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완벽한 수준에 이르기를 바랐지만, 전체적으로 그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았을 때 내가 처했을 상황과 비교하면
완벽을 지향하며 노력한 까닭에 그나마 나아졌고 더 행복해졌다.
개인적으로 자서전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돈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랑하려고 쓴 책이 자서전이라는 생각이 선입견처럼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주 유명한 사람이지만, 벤저민 프랭클린 하면 떠오르는 게 프랭클린 다이어리밖에 없었는데, 이 책 덕분에 벤저민 프랭클린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는 자신의 아들인 윌리엄에게 쓴 편지 형식의 자서전이다. 집안과 젊은 시절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특히 인쇄업과 글쓰기에 대한 부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2부는 자서전을 독려하는 두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특히 공립 도서관을 처음 만들게 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놀라웠다. 지금은 너무 익숙한 공공도서관의 시작이 벤저민 프랭클린이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그에 대한 서두는 1부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던 프랭클린은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모은 돈으로 문고판 책을 구입했다. 그렇게 다 읽은 책을 모아서 다른 전집과 교환하기도 하고, 주위에 책이 많은 이웃들과 교류하며 책을 빌리거나 책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빌려서 읽기도 했다. 특히 다음날 아침 책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처할 때가 종종 있었기에 밤새워 책을 읽고 돌려줬다는 사실은 그가 책 읽기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사실 자서전도 위인전처럼 잘하거나 대단한 업적만 담겨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프랭클린 자서전에는 자신의 실수담도 정직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형의 친구로부터 빌린 돈을 돌려주는 일에 대한 잘못조차 책 속에 털어놓으니 말이다.
그는 13개의 수칙(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성실, 정희, 중용, 청결, 평정, 순결, 겸손)을 체크하면서 시간 및 삶의 관리를 했다. 그는 이 덕목들을 습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하나의 덕목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체화한 후 다음 덕목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수첩에 매일과 수칙을 적어놓고, 지키지 못했을 때는 표시를 했다. 나중에는 작은 수첩이나 달력을 만들어서 판매했는데, 자투리 공간에 좋은 문구들을 넣기도 했다고 한다.(인쇄업에 종사했기에 제품화 시킬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교훈이 될만한 문구나 스케줄러의 모양을 본 적은 있다. 역시 그가 만들었던 수첩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닐까 싶다.