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대 뒤에 있습니다
명승원 지음 / 뜰book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 어디서든 내가 몸소 체험하고, 경험하고, 느끼고, 배운 것들은

언젠간 한 번이라도 나를 빛나는 순간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그러니 어떠한 일이라도 쉽게 포기하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자.

그 한 번의 경험으로 인해 당신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콘서트와 팬미팅 등 다수의 공연의 연출 감독 명승원의 에세이다. 그의 책을 읽다 보니, 어린 시절 나도 동경했던 몇몇 가수들이 떠올랐다. 당시 가요 TOP10이라는 프로그램 이름도... (적고 나니 나 정말 나이 많은 사람 같다... ㅎ) 당시에도 공개방송을 향한 열망은 어마어마했다. 워낙 용기도 없고, 겁도 많은 나였던지라 한 번도 공개방송을 가본 적이 없다. 그저 TV 화면을 향해 사진기를 들이대는 정도 밖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들의 방송을 보며 동경해왔던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기획사에 취업을 하게 된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은 결국 지금의 그의 길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박봉이지만 동경하는 일을 했던 그는 그 시간이 참 행복했다고 한다. 회사에 출근하는 게 너무 좋았고, 회사에서 자기도 했다는 정도로 일에 흠뻑 빠져있는 직원들 보고 어느 대표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는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자신이 좋은 사람이었기에 그런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책 속에는 연출 감독이 되기까지의 여정과 경험담들이 가득하다. 여러 번 설명했지만, 공연기획과 공연 연출의 개념이 다르다는 정도 밖에는 모르겠다. 기획은 좀 더 비즈니스에 가깝고, 연출은 무대의 전체를 책임지고 꾸미는 일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 보통의 감독들이 조감독을 몇 년 거치면서 소위 입봉을 한다고 하는데, 저자는 유일한 기획사 출신의 감독이라고 한다. 대놓고 이러저러해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보통의 길과 다른 길을 가기 위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2018년 회사를 떠나 자신만의 독립 프로덕션을 차린 저자는 쉼 없이 달리다 소위 공황장애와 우울증 진단을 받기도 한다. 그의 일과를 보면 정말 살인적인 스케줄이구나! 싶을 정도기도 하다. 코로나로 한참 쉬어가는 시간이 길긴 했지만, 연말이 되면 쏟아져 나오는 가수들의 콘서트를 연출 감독하는 사람들이 50여 명이라고 하니, 정말 4~5개 이상의 공연을 준비하려면 어쩔 수 없겠다 싶지만, 그럼에도 가수의 색에 맞는 다양한 연출을 고민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보통의 능력 이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통해 만난 저자는 성실한 사람 같았다. 인간관계의 우위를 다지기 위해 꼼수를 부리기 보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로 포장하기 보다, 자신이 피해를 보고 손가락질을 당하더라도 진실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황을 풀어가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함께 공연을 했던 아티스트들을 비롯하여 기획사들도 그의 진심을 알아줬던 것 같다.

콘서트장이나 큰 공연장에서는 늘 포커스가 스타들을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성공적인 공연을 해내기 위해서는 저자와 같은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담겨있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게 되었다.

P.S 여담이라면,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초록 창의 쳐봤더니 지방의 만두가게의 이름이 먼저 등장했다.(정말 맛집인가 보다.) 언젠가는 만두가게를 앞서길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