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과학, 신을 꿈꾸는 인간 편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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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는 정말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과학과 종교의 배치하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지동설이었다. 한편으로는 알지 못했던 역사의 속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다.

지식 편의점은 총 3권이 나왔다. 생각하는 인간 편과 문학. 인간의 생애 편 그리고 내가 이번에 만난 과학. 신을 꿈꾸는 인간 편이다. 앞의 두 권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3권을 만났는데, 다른 분야의 이야기인지라 이해에는 불편함이 전혀 없었지만, 중간에 앞 권의 이야기가 살짝 등장해서 궁금하긴 했다. 다른 책과의 차이점이라면, 보통 책에 대한 개괄(머리말, 프롤로그)이나 차례 정도가 등장하는데 비해, 이 책은 앞으로의 내용에 대한 간략한 정리(안내도)가 먼저 등장한다. 요점정리 수준보다는 전체적인 방향이나 흥미를 돋우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궁금증을 더 자아내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총 7장에 거쳐 이루어지는 과학과 종교의 이야기 속을 들여다보면, 주제와 관련이 있는 책을 중심으로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현실 혹은 역사적 사실이 같이 서술된다. 우선 방대하거나 지극히 전문적이어서 읽기 힘든 책들을 요약정리해 주기 때문에 책의 전체적인 이름(지식 편의점)과 잘 맞아떨어진다. 책 요약정리와 더불어 책이 기록될 당시 시점과 현실과의 괴리와 발전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고, 당시 상황들에 대한 배경지식을 전달하기도 한다. 덕분에 다방면으로 자연스레 지식 획득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도입부는 마치 극처럼 책의 내용이나, 자신의 경험담들로 이루어지기에 마치 아이스 브레이크처럼 접근이 쉽다. 저자가 의도한 상황일 테지만, 덕분에 책 제목에 지레 겁먹은 독자도 부담스럽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부분은 9편 공평하다는 깨달음에 등장하는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었다. 특히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터라, 과연 저자는 이 내용을 어떻게 풀어갈까 싶었는데, 의외의 소득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찰스 다윈은 기독교인이었기에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종의 기원이 출간되기 1년 전 젊은 학자인 앨프리드 월리스가 보낸 편지를 보고 마음이 바뀐다. 월리스는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론)에 대해 다윈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이다. 이러다 선수를 빼앗기게 된 상황을 알게 된 다윈의 친구들은 월리스에게 연락을 해서 다윈이 연구발표하기로 한 내용과 비슷하니 공동발표로 해주겠다는 말로 선수를 친다. 다윈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던 월리스는 그 말에 감격을 하게 된다. 사실 다윈이 연구를 하긴 했지만, 공개적으로 발표할 생각이 없었기에 월리스가 먼저 발표했다면 진화론의 최초 발표자는 다윈이 아닌 월리스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 (물론 종의 기원에는 주장을 뒷받침할 많은 사례가 등장하기에 주된 이론에 반박할 수 있었고, 대중을 설득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위인들의 속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 (훌륭한 발견을 했지만 그들도 반대되는 의견 앞에서는 많은 고민과 고통을 겪고, 때론 포기하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당연히 종교(가톨릭교회) 계에 큰 위협이 되었던 것이 과학이 아닌 인문학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시간의 상대성에 대한 부분에서 등장한 고가의 명품 시계에 대한 부분은 얼마 전에 읽었던 책 『손목시계의 교양』과 겹쳐서 반가웠다. 특히 2018년에 세상을 뜬 스티븐 호킹과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간단하게나마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짧고 빠르고 간결하게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입장에 맞춰 지식도 편의점처럼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저자의 의도가 참 책 속에 잘 어우러져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전문서적들을 접할 수 있었고, 좀 더 확장된 지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의 두 권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과학의 발전은 신에 대한 생각을 거스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물론 과학의 발전으로 인류는 신의 영역이라 일컬었던 수명의 연장을 이뤄냈다. 신과 자연에서 인간으로의 관점의 전환은 과학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의 발전을 꿰차기도 했지만, 인간 중심의 생각으로 생태계와 자연이 파괴되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앞으로도 과학은 계속 발전을 거듭할 것이고 그때마다 인류를 넘어 생태계 전체의 명과 암이 존재할 것이다. 우리의 욕심과 욕구만을 채우기 위한 발전이 아닌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그림을 보는 과학의 발전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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