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 그림의 침묵을 깨우는 인문학자의 미술독법, 개정증보판 미술관에 간 지식인
안현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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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내용에 전부터 눈이 가던 책이 있었다. 나는 미술관에 간 시리즈라고 부르는 책 중 한 권이다. 여러 권의 책을 만났지만 여전히 낯설기만 한 미술관과 관심은 있지만 좀처럼 친숙해지기 어려운 인문학의 만남이라... 둘 다 어려워하는 분야지만 그럼에도 관심이 있기에 전자책으로 보다가 덮었던 책이다. 내용 때문이 아니라,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보기에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만나게 된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는 무척 반가웠다. 무엇이 개정된 것일까? 우선 표지가 개정되었다. 유리 피라미드가 전면에 담긴 밤의 루브르박물관의 전경이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전에 담긴 표지보다 더 우하하고, 깊이 있어 보이는 표지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책 속 글은 다름이 없었지만, 담긴 미술작품들의 경우 상당히 증보된 것 같다. 우선 더 많은 그림이 등장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또 궁금해지는 미술작품들이 있는데, 독자가 아쉬움을 느끼지 않도록 더 많은 미술작품을 실어놓은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의 글에서 설명하는 부분에 대해 확대한 사진도 등장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책 속에는 총 4개의 큰 주제 안에 65개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물론 하나의 소주제 안에 비교가 되는 또 다른 작품들이나 작가가 언급한 다른 작품들도 등장하기 때문에 이 한 권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앞표지가 루브르박물관인 것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상당수 작품들은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 등장하는 글 중 일부는 루브르 박물관 작품 해설도 만날 수 있다.

얼마 전에 루브르 박물관에 대한 프로그램을 봐서 그런지, 책을 통해 다시 만나는 루브르박물관은 낯이 익었다. 48만 점이 넘는 작품이 전시 중인데, 1분씩만 할애해도 1년을 봐야 할 정도라 하니 어마어마하다. 어찌 보면 이렇게 책을 통해서 작품을 보는 게 작품을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을 듯싶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작품은 Chatper4. 인간을 비춘 미술에 담겨 있던 마리 기욤 브누아의 흑인 여인의 초상화라는 작품과 그와 관련된 저자의 글이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루브르 작품 해설에 반기(?)를 든 저자의 글 덕분에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마리 기욤 브누아는 18~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가다. 근데, 18~19세기는 제국주의가 활기를 쳤던 시기였다. 그런 그가 흑인 여성을 모델로 하는 그림을 남겼다. 루브르는 그의 작품에 대해 노예 여성에 대한 공감과 사회의식 그리고 그녀가 가진 외로움을 표현했다고 해설한다. 그에 대해 저자는 그가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로 비추어 볼 때 루브르의 평가는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표현했다. 브누아가 그린 그림들의 경우 권력자들의 그림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이게 진정한 미술감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대세 혹은 전문가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만의 생각과 감성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말이다. 상당히 많은 작품들을 다루지만, 길지 않은 내용에 글이라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아마 저자 역시 한 권의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양한 루브르의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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