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밌는 화학 이야기 - 불의 발견에서 플라스틱, 핵무기까지 화학이 만든 놀라운 세계사 이토록 재밌는 이야기
사마키 다케오 지음, 김현정 옮김 / 반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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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것은 아닌데, 연거푸 과학 관련 책을 읽게 되었다. 이번 주는 과학 주간이라고 명명해도 될 정도다. 분야가 다름에도, 과학은 연결되어 있나? 이 책을 보면 과학뿐 아니라 세계사도, 사회과학도 다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와 진공(허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고 하니 그런 면에서 책 속에 등장하는 우리 생활의 모든 것 또한 화학의 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름만 두 번째 만나는 물리학자 리처드 필립스 파인먼 역시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방점은 모든 물질에 있다. 그래서일까? 책 속에서 다루는 화학의 범위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다. 이토록 재밌는 과 함께 이토록 방대한을 붙여도 될 것 같다.

가령 카레라이스 이야기라던가, 맥주. 와인 이야기, 염색과 나일론, 침묵의 봄 이야기까지 등장하니 "화학"이라는 글자가 없었다면 딱 세계사 책으로 오해할만하다. 시작부터 고대 철학이 등장하니 말이다. 초반 3장은 좀 지루했다. 특히 2.3장은 어려웠다. 2장에서 3장으로 넘어가면서 왜 "재밌는"이 붙었는지 의아했다. 하나도 재미가 없고 졸리고 어려웠다. 하지만 본격적인 흥미는 4장부터 등장하니 조금만 더 참아보자!

불이 화학이라고? 어떻게 불이 화학과 관련이 있지? 나 역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읽었는데 불은 화학이 맞다. 아니 불 뿐 아니라 세상에 모든 일은 화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화학이라는 것 자체가 여러 원자와 분자들이 합성되거나 분리되면서 일으키는 반응들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불을 피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불을 피울 때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바람을 불어주는 것. 그 또한 화학이니 말이다.

각 주제가 화학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를 고민할 틈도 없이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계속 등장한다. 주의 환기를 시키는 이야기 속에 화학이 슬그머니 등장한다. 빵을 만들기 위해 넣는 이스트, 맥주나 술을 발효시키기 위해 효모의 이야기에도, 전염병 때문에 등장한 수돗물 염소살균에도, 연금술과 유리 이야기에도, 아편이나 담배 이야기에도 화학이 등장한다. 이쯤이면 왜 처음에 내가 모든 영역이 화학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화학 이야기의 방점은 각종 인류가 일으킨 문제로 이어진다. 화학의 잘못이 아니라, 인간의 잘못이라 명명해야 할 듯하다. 인간이 편하기 위해 만든 각종 화학물질들은 사용이 끝난 후 아무렇게나 방치되거나 분리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부메랑처럼 다시 인류에게 돌아온다. 책 속 여기저기 흥미로운 이야기도 가득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 역시 가득하다. 과학과 인문학 그리고 생태학의 모든 범위를 만날 수 있는 광범위한 화학 이야기를 통해 지식뿐 아니라 생각의 영역도 넓혀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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