 귀신 자매의 사건의 반전을 보며, 계모라고 다 나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또 일깨워준다. 그래서 헷갈렸다. 과연 장화의 죽음과 계모는 어떻게 얽혀있는 것일까? 사실 장화와 홍련의 계모에 대한 이야기도 중간중간 등장한다.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는 사실. 오히려 사기결혼의 피해자이기도 하다는 사실?! 물론 사건의 진실은 주인공 홍련에게만 비밀이다. 사실을 알게 되면 너무 가슴 아플 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 못하던 내용을 알아가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아는 이야기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가미되는 게 몰입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각 커플의 밀당도 흥미로웠고, 귀신이지만 입이 걸걸한 장화 누님의 이야기도 피식 웃음을 자아냈다. 덕분에 출근길에 읽기 시작한 책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육퇴후 새벽까지 읽다 잠들었다는 후문. 페이지 터너로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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